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엥겔지수, 코로나 이후 G5 앞질렀다…식품비 급등에 저소득층 생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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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3-02-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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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나라의 엥겔지수가 코로나 이후 급등하면서 저소득층의 생계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6일 ‘엥겔지수 국제비교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2019년 대비 2021년 국내 엥겔지수 증가폭이 1.4%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주요 5개국(G5) 평균치인 0.9%포인트보다 0.5%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우리나라 엥겔지수는 코로나 직전인 2019년 11.4%에서 2021년 12.8%를 기록했다. 해당 기간 주요국 엥겔지수 상승폭은 영국 1.2%포인트, 독일 1.0%포인트, 일본 0.9%포인트, 프랑스 0.8%포인트, 미국 0.4%포인트를 나타났다. 비교대상 국가를 OECD 33개국으로 확대하면 우리나라 엥겔지수 상승폭은 33개국 중 8번째로 높다. 

한경연은 국내 엥겔지수 상승요인으로 식품 물가상승률을 꼽았다. UN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2020~2021년 한국의 식품 물가상승률은 연평균 5.2%(2020년 4.4%, 2021년 5.9%)를 기록해 G5 평균인 1.7%(2020년 1.9%, 2021년 1.5%)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해당 기간 주요국 식품 물가상승률은 미국 3.5%, 독일 2.8%, 프랑스1.3%, 일본 0.6%, 영국 0.5% 수준이다. OECD 33개국으로 범위를 늘리면 한국의 식품 물가상승률은 4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또한 우리나라의 취약한 곡물 자급률도 문제로 지목된다. 우리나라는 주요 농산물 대부분을 해외 수입에 의존해 식량안보가 매우 취약한 실정이다. 코로나와 같이 글로벌 공급망에 충격이 가해지면 곧장 식품물가 불안으로 연결되는 구조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곡물 자급률(곡물 소비량 중 국내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19.4%에 그쳤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 그룹에서 발표하는 식량안보지수에서 한국의 순위는 지난해 세계 113개국 중 39위에 불과했다. G5 국가 중 프랑스(4위), 일본(6위), 영국(9위), 미국(13위), 독일(19위)은 식량안보가 높은 수준이다.

여기에 우리나라 평균소비성향이 코로나 이후(2019년 대비 2021년) 3.9%포인트 하락한 것도 엥겔지수 상승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소비지출을 의미하는 ‘평균소비성향’은 2019년 4분기 71.2%에서 2021년 4분기 67.3%로 3.9%포인트 감소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가계 소비성향이 낮아질수록 내구재 등 비필수적 소비를 줄여나가 전체 소비에서 필수재인 식료품 지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가계 가처분소득 대비 식료품 소비지출은 코로나 직전이었던 2019년 4분기 9.9%에서 2021년 4분기 10.7%로 0.8%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같은 기간 자동차(-0.9%포인트), 의류·신발(-0.4%포인트), 통신장비(-0.2%포인트) 등의 내구재 소비는 감소했다.

이에 따라 식품가격 급등으로 엥겔지수가 높아지면 저소득층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다. 가처분소득 크기가 작은 저소득층은 식료품 지출 비용이 증가하면 다른 목적의 소비로 사용가능한 자금(가용자금)의 비율이 고소득층보다 크게 하락한다. 코로나 이후 식료품 지출 비용 상승률(2019년 4분기 대비 2021년 4분기)은 저소득층(1분위 가구 기준, 22.6%)이 고소득층(5분위 가구 기준, 20.1%)의 1.1배 수준이었지만, 식료품비 증가에 따른 가용자금 감소율은 저소득층(5.7%)이 고소득층(1.2%)의 4.8배 수준에 달했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생계유지와 직접적으로 연관된 식품가격이 오를 경우 저소득층의 피해가 커진다”며 “농산물 자급능력 확충, 유통구조 개선 등을 통한 식품물가 상승폭을 최소화해 취약계층의 생활비 부담을 완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자료=한국경제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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