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野, '천원 아침밥' 의기투합...전문가들 "실질적 효과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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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3-03-31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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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野, MZ 표심 잡기 올인...민생경쟁 시작

  • 이종훈 "총선 앞 포퓰리즘 얘기 나올 것"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오른쪽)이 지난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은 박홍근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31일 '천원의 아침밥' 보편화를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역 대학에 끼니당 1000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여당이 해당 사업의 예산을 확대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가운데 민주당이 이에 호응한 셈이다. 여야 모두 다가오는 총선을 앞두고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지지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계산이다. 다만 전문가 사이에서는 실질적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 여전히 의문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민석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민주당 학식 관련 지자체 줌회의'를 진행했다. 민주당 소속인 강기정 광주시장, 김관영 전북도지사, 박창환 전남 정무부지사 등이 이번 회의에 참여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천원의 아침밥 사업과 관련해 "해당 광역단체들이 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방식으로 지자체 차원의 참여를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민주당 소속 광역의회, 기초의회도 방침에 공감하면서 이것을 공동으로 노력하고 중앙정부에도 확대를 촉구하는 성명을 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천원의 아침밥은 대학생에게 아침밥을 1000원에 제공하는 사업으로, 학생이 1000원을 내면 정부가 1000원을 지원하고 나머지 금액은 해당 대학이 부담하는 구조다. 1끼 평균 예산은 4000원 정도다.

각 대학들이 천원 아침밥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선 지자체와 함께 학생들과 중앙정부도 1000원씩의 재원 마련이 필요하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들도 이 수준으로 재원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는 김 정책위의장의 설명이다.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이날 줌회의에서 "천원 아침밥에 관해 사업을 확대하려는 민주당의 정책 기조를 환영한다"며 "당장 5월에 예산을 편성해 이 부분들에 관해 광역지자체, 기초지자체 힘을 모아 집행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좀 더 보편적으로 필요한 분들을 위한 일종의 '천원식당' 모델을 시도하는 것에 있어 중앙당이 적극 검토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선 대학생부터 시작해 대상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 비대학생, 청년 산단 근로자로 넓혀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정부에 제안하고 고용노동부 예산을 체크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새 지도 체제 수립에도 계속되는 지지율 부진으로 경고등이 켜진 국민의힘도 '청년 민심 되돌리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8일 서울 경희대를 찾아 대학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천원의 아침밥' 현장을 점검하고 학생들과 함께 식사했다.

김 대표가 직접 대학가를 찾아 민생 행보를 펼친 배경에는 청년층과의 소통을 늘려 추락한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읽힌다. 지난 24일 김병민 최고위원 등 지도부가 MZ세대로 구성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 관계자와 치맥(치킨과 맥주)을 하며 최근 젊은층으로부터 큰 반발을 샀던 ‘주69시간제’ 관련 의견을 청취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평가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가 31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국민의힘·부산시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문가들 "아침밥 지원한다고 지지율 오르지 않아"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아침밥을 1000원 지원해준다고 대학생들의 본질적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런 이슈는 단발성으로 끝날 확률이 높다. 지지율에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그간 행보를 봤을 때 충분히 포퓰리즘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도 선거를 앞두고 있기에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도 "학생 구내식당 가격을 1000원으로 통제하고 MZ노조와 오후 4시에 호프타임을 한다고 지지율이 돌아올 것인가에 대해 회의감이 있다"고 꼬집었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반값 등록금은 폐지하면서 1000원으로 아침 식사 부담을 줄여준다고? 애초에 아침 안 먹는 학생들이 꽤 많다는 것 모르나"라는 비판 섞인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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