[거품 꺼진 배달시장] 팬데믹이 키운 배달시장 엔데믹에 사업재편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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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경 기자
입력 2023-04-18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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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 특수 누렸지만···수요 감소·시장경쟁으로 성장 둔화

  • 업계 "올해 시장 둔화 더 심화될 것···안정적 수익구조 고심"

지난해 11월 28일 오후 서울시내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분주하게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배달 시장에 한파가 왔다. 야외활동 증가와 외식물가 상승, 배달료 부담까지 겹치며 배달 플랫폼 이용자가 크게 줄었다. 일각에선 엔데믹으로 인한 배달산업 성장둔화가 올해부터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배달시장 규모는 엔데믹 이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통계청이 내놓은 ‘2023년 2월 온라인쇼핑동향’에서도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전년 같은 달 대비 11.5%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개편된 2017년 이래 역대 최대 폭 감소다.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7월부터 8개월 연속 전년 같은 달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국내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2019년 9조7000억원에서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2021년 25조7000억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2년 사이 2.5배 이상 커진 셈이다.

배달 시장 축소 원인으로는 △배달비 인상 △물가 상승 △공공배달앱 등 경쟁기업 증가 등이 꼽힌다. 특히 배달비의 경우 코로나 이전 2000원 안팎이던 금액이 최근 5000~6000원, 심할 경우 1만원까지 치솟았다.

배달업계에선 라이더 수급 불안으로 인한 인상이라고 항변하지만 이용자들은 외면으로 응수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배달 앱 3사(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898만명으로 전년 동월(3532만명) 대비 18% 감소했다.

배달대행플랫폼사의 상황은 더 심각하다. 이들은 사실상 투자가 끊기면서 플랫폼 프로그램 사용료에 의존하고 있다. 

배달플랫폼사들이 지역 배달대행사에 대여금 명목으로 거액의 금액을 지원하며 무리하게 콜수(배달대행 건수)를 확장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결국 출혈경쟁으로 인한 경영위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돈줄이 마르자 라이더와 식당점주들에게 돌아가야 할 적립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 1세대 배달대행플랫폼으로 꼽히는 슈퍼히어로는 최근 사업권을 전부 만나플래닛에 양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슈퍼히어로가 자체 프로그램 내 적립금 비율이 적어 조사당국으로부터 시정조치를 받았지만 이를 감당할 수 없어 양도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배달시장의 구도가 빠르게 재편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배달시장 호황기로 대부분의 업체가 큰 특수를 누렸지만, 코로나 때와 같은 성장세를 다시 경험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춘 업체만 살아남고 이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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