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T 전용도로 '날개' 달고…'세종터미널~오송역' 간 자율주행버스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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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 기자
입력 2023-01-1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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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종·충북, 전국 간선도로 최초 서비스…3개월간 시범운행 돌입

  • 레벨3 한계점, 전용도로가 보완…규정 속도 준수로 정속성 확보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차고지에 BRT 버스(왼쪽)과 자율주행버스가 차고지에 나란히 서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지금부터 자율주행 구간에 들어갑니다.”
 
자율주행버스 운전기사는 안내 멘트와 함께 핸들에서 손을 뗐다. 버스 핸들이 조금씩 움직이면서 앞으로 달렸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연말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와 세종시, 충청북도와 함께 오송역과 세종시외버스터미널 간 22.4㎞ 구간을 운행하는 자율주행버스를 개시했다.
 
세종시·충북지역 최초이자, 전국에서 BRT 전용 자율주행버스 서비스가 시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5일 탑승 체험을 한 자율주행버스는 A3 노선을 운행하는 15인승 일반승합버스였다. 현재 세종시에는 A2 노선을 운행하는 전기버스(14인승 아폴로750) 1대와 내연(디젤) 일반승합버스(15인승 레스타) 2대 등 총 3대를 운영하고 있다. 전기버스의 경우 입석 8석을 더하면 22인승이 된다.
 
버스의 크기와 내부는 ‘학원버스’ 정도라고 보면 된다. 15인승이지만, 운전자석과 옆자리, 그리고 뒤에 오퍼레이터 탑승석을 빼면 실제로는 12명이 탈 수 있다. 오퍼레이터는 안전요버스 안에 탑재된 자율주행 화면을 보며 운행상황을 파악하는 역할을 한다. 시행 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 등도 꼼꼼히 기록하는 모습이었다.
 

A3 노선을 운행하는 15인승 일반승합버스(레스타)의 모습.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3개월의 시범운행 기간이기 때문에 세종시·충북도 누리집, BRT 정류장 포스터에 있는 QR코드를 통해 사전 체험신청을 해야 탑승이 가능하다. 물론 이 기간 동안 요금은 무료다. 시범운행 기관 후에는 관내 1400원, 관외 1700원의 일반버스 요금을 받을 예정이다.
 
사전에 체험신청을 하고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 차고지에서 출발을 했다. 세종시 시내의 규정 속도인 시속 50㎞에 도달할 때까지 천천히 가속이 됐다. 해밀동에서 오송역으로 넘어가는 마지막 구간에서는 충북의 규정 속도에 맞춰 80㎞까지 속도를 올렸다. 오히려 일반버스보다 기어변속이 부드러워 승차감은 훨씬 나았다.
 
가장 우려됐던 점은 지하도와 고가도로 통과였는데 버스터미널에서 오송역까지 각각 두 번씩 있는 지하도와 고가도로도 무난하게 지나갔다.
 
이번에 탑승한 레스타의 경우, 32채널 2대와 16채널 1대의 라이다, 차량 전방에 레이더 1대, 카메라 5대가 쉴 새 없이 차량 운행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는 게 개발사 오토노머스에이투지의 설명이다.
 
특히 서울 등 다른 지역의 자율주행 교통수단과 다른 점은 바로 BRT 전용도로를 탄다는 것이다. 차량 소통이 상대적으로 원활하기 때문에 레벨3 수준의 자율주행에서 나타나는 급정거 등의 오류가 적게 발생한다. 출발과 도착지점을 제외하면 차선 변경을 할 필요도 거의 없다.
 
레벨 3의 기능적인 한계에 대한 보완을 교통시스템(전용도로)이 해주고 있는 셈이다.
 
국토부는 모빌리티 혁신 로드맵을 통해 완전자율주행(레벨4) 버스·셔틀을 2025년까지 실현시킬 계획이다. 이번 BRT 자율주행버스 서비스가 ‘테스트베드’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서비스 앱(App)과 연결될 경우, DRT(Demand Responsive Transit·수요응답형 교통체계) 기반 서비스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더 나아가 PM(Personal Mobility·개인형 이동수단) 서비스와 결합되면, 대광위가 준비하고 있는 MaaS(Mobility as a Service·통합모빌리티 서비스) 실현 역시 한층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단점은 BRT 전용도로를 타기 전인 출발과 오송역 도착 지점, 주차 시 운전기사가 직접 운전해야 한다는 것이다. 레벨3가 운전자 개입을 최소화한다고는 하지만, 운전자 한 명만 있으면 되는 일반버스보다 인력 효율성은 더 떨어진다. 자율주행이라는 말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현재까지 오퍼레이터까지 포함하면 자율주행버스는 두 명이 탑승해야 한다.
 

자율주행버스 내부에는 차량의 운행 상태(왼쪽)와 운전석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모니터 2대가 설치돼 있다. [사진=김봉철 기자 nicebong@]

BRT 버스와 버스 크기가 달라 BRT 전용정류장 정차 시 약간씩 정차 지점이 맞지 않는 부분도 개선해야 될 점으로 꼽힌다.
 
자율주행버스 서비스 홍보에도 더 신경을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정류장에 정차할 때마다 사전신청 등 탑승 방법을 묻는 시민들이 꽤 있었다.
 
서비스는 세종고속시외버스터미널에서 오송역 구간(8개 정류장)을 매주 월요일부터 금요일, 낮 12시~오후 4시 왕복 6회 운행되며 배차 간격은 40분이다.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부터 대전 반석역을 시작으로 2024년 이후에는 청주공항, 조치원, 공주, 천안‧아산 등 충청권 주요 지역으로의 서비스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세종시 자율주행버스 담당자는 “아직은 국토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며 “3개월 동안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좀 더 나은 자율주행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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