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하고도 남 탓"…교수들이 뽑은 올해 사자성어 '과이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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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미 기자
입력 2022-12-1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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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교수 선정 2022년 사자성어 '과이불개' [자료=교수신문]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뜻을 지닌 '과이불개(過而不改)'가 2022년을 정리하는 사자성어로 꼽혔다.

교수신문은 지난달 23~30일 전국 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중 50.9%(476명)가 과이불개를 올해의 사자성어로 뽑았다고 11일 밝혔다. 

과이불개는 중국 고서인 논어의 '위령공편'에 나오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에서 유래한 말이다.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라는 뜻을 담고 있다.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장)는 "우리나라 여당이나 야당 할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대통령 탓'이라고 말하고 고칠 생각을 않는다"며 "그러는 가운데 이태원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 사고가 발생해도 책임지려는 정치가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추천 이유를 말했다.

한 40대 사회대 교수는 "현재 여야 정치권 행태는 민생은 없고, 당리당략에 빠져서 나라의 미래 발전보다 정쟁만 앞세운다"며 한국 정치 후진성과 소인배 정치를 비판했다. 한 50대 인문대 교수는 "자성과 갱신이 현명한 사람의 길인 반면 자기정당화로 과오를 덮으려 하는 것은 소인배 길"이라고 지적했다.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뜻을 지닌 '욕개미창(欲蓋彌彰)'는 14.7%(137표) 추천을 받으며 2위에 올랐다. 남기탁 강원대 국어국문학과 명예교수(한국어문회 이사장)는 "우리 대학의 연구 윤리가 더욱 엄격하고 공정하게 적용되기를 바라는 심정"이라며 추천 이유를 설명했다. 40대 사회대 교수는 "교육자로서 박사 논문 표절에 대한 대학 대응 방안은 부끄럽다"며 "논문뿐 아니라 이태원 참사를 진상 조사도 안 하고 묻어버리려고 하는 것처럼 보여 이 사자성어는 두 가지 모두 해당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3위는 여러 알을 쌓아 놓은 듯 위태롭다는 뜻을 지닌 '누란지위(累卵之危)'로 13.8%(129명) 지지를 얻었다. 이어 '문과수비(文過遂非·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 13.3%(124표), '군맹무상(群盲撫象·눈먼 사람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말하다)' 7.4%(69표) 순이다.

교수들이 지난해 선정한 사자성어는 '묘서동처(猫鼠同處)'다. '고양이와 쥐가 함께 있다'는 뜻으로 도둑을 잡을 사람이 도둑과 한패가 된 것을 꼬집는 사자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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