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의정부리듬시티, 민간 주주에 200억 차입하며 고금리 계약…부당행위계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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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태기원 기자
입력 2023-02-07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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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 복합문화융합단지 조감도. [사진=의정부시]

의정부시가 민관 합동으로 건설 중인 복합문화융합단지 시행사 의정부리듬시티가 민간 주주로부터 200억원을 차입하면서, 법률 규정 금리의 3배가 넘는 연 15.0%의 이자율을 책정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의정부시 산곡동 396번지 일대 65만4379㎡에 건설 중인 ‘복합문화 융합단지 조성사업’은 민간기업 66%, 의정부시 34% 비율로 출자해 추진하는 민관 합동 대규모 도시개발 사업이다. 초기 예상 사업비는 3824억원으로 오는 12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시행사 이름을 따 의정부리듬시티 사업으로도 불린다.

의정부시 복합문화융합단지는 시행사 의정부리듬시티의 민간 최대주주인 유디자형과 그 관계사들이 개발사업을 주도하고 있다. 유디자형은 의정부리듬시티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고, 자형매니지먼트, 자형프라퍼티 등 유디자형의 관계사들 역시 지분을 가지고 있다.

6일 아주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의정부리듬시티는 2021년 7월 민간 주주인 자형프라퍼티로부터 연 15.0%의 금리로 200억원을 장기 차입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자율 연 15.0%는 의정부리듬시티가 한국투자증권, 바로저축은행과 장기차입 계약을 맺으면서 책정한 연 이자율 5.0~7.0%의 2~3배에 달하고 법인세법에 규정된 당좌대출이자율 4.6%의 3배가 넘는 고금리다.

의정부리듬시티 지분 0.5%를 보유하고 있는 자형프라퍼티는 복합문화융합단지의 민간 최대주주이자 실 사업자로 알려진 유디자형의 관계사다. 이 법인은 유디자형의 대표 ㅎ씨가 대표를 겸하고 있는 점을 봤을 때 법인만 분리돼 있는 사실상 같은 계열 회사로 판단된다.

문제는 법인이 특수관계자에게 시장이자율보다 높은 이자율로 자금을 차입하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이다. 

부당행위계산 부인이란 법인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로 해당 법인 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 세무당국이 그 소득금액을 다시 계산해 세금을 물리는 제도다.

법인세법과 시행령에 따르면 법인이 특수관계인에 자금을 차입 시 당좌대출이자율(4.6%) 또는 가중평균차입이자율을 적용해야 한다. 

의정부리듬시티가 법인세법대로 4.6%를 적용해 200억원을 특수관계자에게 차입했다면 연 이자비용은 9억2000만원에 불과하지만, 15.0%로 차입했기 때문에 연간 30억원의 이자비용이 발생한다. 즉 자형프라퍼티가 고금리로 의정부리듬시티에 자금을 빌려주면서 두 이자율 간 차액에서 발생한 이자비용만큼 이익을 더 취했고, 의정부리듬시티 입장에선 내야 할 법인세가 줄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세청의 한 세무 전문가는 “세부적으로 따져봐야겠지만 15.0%는 시장이자율의 수배에 달하는 고금리로 채권자와 차입자 간 관계가 특수관계자라면 부당행위계산 부인 규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의정부시는 현 시점에서 해당 대출거래가 부당행위계산인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며 추후 결산 및 정산 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정부시 관계자는 “추후 진행될 결산 및 정산과정에서 제기된 의혹에 대해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외부 전문가를 통해서도 이 부분에 대해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의정부리듬시티는 자형프라퍼티에서 빌린 200억원은 지난해 상반기 상환을 완료한 상태로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도 문제 제기가 있었지만 소명을 마쳤다는 입장이다. 

의정부리듬시티 자산관리 관계자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형태로 사업 자금을 조달하면서 금리가 오르고 사업 기간이 늘어나 리파이낸싱(자금 재조달)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다”며 “금융기관에 이 자금을 대출한다면 금융·자금·취급 수수료 등 올인코스트가 과도하게 발생해 주주에게 200억원을 단기 차입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이어 “자형프라퍼티에게 빌린 200억원은 지난해 상반기 중 전액 상환했다”며 “지난해 감사원 감사에서도 관련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소명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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