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연속 속도조절] 파월, 디스인플레 첫 시사…세계 금융시장 '환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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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3-02-02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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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고됐던 베이비스텝…여전히 뜨거운 美노동시장

  • 연준 처음으로 디스인플레이션(disinflation) 언급

 

1일(현지시간)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받고 있는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사진=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했지만 세계 금융시장은 환호성을 질렀다. 연준이 현재 상황을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 국면으로 진단하면서다. 시장은 이를 연준의 비둘기파적(완화적) 움직임으로 받아들이면서 흥분하고 있다. 
 
◆ 예고됐던 베이비스텝…여전히 뜨거운 美노동시장 
1일(미 동부시간)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서를 통해 "인플레이션이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높은 상태로 남아있다"며 "연준은 장기적으로 2%의 인플레이션을 달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목표를 위해 위원회는 연준의 금리 범위를 4.50~4.75%로 올리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연준의 결정으로 미국의 기준금리는 기존 4.25~4.50%에서 4.50~4.75%로 0.25%포인트 인상됐다. 앞서 시장에서는 연준의 0.25%포인트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기에 큰 파장은 없었다. 성명서 공개 이후 뉴욕증시는 보합세를 보이며 평소처럼 오르내렸다. 

이후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지난해 제약적인 통화 정책을 펼쳐왔고 우리는 먼길을 걸어 왔다"고 하면서도 "누적된 통화정책의 효과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남아 있다"며 긴축 정책을 유지할 것을 시사했다. 그러면서 "계속 기준금리 인상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연준이 우려한 부분은 미국의 달아오른 노동시장이었다. 미국 노동시장은 현재 인력 공급 부족으로 인해 낮은 실업률과 높은 임금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시장이 식지 않으면 연준이 목표로 내세우는 물가상승률 2%대에 접근하기 어렵다. 

파월 의장은 "노동시장은 굉장히 타이트(공급 부족)하다. 실업률은 50년 내 최저치이고 고용 창출이 활발하다"며 "수요 과잉이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연준이 FOMC 결과를 공개하기 직전에 나온 보고서는 연준의 우려에 힘을 실어줬다. 지난해 12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를 보면 채용 공고가 1101만건으로 전월(1044만건) 대비 5.48% 늘어 시장 예상(1030만건)을 크게 웃돌았다. 파월 의장이 우려한 바와 일치하는 것이다.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도 이어졌다. 노동시장의 임금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은 가격 진정세가 더뎌 시장과 전문가들이 주목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아직 주택을 제외한 서비스 인플레이션의 영향이 가고 있지 않다"며 서비스 부문의 물가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현했다. 이어 "물론 근 시일 내에 (서비스 부문 인플레이션에) 영향이 갈 수 있지만 아직 모른다. 우리는 불확실성이 팽배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준의 입에서 나온 디스인플레이션…시장, 상승랠리로 마감

기자회견은 예상대로 흘러가는 듯 했으나 '디스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하락)'이 언급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단어 하나 사용에도 정교함을 기울이는 연준의 입에서 물가상승률 속도 둔화가 아닌 디스인플레이션이 나온 것은 처음이다. 

파월 의장은 '향후 물가상승률 2%대로 가기까지 길이 얼마나 남았느냐'는 질문에 "갈길이 멀다"고 하면서도 "디스인플레이션 초기 국면에 들어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경제 전반적으로 디스인플레이션 상황을 봐야 할 것이고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은 "올해 인플레이션 수치는 3% 포인트 정도 하락할 것이다. 다만 시장은 연준보다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를 전망하고 있는 것 같다"며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만약에 인플레이션이 정말 훨씬 더 빠르게 내려온다면 당연히 그것도 정책 결정을 내리는 데 고려할 것"이라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시장은 이날 파월 의장의 발언을 비둘기파적 내용으로 받아들이며 흥분하기 시작했다. 인플레 인사이트의 오마이어 샤리프는 "아직 조심스럽지만 연준 성명서는 기존보다 비둘기파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연준 성명서는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한다고 했지만 오늘은 범위를 언급했다. 연준 관계자들이 금리인상을 언제 중단할지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금리 인하에 민감한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는 이날 2% 급등했고, S&P500지수도 1.05% 올랐다. 미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 전체가 환호했다. 특히 기술주 비중이 큰 대만 가권지수와 한국 코스피지수가 각각 1.14%, 0.78% 상승하며 기쁨의 탄성을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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