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잘나가는 현대차·기아···전기차는 IRA 한파로 '후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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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가림 기자
입력 2023-04-05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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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만대로 분기 역대 최다 판매 기록···기아 전기차 판매 31% 감소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1분기 미국에서 역대 분기 최다 판매량을 달성했다. 대형 차종의 인기가 높아지는 현지 흐름에 맞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델을 적극 늘린 것이 주효했다. 전기자동차 판매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완성차 가격 인하 경쟁 등으로 뒷걸음질쳐 향후 시장 점유율 방어책이 숙제로 떠올랐다는 분석이다. 

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포함해 올 1분기 미국에서 전년보다 15.6% 증가한 19만8218대, 기아는 21.8% 늘어난 18만4136대를 팔았다. 

양사 합산 판매량은 38만235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5% 증가했다. 이는 현대차와 기아 개별 실적과 합산 실적 모두 역대 1분기 최다 판매량이다. 현대차그룹의 올 1분기 미국 시장 판매 순위는 제너럴모터스(GM), 도요타, 포드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판매 증가율은 실적을 공개한 10개 완성차업체 중 폭스바겐에 이어 둘째로 높다. 

모델별 판매량을 보면 투싼 4만6170대, 아반떼 3만2473대, 싼타페 2만8526대 순으로 많이 팔렸다. 기아는 스포티지(3만1684대), K3(3만5026대), 텔루라이드(2만7190대)가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친환경차 판매량은 5만6369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1% 증가했다. 전체 판매 중 친환경차 비중은 14.7%다. 

현대차그룹이 대형 차량에서 승승장구하는 것과 달리 전기차에서는 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6.5% 감소한 1만4703대를 기록했다. 한국산 전기차에 대한 보조금 지급 차별 논란으로 우려를 낳았던 IRA의 여파가 가시화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6080대로 31.1% 감소했다. 3월에만 판매량이 64.5% 빠졌다. 

대표 전기차인 아이오닉5는 전년 동월 대비 22% 판매가 줄었다. 기아 EV6는 68% 감소했다. 현대차·기아의 전기차는 모두 한국에서 생산돼 대당 전기차 보조금 7500달러(약 980만원) 지급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IRA 시행 전 선주문한 차량에 기아의 전기차 판매량은 54% 증가했지만 올 들어서 보조금에 따른 가격요인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완성차업체 간 가격 인하 경쟁도 판매량을 끌어내린 요인이다. 테슬라는 고급차종인 모델S와 모델X 가격을 5000달러에서 많게는 1만 달러까지 내리며 고객몰이에 나서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포드, 루시드, 리비안도 잇따라 가격을 낮췄다. 

미국 내 판매량 감소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까지 흔들리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2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인도량이 6만7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7% 감소했다. 시장 점유율도 동기 대비 하락한 4.4%에 그쳤다. 같은 기간 가격 인하 정책을 펼친 테슬라의 판매량은 55% 늘었다.

현대차와 기아는 미국에서 리스·렌털 등 상업용 전기차 비중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리스와 렌털 전기차에는 조립 지역에 관계없이 보조금이 100% 주어진다. 보조금을 받을 수 없는 고소득자 소비자층도 공략할 계획이다. 
 

EV6 [사진=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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