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멈췄지만 대출금리 '들썩'···혼란 가중되는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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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3-05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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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멈춰 세웠지만 은행권 대출금리는 오르고 있다. 이는 대내 요인보다 미국발(發) 긴축 장기화 우려라는 대외 요인에 더욱 큰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 변동 시차, 변동금리 산출 방식 차이는 물론 연일 은행에 경고를 날리는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인해 시장금리 동향을 좀처럼 예상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국내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3일·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41~6.52%로 집계됐다. 금리 인상이 계속되던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13일) 당시 금리(연 4.63~6.96%)보다 내렸지만 한 달 전인 2월 초(3일 4.13~6.64%) 대비 하단 금리가 0.28%포인트 높아졌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했음에도 시장금리가 다시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이는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한 달 새 3.89%에서 4.48%로 0.59%포인트 높아진 영향이다. 은행채 금리는 시장금리로서 국채 금리를 좇고, 국채 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 선두 주자인 미국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최근 미국에선 긴축 기조가 더욱 오래 진행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신용대출 금리도 연 5.42~6.45%를 기록해 한 달 새 상·하단이 각각 0.14%포인트, 0.27%포인트 높아졌다.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1년물 금리를 지표금리로 삼고 있으며 같은 기간 0.39%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업계에선 은행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오름폭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실제 4대 은행 혼합형 주담대 금리는 한 달 새 0.59%포인트 높아졌으나 시장금리인 4대 은행 주담대 혼합형 금리는 하단만 0.28%포인트 높아졌다. 이 역시 은행채 금리 상승 폭을 절반만 반영하고 있다.

이는 금융당국의 잇따른 대출금리 인하 압력에 따른 것이란 관측이다. 당국은 은행권을 향해 연일 '돈 잔치' '이자 장사'라는 비판을 쏟아냈고 은행들은 자진해 가산금리 인하 행렬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 말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5%포인트 내리기로 했고 우리은행도 변동금리를 0.45%포인트, 고정금리를 0.2%포인트 인하했다. 지난주 신한은행과 NH농협은행도 우대금리를 확대하는 등 대출금리 조정에 나섰다.

그러나 은행권 변동금리는 높아지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신규 취급액 코픽스 연동)는 4.92~6.95%를 기록해 상단이 0.056%포인트 높아졌다. 대출금리 하단은 0.03%포인트 내렸지만 코픽스 하락분(0.47%포인트)만큼은 아니었다. 일부 시중은행이 주담대 변동금리를 산출할 때 코픽스 변동분을 절대적 지표금리로 삼지 않고 예금금리나 채권금리 등 실제 조달 금리를 계산해 반영하기 때문이다.

이런 계산법으로는 코픽스가 하락해도 시장금리가 높아지면 최종 대출금리는 상승 압력에 놓이게 된다. 아울러 이자 마진이 과도하다는 지적 속에 은행들이 조달 비용에 해당하는 예금금리마저 올리고 있는 만큼 코픽스 하락에도 변동금리 대출 역시 상승 압력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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