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CEO 라운지] 의심에서 환대로···'33년 정통 기은맨' 김성태 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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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23-02-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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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IBK기업은행장 [사진=IBK기업은행]

"기업은행은 경제가 좋을 때나, 어려울 때나 중소기업과 고객에게 희망 사다리를 놓고 기회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지금은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할 때다."

김성태 IBK기업은행장은 기업은행에서만 33년 외길을 걸어온 정통 '기업은행맨'이다. 그는 기업은행의 기획·전략을 총괄하는 요직을 두루 거치면서 회사 내 대표 '전략통'으로 평가받는다. 과거 전무이사로 올라설 당시 일각에서는 윤종원 전 은행장의 '예스맨'이 될 것이란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김 행장은 이런 평가를 뒤집고 3년 만에 환영받는 행장으로 올라섰다. 특히 김 행장은 중소기업을 위한 국책은행장으로서 복합위기 돌파를 위해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조하는 정공법을 택했다.

김 행장은 1962년 충남 서천에서 태어나 대전상고와 충남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핀란드 헬싱키경제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MBA)를 취득했다. 1989년 기업은행 공채로 입행해 미래기획실장, 종합기획부장, 마케팅전략부장, 부산·울산지역본부장, 경동지역본부장, 소비자보호그룹장, 경영전략그룹장, IBK캐피탈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다.

김 행장은 기획과 전략 감각을 지닌 금융인이다. 마케팅전략부장, 경영전략그룹장 등 오랜 기간 은행의 기획·전략을 총괄하는 요직을 두루 거쳤다. 향후 기업은행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인물이라는 평가다. 김 행장은 과거 경영전략그룹장으로 역임할 당시 '동반자 금융'을 테마로 중장기 경영계획을 수립했다. 이때 단순 자금공급을 넘어 기업 성장과정에서 발생하는 애로사항을 능동적으로 해소하는 역할에 집중했다. 이를 통해 지속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기업은행의 역할을 재정립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김 행장의 또 다른 강점으로 꼽히는 것은 소통이다. 김 행장이 지난 2020년 전무이사로 임명받을 당시,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기업은행장 전무는 은행장 제청으로 금융위원장이 임명하는 행내 유일한 자리다. 이사회에서도 상임이사로 활동해 기업은행 내 사실상 2인자 자리로 꼽힌다. 직원들은 김 행장이 역대 행장들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요직을 거쳤기 때문에 행장에게 '쓴소리'를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지난 1월 3일 서울 중구 을지로 IBK기업은행 본점에서 김성태 은행장을 환영하는 문구가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사진=박성준 기자]

하지만 3년 뒤 행장으로 내정됐을 때 직원들의 반응은 180도 달라졌다. 지난달 3일 기업은행 임직원들은 김 행장의 취임식을 박수로 맞이했으며, 당일 행내 전광판에는 '취임을 축하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실리기도 했다. 김 행장은 윤 전 행장과 직원들 간 소통 창구를 원활하게 하면서 노조와도 원만한 관계를 쌓았다. 김형선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 위원장은 지난달 3일 김 행장의 취임식에서 "1만4000여명 임직원들의 염원이 이뤄졌다", "김 은행장을 모시게 돼 영광이다"라고 언급하는 등 김 행장을 치켜세웠다.

김 행장은 연고가 없는 부산·울산지역본부장을 1년 역임할 때도 짧은 기간 동안 특유의 친화력으로 현지 고객들과 소통했고, 현재에도 현지 고객들과 스스럼없이 안부를 주고받는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원회도 김 행장의 이런 강점들에 주목했다. 금융위는 김 행장에 대해 "주요 보직을 두루 거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정책 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소비자 중심 업무 관행 등 기업은행의 역할을 재정립하는 데 기여했다"면서 "내부 출신 행장으로서 안정적 리더십과 풍부한 경험,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핵심 목표를 충실히 이행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평가했다.

김 행장은 올해 경기 침체 위기를 앞두고 무엇보다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금리 어려움에 부닥친 중소기업들의 위기 극복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김 행장은 "60여년 변화의 파고 속에서 기업은행은 생산성을 높이고 정책금융을 선도해왔다. 다시 그 힘을 보여줄 때"라며 "중소기업 금융의 핵심가치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중심에 설 수 있도록 마중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성장 잠재력이 있는 기업에는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금융지원과 비금융서비스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미래 유망 사업에는 장기적으로 모험자본을 적극 제공하고, 성장 체계화를 통해 발전된 기술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조직 혁신에도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2조8000억원에 달하는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했으면서도, 비이자이익 부문에서는 실적 감소를 피하지 못했다. 이자수익에 편중된 포트폴리오를 빠르게 재편해야 하는 것이 김 행장에게 주어진 과제다.

이에 기업은행은 최근 '전략방향 수립 및 조직진단'을 위한 외부 컨설팅 모집에 나섰다. 김 행장은 비이자수익과 관련한 주요 부문의 진단과 전략방향 수립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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