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더 생생하고, 웅장하게"…윤제균 감독 '영웅', 위기의 극장가 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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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2-12-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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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영웅' 언론시사회에서 출연 배우들이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배우 이현우, 배정남, 조재윤, 나문희, 김고은, 정성화, 박진주.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관객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 영화 '영웅'이 온다. 우리가 채 몰랐던 혹은 잊고 있었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스크린에서 다시 만난다. 가슴 뜨거운 이야기와 음악으로 중무장한 영화 '영웅'이 12월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수 있을지 기대감이 쏠린다.

8일 오후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영웅'(감독 윤제균)의 언론 시사회가 진행됐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의 마지막 1년을 그린 작품이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 '국제시장'(2014) 이후 8년 만에 스크린 복귀했다. 영화 '히말라야' '협상' '공조' 시리즈 등 JK필름 대표로 영화 제작에 집중해왔던 윤 감독은 오랜만에 메가폰을 잡아 영화 애호가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영화는 동명 뮤지컬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2009년 초연을 올린 뒤 9년째 무대에 오르는 인기작이다. 뛰어난 만듦새와 중독성 강한 넘버로 국내 뮤지컬계 파도를 일으켰던 작품. 공연 때마다 매진은 물론 시상식을 휩쓰는 작품이기도 하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 '영웅'은 뮤지컬로부터 탄생했다며 "지난 2012년 뮤지컬 공연을 보고 오열하다시피 울었다. 제 마음을 울린 작품이었고 이 작품을 꼭 영화로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왜 꼭 뮤지컬 영화였어야 했느냐'라고 묻는다면, 뮤지컬 '영웅'을 보고 마음이 움직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뮤지컬 '영웅'을 영화화하면서 "절반의 익숙함과 절반의 새로움"을 취했다. 그는 "뮤지컬에 쓰인 넘버와 많은 부분을 차용했고 공연에서 보지 못했던 '설희'(김고은 분) 넘버나 개연성, '안중근'(정성화 분) 과거 등을 추가했다"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뮤지컬 '영웅'이 아닌, 영화 '영웅'의 강점은 "스크린과 관객의 거리"라고 짚었다. 그는 "공연은 배우와 객석의 거리를 좁힐 수 없다. (공연이) 일정 거리를 두고 감정을 본다면 영화는 매체 특성상 카메라가 관객의 눈이 된다. 인물에게 아주 가까이 다가가고, 하늘로 멀리 빠지기도 한다. 그러므로 훨씬 더 가깝고 생생하고 웅장하게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정성화는 뮤지컬 '영웅'의 초연부터 현재까지 '안중근' 역을 도맡아왔다. 누구보다 오랜 시간 '안중근' 역할을 고민하고 직접 연기해낸 정성화는 영화 속 '안중근'에 관해 "어느 정도 해낸 것 같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그는 "뮤지컬은 무대 뒤까지 제 연기가 전달되어야 하다 보니 퍼포먼스나 표정도 크게 연기했었다. 하지만 영화는 소곤소곤 노래해야 할 때도 있고 실제로 눈물을 흘려야 하는 경우도 있어서 무대와는 또 달랐던 거 같다. 제게도 큰 도전이었다. 오늘 영화를 보고 나니 어느 정도 '해냈다'라는 생각이 든다"라고 말했다.

배우 정성화 [사진=연합뉴스]

영화는 동지들과 함께 네 번째 손가락을 자르는 단지동맹으로 조국 독립의 결의를 다진 '안중근'이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하고 사형 선고를 받기까지의 과정을 담아냈다. 우리가 채 몰랐던 시간을 따르다 보면 조국의 독립과 동양 평화를 원했던 강직한 군인의 모습부터 아들이자 남편, 아버지로의 '안중근'의 모습까지 만날 수 있다.

정성화는 "제목은 '영웅'이지만 '안중근' 의사를 히어로물 속 히어로처럼 표현하지 않으려고 했다. 인간 '안중근'의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했고 고스란히 전달되기를 바란다. 뮤지컬 무대에서 받을 수 있었던 감동을 극장에서도 받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극 중 독립군의 정보원 '설희'로 분한 김고은은 뛰어난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는 "감정을 드러내는 장면에서 노래가 나오고 그 외의 장면에서는 감정을 절제하고 숨기는 역할이다. 이토 히로부미 앞에서는 표정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노래가 시작됐을 때는 극단적인 감정으로 간다. 감정도 잘 표현하고, 노래도 잘해보고 싶어서 열심히 준비했다. 현장에서는 감독님을 조르고 졸라서 될 때까지 찍으려고 했다"며 "집에서는 큰소리를 낼 수가 없어서 스케줄 될 때마다 연습실을 빌려서 혼자 연습하고, 레슨도 받으면서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영화 말미 등장하는 '안중근'의 어머니 '조마리아' 나문희의 열연은 인상 깊은 대목. 영화 개봉 후 관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탈 만한 장면이다.

나문희는 "이 자리에 있는 게 부끄럽다. 윤제균 감독님이 조마리아 여사를 연기하라고 하는데 너무 결연한 분이라서 '내가 할 수 있을까?' 하고 망설였다. 윤제균 감독님과는 '하모니'를 하면서 여러 번 뵀다. 저에게 믿는 부분이 있으니까 시키셨을 거로 생각해서 열심히 했다. 아들을 떠나보낸다고 생각하니까 감정이 차올라서 노래를 못하겠더라. 모처럼 느끼는 감정이었다"고 말했다.

윤제균 감독은 "나문희 선생님께서 독창하는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당시 테이크를 많이 가서 촬영할 때 죄송했었다. 모든 배우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라고 했다. 이어 조재윤은 "나문희 선생님 노래를 듣고 정신을 차렸다. 선생님의 노래를 듣고 단순히 노래의 개념이 아니라 이야기와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고 거들었다.

'영웅'으로 돌아온 윤제균 감독. [사진=연합뉴스]

작품을 대하는 배우들의 진정성과 짙은 호소력은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 정성화를 필두로 김고은, 조재윤, 조우진, 배정남, 박진우, 이현우는 차진 연기 호흡과 앙상블로 영화 '영웅'을 빈틈없이 채운다.

극 중 독립군들을 살뜰하게 보살피는 조력자 '마진주' 역을 맡은 박진주는 "이 영화를 여러분께 보여드릴 수 있어서 행복하다. 여러분의 행복이 곧 저의 행복이다. 그게 저희가 연기를 해야 하는 이유기도 하다. 저희의 진심이 전달되길 바라며 극장에서 기다리겠다"라고 말했다.

독립군의 막내 '유동하' 역을 연기한 이현우는 "추운 연말 뜨거운 사랑의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고, '안중근'의 오랜 독립군 동지 '우덕순' 역을 맡은 조재윤은 "제 아들이 8살인데 함께 극장에 오려고 한다. 가족들과 함께 손잡고 가서 볼 수 있는 영화다. 가슴 뜨거워지는 영화가 되길 바란다"라고 덧붙였다.

'조마리아' 역의 나문희는 "정성화씨가 뮤지컬 '영웅'을 10년쯤 했다. 그래서인지 안중근이라는 인물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잘 들어가 있더라. 무대만큼 영화도 완벽하게 해낸 거 같다. 음향이라든지 리드미컬한 느낌은 극장에서 더욱 공감하실 수 있을 거다. 자신 있게 권한다. 꼭 극장에서 보시길 바란다"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지막으로 윤제균 감독은 "한국 영화계가 몹시 어렵다. 제가 영화 일을 20년 넘게 했는데 요즘처럼 어려웠던 때가 없었다. '영웅'이 어려운 영화계에 조금이나마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한편 '영웅'은 오는 21일 극장에서 개봉한다. 관람 등급은 12세 이상이고 상영 시간은 12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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