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거시경제 결산] ① 10년 만에 기준금리 3%대...전례없는 '금리 폭등'에 대혼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명섭 기자
입력 2022-12-20 07:56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1년 새 기준금리 2.25%포인트 올라

  • 신용·주택담보대출 금리 연 8%대 근접

  •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 유지 전망

  • 경기침체 우려에... 시장은 내년 금리 인하에 베팅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에 걸린 대출 금리 안내문. [사진=연합뉴스]

2022년은 1년 만에 기준금리가 2.25%포인트(1.00%→3.25%)나 오른 전무후무한 해다. 이는 2011년 6월(기준금리 3.25%)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금리 인상 폭은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도 가파르다. 치솟는 물가 상승률을 잡기 위해 한국뿐만 아니라 주요국이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린 결과다.
 
기준금리가 오르면서 이를 반영하는 금융권 대출금리도 크게 올랐다. 현재 국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와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연 8%대에 근접했다. 작년 12월 31일 기준,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연 5%대 초반(변동금리 기준), 신용대출 금리는 연 4%대 중후반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며 매우 큰 증가 폭이다.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연 7%를 돌파했다. 금리 수준이 낮았던 2년 전 대비 월 상환액이 두 배 늘어난 ‘빚투(빚내서 투자)’,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족들은 고난의 시기를 맞이했다.
 
금융권 현장에서도 혼선을 빚기는 마찬가지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입사했던 행원들도 이렇게 금리가 치솟는 경우를 본 적이 없어 고객 응대가 쉽지 않다”며 “대출을 지금 받는 게 적기인지 아닌지 묻는 고객들의 질문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업대출 금리도 최근 10년 내 최고치인 5%대를 기록, 한계기업의 부실 위험도 증가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주요국 중앙은행이 당분간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간다는 뜻을 밝혀 금리 인상에 따른 고통이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50%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한 이후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2% 목표치를 향해 지속적으로 내려간다고 위원회가 확신할 때까지는 금리인하를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통화 긴축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신호다.
 
미 연준 위원들 중에서 상대적으로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에 속하는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조차 “금리 인상이 마무리돼도 고금리는 장기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11월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아직 금리인하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금리를 낮추기 위해서는 물가 수준이 목표 수준을 충분히 수렴하고 있다는 증거를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시장에선 내년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글로벌 경기가 침체에 빠지면 각국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는 기대가 깔려있다. 실제로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연방기금선물시장은 연준의 최종금리를 4.75~5.0%로 전망했다. 이는 연준이 제시한 최종금리 범위인 5.0~5.25%보다 낮은 수준이다. 채권시장도 연준의 긴축 예고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12월 FOMC 당일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50%에서 3.49%로 떨어졌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채권시장의 향후 기준금리 결정 경로에 대한 전망은 오히려 FOMC 이전보다 더욱 강력하게 금리 인하를 프라이싱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 원인으로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취합한 도표) 상에서 2024년에 금리 인하가 가능하다는 신호가 포착됐고, 최종금리로 제시된 5.1%가 내년 1분기 중에 달성될 수 있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외에도 연준이 내년 경제 전망을 통해 경기가 침체될 수 있음을 인정한 점도 금리 인하 기대를 키우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