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대통령의 설 선물...당시 국정철학·시대상황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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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훈 기자
입력 2023-01-2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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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주'부터 한과까지...다양한 지역 특산물 활용

  • 尹 대통령, 각계 인사 1만 5000명에 설 선물 전달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1일 설 명절을 맞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새해 인사를 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 내외가 취임 뒤 첫 설날을 맞아 각계 인사 1만5000여명에게 선물을 보냈다고 대통령실이 지난 12일 전했다. 역대 대통령의 설 선물을 보면 당시 국정철학과 시대상황을 엿볼 수 있다. 1970년대 설 선물은 주로 식료품이었으며 이후 내복, 방한복까지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국민 통합의 의미를 담아 전국 지역 특산품을 전달하는 것으로 바뀐 상황이다.

21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은 보도자료를 통해 "국가와 사회발전을 위해 헌신한 각계 원로, 호국 영웅과 유가족 및 사회적 배려계층 등 1만5000여명에게 각 지역 특산물이 담긴 설 명절선물과 메시지가 담긴 카드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종합 2위를 달성해 국민께 희망을 안겨준 국제기능올림픽 참가자와 국회 반도체특위 관계자들께도 발송했다"고 부연했다.

설 선물은 △떡국 떡(경북 의성) △곱창김(전남 신안) △황태채(강원 인제) △표고채(충남 청양) △멸치(경남 통영) △홍새우(인천 옹진) 등 전국 특산품으로 구성됐다. 대통령실은 "쌀을 비롯한 농수산물의 소비를 촉진하고 각 지역 화합을 바라는 의미"라며 "설날 소중한 분들과 함께 떡국을 드시고 정과 덕담의 나누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향 김·한과 애용...문재인·노무현 '전통주' 선물

문재인 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첫 설을 맞아 전통주를 보냈다. 이어 지난해 각국의 주한 대사관을 포함한 각계 인사 1만5000명에게 임기 중 마지막 설 선물을 보냈다. 주한 일본대사관이 선물상자에 그려진 독도 일출 풍경을 문제 삼아 설 선물을 반송했지만, 그 안에는 △문배주(김포) △밤(충남 부여) △매실액(전남 광양) △오미자청(경북 문경) 등 우리나라 각 지역의 특산물이 다양하게 담겨 있었다.

설 선물을 지역에 맞게 골고루 보내기 시작한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때 시작됐다. 노 전 대통령의 설 선물에는 늘 전통주가 포함됐었다. △2004년 국화주 △2005년 이강주 △2006년 가야곡왕주 △2007년 송화백일주를 각 지역의 특산품과 함께 보냈다. 

노 전 대통령의 설 선물의 핵심은 '쌀'이었다. 2005년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비준안 통과로 당시 쌀 시장 개방에 시름이 많았던 농민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차원에서 전국 8도 명품쌀을 설 선물로 선정했다. 당시 쌀이라는 품목이 대통령 선물로 격이 떨어진다는 일부의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전국의 쌀을 골고루 선택해 국민통합과 지역 균형발전이라는 참여정부의 국정철학이 잘 반영된 선물이라는 측면에서 최종 결정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이던 2016년에 △대추(충북 보은) △표고버섯(전남 장흥) △멸치(경남 통영) 등 각 지역 특산물을 설 선물로 구성해 '지역화합'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선물과 함께 동봉된 카드에 "청양의 해를 맞아 푸르고 희망찬 새해가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담기도 했다.

경제 대통령을 자임하던 이명박 전 대통령은 '소비 증진을 통한 경제 활성화'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지난 2012년에는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홍보를 위해 사회적 기업에서 생산한 떡국과 참기름, 참깨 등이 설 선물로 선정됐다. 2011년에는 쌀 소비 증진을 위해 쌀국수와 잡곡세트를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고향의 특산품을 선물로 즐겨 보낸 대통령들도 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은 고향인 전남의 특산품 김과 한과를 자주 선물한 것으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은 의원 시절부터 고향인 경남 거제의 멸치를 명절 선물로 애용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부친은 거제에서 큰 멸치 선단을 운영했다.

'임금이나 윗사람이 준 물품'을 뜻하는 '하사품'이란 이름으로 대통령의 선물이 전해진 때도 있었다. 고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 무늬와 함께 한자로 '대통령 각하 하사품'이라 쓴 상자에 선물을 담아 해외 노동자들에게 보내기도 해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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