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톺아보기] 증권사 PB "새해 반등한 국내증시, 1분기 조정 올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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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빈 기자
입력 2023-0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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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가 오르지만 거래대금 아직 낮아

  • 추가 금리인상 예상 현금비증 추천

  • 반도체 섹터가 가장 많은 추천 받아

좌측부터 황재수 신한투자증권 서울금융센터 지점장, 장의성 미래에셋증권 대치WM센터 지점장, 이한동 유진투자증권 서울WM센터 마스터PB, 박춘희 하나증권 역삼지점 부지점장, 최경진 한화투자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마스터PB [사진=각 사]


증권사 PB들은 새해 들어 시작된 국내증시의 강세가 한차례 이상 조정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경기침체와 소비둔화,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증시를 억눌렀던 위험요인들이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업황 사이클이 1분기에 바닥을 지날 것으로 보이는 반도체와 지속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2차전지, 위험자산 단기변동성을 피해갈 수 있는 단기채 등에는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증시는 새해 들어 불기둥을 뿜었다. 지난 2일 종가로 2225.67을 기록했던 코스피는 20일 2377.46으로 거래를 마쳤다. 15거래일새 151.79포인트(6.82%) 오르는 기염을 토한 셈이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671.51에서 714.47로 42.96포인트(6.40%) 상승했다.

이는 글로벌증시 대비로도 상위권에 속하는 상승폭이다. 뉴욕증시는 새해 들어 지난 19일까지 나스닥이 4.48%, S&P500이 1.95% 상승에 그쳤다. 다우존스는 오히려 0.28% 하락했다. 독일의 DAX(6.05%)와 프랑스의 CAC40(5.42%), 영국의 FTSE100(2.56%) 등도 한국증시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국내증시의 상대적 약진을 두고 PB들은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과 달러 약세로 글로벌증시에 훈풍이 부는 가운데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유예 등이 국내증시에 추가적인 상승 모멘텀을 제공한 것으로 풀이했다.

황재수 신한투자증권 서울금융센터 지점장은 "미국의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되는 등 인플레이션 둔화 조짐이 관측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이 곧 끝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며 "이에 따라 글로벌 채권 금리가 하락, 주요국 증시가 상승을 보인 것"이라고 진단했다.

장의성 미래에셋증권 반포WM센터 지점장은 "새해 들어 달러와 채권금리가 약세를 보이면서 위험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졌다"며 "한국은 개발도상국(EM) 증시 중에서도 대표적인 우량국가로 분류되기 때문에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도 호재를 누렸다"고 분석했다.

이한동 유진투자증권 서울WM센터 마스터PB는 "국내증시의 경우 금투세 도입 연기가 결정되면서 해외 증시 대비 높은 상승폭을 시현했다"며 "금투세 도입 우려로 눌려있던 증시가 빠르게 해외증시와의 갭을 메우는 모양새"라고 평가했다.

박춘희 하나증권 역삼지점 부지점장은 "경기침체가 선반영된 상황에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며 한국증시로 외국인 투자자가 유입됐다"면서도 "주가는 오르고 있지만 거래대금은 낮은 수준"이라고 했다.

다만 이들은 국내증시의 약진이 지속되기는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이르면 1분기 중으로 증시가 한차례 이상 조정받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조정의 근거로는 인플레이션 우려 재점화와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둔화 가능성, 4분기 실적 악화로 인한 이익창출 능력 전망치 조정 등이 제시됐다.

최경진 한화투자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마스터PB는 "12월 CPI는 에너지 가격 하락으로 시장친화적인 수치가 도출됐지만 1월 CPI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는 요인도 추가로 있기 때문에 물가가 다시 오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미국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상품 가격을 올린 점도 증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마스터PB도 "점도표상으로는 미국 기준금리가 현재 수준에서 추가 인상되는 것이 확정적인 상황"이라며 "매크로적인 기대감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장 지점장은 "4분기 실적 발표가 진행되면서 기업의 이익창출 능력에 대한 추정치나 기대치가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달러 환율과 채권금리도 언더슈팅한 측면도 있다. 1분기 중으로 쉬어가는 국면이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선호 섹터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은 업종은 반도체였다. 장 지점장과 최 마스터PB가 최선호 섹터로 선정했다. 박 부지점장은 차선호섹터로 꼽았다.

최 마스터PB는 "삼성전자의 4분기 잠정실적이 컨센서스를 하회했지만 이는 반도체 사이클이 저점을 지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 전기차에 운영 체제가 탑재되면서 반도체 수요가 증가할 경우 시장이 강하게 반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장 지점장은 "삼성전자마저도 적자가 난다는 것은 반도체 감산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뜻"이라며 "감산이 현실화되면 강력한 반등이 예상된다"고 강조했다.

중국 리오프닝 테마도 복수의 지목을 받았다. 박 부지점장이 최선호로, 황 지점장이 차선호로 선택했다.

황 지점장은 "이미 중국발 호재가 있는 임플란트는 중국 리오프닝의 수혜도 볼 수 있다"며 "국내 미용 기기 등의 판매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브라질과 동남아 등에 대한 수출도 증가세인 만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최선호 섹터는 2차전지 장비주다. 일부 종목은 여전히 영업이익률이 10% 후반대가 나오고 있다"며 "전기차 수요 불안 우려에도 여전히 침투율이 낮은 만큼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말했다. 

이 마스터PB는 단기채를 통한 헷지를 추구했다. 증시의 단기변동성 확대가 예상되는 국면에서 가격이 저점을 다지고 있는 채권으로 잠시 우회해가라는 조언이다.

그는 "추가적인 금리 인상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현금 비중을 높이는 것이 최선이지만 단기채를 포트폴리에오 포함시키는 것도 상책"이라며 "다소 리스크를 감수할 의향이 있다면 미디어엔터테인먼트 섹터에 투자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불경기에는 콘텐츠 등 소프트웨어가 강세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제안했다.

장 지점장과 최 마스터PB는 차선호 섹터로 각각 IT와 인공지능(AI)을 제시했다.

장 지점장은 "대표적 성장주인 IT 섹터는 금리 인상으로 주가가 가파르게 빠졌지만 이제는 시장금리가 빠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성장주가 반등하고 있다"며 "우량한 기술주들, 특히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들의 반등이 예상된다"고 예상했다.

최 마스터PB는 "뉴욕증시에서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섹터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증시도 이같은 추세에 동조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공장 등이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주가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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