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힘 못 쓴 SM 경영권 분쟁… 증권가 "소액주주 표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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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재 기자
입력 2023-03-05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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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처분 인용되며 카카오, SM 지분 9% 확보 무산

  • 증권가 "장기적으로는 하이브 인수가 더 적절"

  • 공개매수 좌절… 카카오의 반격 여지도 남아

  • 60% 가진 소액주주 향한 여론전 더 뜨거워질 듯

[사진=연합뉴스]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경영권 분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SM 소액주주의 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시장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하이브는 이에 맞춰 여론전을 시작하며 판세 굳히기 작업에 들어갔다. 증권가는 SM의 장기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하이브의 인수가 더 적절하다고 말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3일 SM의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0.94% 오른 12만9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M의 주가는 하이브가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힌 뒤 곧바로 16.45%까지 상승, 그 후로도 12만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통한 SM의 경영권 확보는 사실상 좌절됐다. 일각에서는 하이브의 공개매수 기간 동안 시장에서 SM 주식을 쓸어 담은 법인의 정체가 카카오와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와 금융감독원도 주목하고 있다.
 
SM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으로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SM 대량 매수 주문이 발생한 IBK투자증권 판교점이다. 지난달 16일 해당 점포에서 9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순매수가 이뤄졌다. 판교는 카카오 본사가 위치해 있다. 하이브는 해당 매수에 대해 시세 조종이 의심된다며 금융감독원에 조사를 요청했다.
 
판세는 하이브 쪽으로 기울고 있다. 지난 3일 법원은 SM 인수전의 최대 변곡점으로 꼽히던 '카카오 대상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에서 이수만 전 SM 총괄프로듀서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SM이 경영상 목적 달성을 위해 신주를 발행할 필요는 없다고 판단, 이 전 총괄을 비롯한 기존 주주가 불이익을 받을 염려가 크다는 이유를 들었다.
 
하이브가 확보한 지분은 이 전 총괄이 보유했던 14.8%에 이 전 총괄에게 풋옵션이 걸린 채 남은 지분 3.65%, 최근 갤럭시아에스엠으로부터 사들인 지분 약 1%까지 19.5%에 이른다. 여기에 지난달 28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에서 확보한 지분을 포함하면 20%는 될 것으로 관측된다.
 
현 SM 경영진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 발행으로 카카오가 확보하려던 9.05%가 사라지면서 지분 싸움에서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이제 관건은 '여론전'이라고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하이브의 공개매수가 주주명부 폐쇄 이후 진행됐고, 이달 말 주주총회에서 의결권도 없기 때문이다. 소액주주의 SM 지분율은 60%가 넘는다.
 
지난 3일 법원의 판결 발표 이후 하이브는 곧바로 CNN 인터뷰를 공개했다. 국내 엔터 산업이 위기에 직면해 있어 하이브가 SM을 인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같은 날 이수만 총괄도 회사가 번창하기 위해서는 엔터 업계 베스트인 하이브에 내줘야 한다고 밝혔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엔터 업계는 주먹구구식 경영이 너무 심했다"며 "경영진이 원하면 흑자를 내고 그렇지 않으면 적자를 내는 식이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투명경영을 지향하고 강조하는 하이브가 인수한다면 SM의 경영도 개선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위버스와 레벨스(Levvels) 등 플랫폼 사업을 확장하며 BTS의 의존도를 낮추고 있는 하이브가 SM을 인수하면 엔터주의 투자 가치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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