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장' 웹툰 산업의 그늘...작가 58.9%, 불공정 행위 경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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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기자
입력 2022-12-22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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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진원, 2022 웹툰 사업체·작가·불공정 계약 실태조사 발간

  • 제작사·플랫폼 유리한 일방적 계약...담당자 취향 따른 반복적 수정

  • 2021년 국내 웹툰산업 매출액 1조5660억원...전년비 48.6% 성장

  • 1년 내내 연재한 웹툰작가 평균 연수입 1억1870만원...30대 이하 80.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례#1
서로 계약서를 작성하고 동의해서 작업을 진행했는데, 연재 플랫폼이 정해지고 연재가 얼마 남지 않는 상황에서 MG(최소보장금) 금액 변경과 함께 영구 유통권을 요구했어요.

함께 작업하는 팀원이 갓 데뷔하는 신인 작가이다 보니 연재에 불이익이 생기고 플랫폼에 안 좋은 얘기가 들어갈까 봐 계약 내용 변경에 동의했습니다. -3년 차 글·그림 작가-

사례#2
한 화를 반년 동안 계속 작업했어요. 오로지 PD(피디) 한 분과 연락하다 보니까, 그분의 취향에 안 맞으면 수정비 없이 계속 수정하는 경우가 생겼어요. 옷 컬러를 3~4번 바꾸는 등 자잘자잘한 걸 하면서 시간을 많이 소모했는데, ‘손이 느리다’는 말을 들었어요. -5년 차 그림작가-


웹툰 작가 중 58.9%가 계약이나 창작·유통 관련 불공정 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조현래·이하 콘진원)은 22일 국내 웹툰산업의 실태를 분석한 ‘2022년 웹툰 사업체 실태조사’와 ‘2022년 웹툰 작가 실태조사’를 발간했다.

특히, 올해 실태조사에는 ‘웹툰산업 불공정 계약 실태조사’ 보고서가 추가됐다. 웹툰산업 내 플랫폼, 에이전시, 창작자 간 발생하는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작년까지 작가 실태조사에 포함되어 있던 불공정 계약 관련 조사항목을 보강하여 별도 보고서로 정리했다.

이번 조사는 웹툰 사업체(플랫폼·CP) 107개소와 웹툰 작가 84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산업 내 주요 실태에 대한 보다 정확한 파악을 위해 초점집단인터뷰(FGI)와 심층인터뷰(IDI)도 실시됐다.

◆ 제작사·플랫폼에게 유리한 일방적 계약...담당자 취향 따른 반복적인 수정 요구

웹툰 작가들을 대상으로 불공정 계약이나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는지에 대한 주관적 판단을 물은 결과, 응답자의 58.9%가 불공정 계약이나 행위를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계약 관련 불공정 행위(복수 응답)로는 △제작사 및 플랫폼에게 유리한 일방적 계약(40.8%) △계약 체결 전 계약사항 수정요청 거부(32.1%) △특정 작가의 작품 등을 우대한 차별 경험(30.9%) 등을 꼽았다.

창작·유통 관련 불공정 행위(복수 응답)로는 △금전적 대가나 명확한 기준 없이 담당자 취향에 따른 반복적인 수정 요구(28.7%) △마케팅·홍보를 해주지 않음(26.3%) △작품에 부당하게 개입(25.9%) 등 순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웹툰 사업체가 겪은 불공정 행위도 있었다. 한 플랫폼 회사의 부장은 “한해 수입이 몇억원인 인기 작가에게 해외 수출과 2차 상품 제작에 관해 이야기 했다”라며 “계약 관련 협의가 3분의 2쯤 끝났는데, 초반에 썼던 2차적 저작물 계약서를 5대 5가 아닌 8 대 2, 9 대 1로 바꿔주지 않으면 얘기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계약서를 바꿔줬다”라고 말했다.

[그래픽=한국콘텐츠진흥원]


2021년 웹툰 산업 매출액 규모는 약 1조5660억원으로, 전년도 1조538억원 대비 48.6% 증가했다. 웹툰산업 실태조사가 시작된 2017년의 매출액 3799억원에 비해 약 4.1배 증가하며 매년 급성장 중이다.

매출액 중 웹툰 관련 비중은 평균 76.5%로 전년(64.9%) 대비 11.6%포인트(p) 증가했으며, 매출 구분별로는 △유료 콘텐츠(63.2%) △해외 콘텐츠(17.4%) △출판(6.0%) △2차 저작권(2.8%) △광고(1.7%) 순으로 나타났다. 2021년 새롭게 진출한 사업 분야는 △자사 제작 스튜디오 설립(38.2%) △자사 IP활용 2차 저작물 자체 제작(31.4%) △자사IP 활용 굿즈 제작·판매(20.6%) 등으로 조사됐다.

사업체가 주로 기획·제작·유통하는 장르(1·2·3순위 응답 기준)는 △로맨스판타지가 61.5%로 가장 높았으며, △판타지·SF(50%) △순정·로맨스(49.0%) △액션·무협(48.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 최근 1년 내내 연재한 웹툰 작가들의 연간 총수입 1억1870만원

웹툰 작가 조사 결과 성비는 여성 69.0%, 남성 31.0%로 나타났으며, 연령대는 30대 이하가 80.7%(20대 이하 33.1%, 30대 47.6%)를 차지했다.

웹툰 작가의 평균 연 수입은 최근 1년 내내 연재한 경우 1억1870만원, 최근 1년 이내 연재한 경험이 있는 경우 8573만원으로 조사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3749만원, 2905만원 증가했다. 웹툰 창작을 통한 주 소득원(1·2·3순위 응답 기준)은 △RS(수익배분·64.8%) △최소보장금(53.3%) △해외유통(24.3%) 순으로 나타났다.

계약체결 대상은 △플랫폼과 직접 계약(45.3%)이 가장 많았으며, △에이전시(43.0%) △스튜디오(9.5%) △기타(2.2%) 순으로 조사됐다. 계약 조건 결정 방식으로는 63.2%가 ‘제시한 계약 조건 그대로 수용한다’고 응답했으며, 36.1%는 ‘조항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상호 협의 하에 변경 후 계약한다’고 답했다.
 

[그래픽=한국콘텐츠진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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