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상반기 분양시장 양극화…착한 분양가·입지가 성적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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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근 기자·임종현 수습기자
입력 2023-02-26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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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높은 금리에 수요자들 가격 민감도 높아…가격·입지 따라 양극화 심화

  • 금리동결·분양제도 개편에 서울지역 청약은 긍정적 의견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 단지 모습[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고 분양시장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상반기 분양시장 성패를 좌우할 핵심 요인으로 '가격 경쟁력'을 꼽았다.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인해 수요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지며 양극화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다만 서울 주요 지역에서 분양하는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는 무난히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6일 다수 부동산 시장 전문가들은 고금리 영향이 여전한 올해 상반기 분양시장은 전반적인 침체 속에서 분양 가격이나 입지 조건 등에 따라 수요가 나뉘는 '옥석 가리기'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지방이라도 분양가를 저렴하게 하면 수요가 몰릴 수 있다. 상반기엔 분양가에 따라 양극화가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분양이 속출하는 지방에서도 분양 가격과 입지에 따라 완판이 나오는 사례도 있다. 롯데건설이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서 지난달 분양한 '창원 롯데캐슬 포레스트'는 1순위 청약 접수에서 총 95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총 2만6994명이 몰리며 평균 청약 경쟁률 28.3대 1을 기록했으며 100% 완판이라는 이례적인 성과를 냈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으로 합리적인 분양가를 책정한 것이 완판할 수 있었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MD비즈니스학과 교수)는 상반기 분양시장에 대해 “공공분양을 통해 분양가가 저렴한 지역이나 입지가 좋은 지역들은 분양이 흥행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지역들은 미분양이 급증할 것으로 본다”며 “최근 기준금리 동결에도 여전히 고금리 상태가 유지되고 있어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없다”고 말했다. 분양시장 침체와 양극화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분양 가격이 흥행을 가를 무게 추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저렴한 분양가가 나오기는 힘든 구조라는 의견도 있다. 김인만 부동산경제연구소장은 “분양가를 확실히 낮추면 수요자들이 몰리겠지만 현재 건설업계 사정상 분양가를 대폭 할인하기엔 어려움이 따른다”며 “가격 인상 요인이 많아 민간 건설사들이 무턱대고 분양가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분양가는 점점 상승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 민간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570만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1415만원)보다 10.9% 올랐다. 특히 서울 지역 1월 민간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3063만600원 수준이다. 지난해 5월부터 2000만원대를 유지했으나 8개월 만에 다시 3000만원대로 올라선 것이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집값 하락기에 수요자들은 자연스럽게 가격을 더 낮추길 원하지만 건설사로서는 분양가를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 때문에 분양을 미루면서 시장을 지켜보는 건설사들도 많고, 애초에 사업 자체를 하지 않으려는 건설사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리 동결과 청약제도 개편으로 인한 분양시장 훈풍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앞서 정부는 올해 초 1·3 부동산 규제 완화 대책을 통해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 등 4곳을 제외하고 규제지역을 대대적으로 해제했다. 또 정부는 무순위 청약 제도를 개편하면서 지역 요건 등을 폐지할 예정이다. 현재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만 청약할 수 있지만 앞으로는 주택 소유 여부, 거주 지역에 상관없이 누구나 청약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지난해 말 청약시장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에서 청약제도가 개편되면 시장이 조금은 살아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서울은 올해 공급 물량 자체가 많지 않아 지난해보다 우수한 성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청약시장은 서울 대 비서울로 양극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나 인천을 포함한 비서울 지역 청약은 부진한 반면 서울 주요 입지에서 분양하는 대형 건설사는 무난하게 완판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로 동결한 데다 1·3 부동산 대책과 분양 제도 개편이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서울은 새 아파트 수요가 꺼지지 않는 만큼 긍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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