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빙하긴데...벤처·스타트업계 SVB 파산에 우려 고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나경 기자
입력 2023-03-13 22:45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13일 오전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외환 딜러가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관련 뉴스를 살피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로 인해 국내 벤처·스타트업계에도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이번 사태가 당장은 국내 투자 시장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와 벤처기업협회는 SVB 파산과 관련해 스타트업계에 미칠 영향에 대해 종합적인 파악에 들어갔다.

SVB는 창업 자금과 관련된 상품에 특화된 은행이다. 국내 스타트업이 SVB에 예금을 예치하거나 투자를 받으려면 미국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직접 이용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실리콘밸리 기반 한국 스타트업은 100개 정도로 파악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협회들을 통해 SVB와 거래해 손해를 볼 만한 스타트업들이 있는지를 먼저 확인하고 있다”며 “아직까지 파악된 건 없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관계자는 “당장 국내 기업보다도 미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벤처기업들의 피해가 클 것으로 본다”며 “다만 이날부터 피해 상황 파악에 돌입해 자세한 부분은 조사 결과를 확인해 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유효상 유니콘경영경제연구원장은 “국내 스타트업은 융자가 아닌 투자 위주로 움직여 SVB 사태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 것”이라며 “미국 현지 스타트업이 어려워지며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는 있다”고 내다봤다.

벤처·스타트업계는 SVB 파산이 투자 환경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국내 벤처투자 규모가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 위기로 지난해 10% 넘게 줄어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에서는 스타트업에 특화된 SVB까지 파산한다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아예 없을 수는 없다고 말한다.

실제 지난해 벤처투자 금액은 6조7640억원으로 전년보다 11.9% 줄었다. 특히 3분기와 4분기에는 38.6%, 43.9% 감소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2월 국내 스타트업 투자금액은 29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75.2%나 줄었다.

스타트업 단체인 코리아스타트업포럼 관계자는 “국내 스타트업은 미국 시장과 달리 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사례가 적어 직접적인 피해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글로벌 투자 위축 장기화로 이어지면 국내 스타트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