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위축에 지갑 닫는 MZ·베이비붐 이전 세대…경기부진 심화시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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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근미 기자
입력 2022-11-21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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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롯데백화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수축에 따른 소비 둔화가 MZ세대(밀레니얼+Z세대, 1980~1995년생)와 베이비붐 이전 세대(1941~1954년생)의 여가나 지출비 감소 등에 영향을 받아 발생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1일 한국은행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계소비행태 변화 분석 : 세대별 소비행태를 중심으로' 제하의 BOK경제연구 보고서를 통해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의식주와 관련한 필수 소비재 비중이 줄어들고 여타 선택 소비재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 특정 세대를 중심으로 선택 소비재 지출을 줄이는 경향이 큰 것으로 확인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에는 소비부진이 지속되면서 경기 수축기에 가계소비가 국내총생산(GDP)보다 더 큰 폭으로 위축되는 경기 동행성을 나타냈다.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GDP 대비 가계소비 비중을 보면 한국은 2000년대 53.5%에서 2010년대 49.4%로 줄었고, 이는 같은 기간 미국이 67%대, 일본이 50%대 중반을 유지한 것과 차이를 보였다.

이에 한은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경기 수축기에 초점을 맞춰 어떤 세대의 소비행태 변화가 가계소비의 경기 동행성을 야기했는지 분석한 결과 주로 MZ세대와 베이비붐 이전 세대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별 소비격차에 대한 기여율을 살펴보면 최근 경기 수축기인 2017년부터 2019년 사이 MZ세대와 베이비붐 이전세대가 각각 78%, 32.4%로 소비위축 기여율이 다른 세대보다 높았다.

이 중 MZ세대의 경우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소득과 자산 기반이 취약해지고, 부채 증가 등으로 경기수축기에 선택 소비재를 중심으로 지출을 줄였다. 선택 소비재에는 외식비와 차량유지비, 교양오락비, 통신비, 내구재 등이 포함돼 소비의 소득탄력성이 큰 것이 특징이다. 여가 및 문화생활 등에 소비 규모가 큰 MZ세대가 경제 수축기에 지갑을 닫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경기 회복을 지연시킨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이전 세대 역시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은 금융자산 축적과 은퇴로 인한 소득 불확실성 증가로 선택 소비를 줄인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이러한 상황 속 향후 소비의 원활한 경기완충 기능이 작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MZ세대와 베이비붐 이전 세대의 소비가 지나치게 위축되지 않도록 소득과 자산, 사회안전망 기반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특히 MZ세대의 건전한 소득과 자산 형성을 위해 적절한 금융문해력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영준 한은 경제연구원 미시제도연구실 차장은 "지난 2018년을 기점으로 MZ세대의 부채가 급증했는데 이는 주로 주택구입을 위한 측면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MZ세대들의 '영끌(영혼을 끌어모아 부동산 구입)' 현상이 자주 회자되는데 근로소득이 낮고 정체돼 있는 MZ세대의 경우 큰 자산 획득을 위해 코인(가상화폐)이나 주식투자를 빚을 내 과하게 하는 문제가 있다"면서 "이처럼 부채를 안고 투자할 경우 중장기적 관점에서 예기치 않게 금리 상승 등 상황에 맞닥뜨릴 수 있기 때문에 MZ세대들이 투자의 위험성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측면"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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