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국세청, 빗썸 해외 관계사·헥슬란트에도 특별세무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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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면수·태기원 기자
입력 2023-01-16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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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NCC, 조세회피처에 주소…페이퍼컴퍼니 의혹

  • 퀸비코인 등 암호화폐 상장과정의 부당 자금거래·탈세 여부 검증 가능성

[사진=빗썸]

국세청이 최근 빗썸홀딩스와 빗썸코리아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빗썸의 해외 계열사와 협력사가 조사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된다.

16일 동종 업계와 사정기관 등에 따르면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지난 10일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하면서 에스지 브레인테크놀로지컨설팅(SG BTC), 비케이 에스지(BK SG), 비티에이치엠비(BTHMB), 엔씨씨(NCC), 비지에이치 원(BGH ONE), 세레니티(SERENITY) 등 해외 관계사 6곳을 조사 대상에 포함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함께 빗썸의 주요 협력사로 알려진 블록체인 기술 업체 헥슬란트에 대해서도 동시 세무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서울청 조사4국은 지난달 중순 빗썸홀딩스 최대주주인 비덴트와 인바이오젠, 버킷스튜디오, 이니셜, 아이티를 대상으로 세무조사에 들어간 데 이어 지난 10일에는 빗썸홀딩스, 빗썸코리아에도 세무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지난달 착수한 비덴트·인바이오젠·버킷스튜디오 등에 대한 세무조사가 이들 법인과 최대주주인 강지연 대표, 오빠 강종현씨 간 부당 자금거래 과정에서 탈세 의혹을 검증하는 것이었다면 이어진 세무조사는 이정훈 전 의장 관계사들을 겨냥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세무조사 대상이 된 해외 법인 중 다수가 이 전 의장과 지분 관계에 있기 때문이다.

빗썸코리아 대주주인 빗썸홀딩스 지배구조는 크게 두 축으로 이뤄져 있다. 한 축은 강지연-이니셜-이니셜1호투자조합-버킷스튜디오-인바이오젠-비덴트-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로 이어져 있는 구조다. 이 중 비덴트는 빗썸코리아 대주주인 빗썸홀딩스 단일 최대주주로 지분 34.2%를 보유하고 있다. 

또 다른 지배구조 한 축의 정점에는 이정훈 전 의장이 있다. 이 전 의장은 디에이에이(DAA)와 BTHMB홀딩스를 통해 빗썸홀딩스 지분을 각각 29.98%, 10.7% 보유하고 있다. BTHMB홀딩스 최대주주는 SG BTC로 이 법인은 이 전 의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졌다. 

세무조사 대상이 된 해외 법인들이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분류되는 국가에 주소를 두고 있는 점도 특이점이다. 

아주경제가 세무조사 대상으로 거론된 해외 법인 등록지를 검토한 결과 NCC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소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NCC는 일부 암호화폐의 빗썸거래소 상장 과정에서 상장료 명목으로 코인을 수십억 원어치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법인이다.

특히 이 법인 등록지인 ‘Omc Chambers Wickhams Cay 1 Road Town’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가 공개한 조세회피처(OFFSHORE) 데이터베이스에 등재돼 있는 주소로 확인됐다. 이 주소지에는 NCC 외에 각국의 다수 법인들이 적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NCC가 페이퍼컴퍼니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빗썸글로벌 운영법인인 BGH ONE은 인도양에 위치한 세이셸공화국에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세회피처로 거론되는 세이셸공화국은 다수의 암호화폐 기업들이 위치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이정훈 전 의장이 지분을 가지고 있는 SG BTC, BK SG, BTHMB가 소재한 싱가포르 역시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거론된다. 본지가 싱가포르 기업청(ACRA)을 통해 법인 등록지를 확인한 결과 세 법인 모두 싱가포르 필립 스트리트 3가에 위치한 로열그룹빌딩 9층 5호(3 PHILLIP STREET, #09-05, ROYAL GROUP BUILDING, SINGAPORE)에 동일 주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헥슬란트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소재 NCC, BTHMB 등이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헥슬란트는 2020년 퀸비컴퍼니가 암호화폐 퀸비코인(QBZ)을 빗썸거래소에 상장하는 과정에서 퀸비 측에 금전적·전략적 지원을 약속하는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불거진 회사이기 때문이다.

퀸비컴퍼니는 당시 NCC와 접촉해 퀸비코인을 빗썸거래소에 상장했는데 상장료와 마케팅비 명목으로 수십억 원에 달하는 코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퀸비컴퍼니는 송금 후 NCC가 아닌 빗썸 도메인의 이메일을 통해 돈을 잘 받았다는 답변을 받았는데 이를 두고 빗썸이 NCC를 통해 우회적으로 불법 상장료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일각에서 사실상 빗썸과 NCC는 한 몸으로 NCC가 이 전 의장과 연관된 BTHMB의 조세 포탈 목적 법인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는 이유다. 빗썸홀딩스 지분 10.7%를 보유하고 있는 BTHMB는 빗썸거래소 상장에 최종 심사권한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같은 정황을 종합해볼 때 국세청이 이번 세무조사에서 퀸비코인 등 암호화폐 상장 과정에서 상장료 등 뒷돈이 오간 부당 거래 정황을 파악하고 탈세 사실을 검증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빗썸 관계자는 해외 관계사와 헥슬란트가 세무조사 대상에 포함된 배경을 묻는 본지 질의에 “세무조사와 관련해 국세청에서 어떤 내용을 살펴보는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며 “당국에서 요청하는 바에 따라 성실히 조사에 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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