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4일 프로젝트파이낸싱(PF)-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의 쏠림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며 필요시 금리인상 기조 등 한은 원칙 하에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부동산 관련 PF-ABCP 시장의 자금조달은 여전히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며 "추가적인 대응이 필요할지, 선제 정책이 필요할지 금융당국과 매번 논의하고 있는데 필요시 한은도 추가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등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다만 '한은의 유동성 공급'에 원칙이 있음을 강조했다. 우선 한은의 금리인상 기조와 상충되는 안된다는 점, 또한 신용위험을 야기하지도 않아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유동성 등 지원에 나설 경우)모럴해저드를 막기 위해 시장 금리보다 높은 수준으로 하고, 담보를 확보해 한은이 신용위험을 져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은은 한은의 역할을 하고 정부는 정부의 역할을 하는 것"이라며 "한은의 통화정책은 단기시장에 주요한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기자금 시장에 쏠림현상을 완화하는 보완적 원칙 하에 필요 시 대응한다면 정부와 함께 진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레고랜드 사태 촉발로 최근 단기금융 시장 경색이 지속되고 있다. 기업어음(CP) 금리는 전날 5.4%에 마감하는 등 연일 연고점을 갈아치우고 있고, 부동산 PF-ABCP 금리는 연20% 수준까지 올랐다.
다만 한은의 유동성 지원에 대해서는 "시장 효과가 전이돼서 전체적으로 시장 마비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서"라고 답변했다. 이 총재는 "한은이 예전과 달리 적극적으로 하는 거 아니냐 하는데 그렇게 해석할 수도 있다"며 한은 내부에서 많은 의견이 있을 수 있는데 선제적으로 해서 어려움을 막을 수 있으면 좋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럴해저드 위험은 피하고 지원의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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