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국고채와 회사채 금리 진정세에도 일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이 연 20% 금리에 거래되는 등 단기자금시장 경색이 계속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르면 21일부터 증권사 보증 PF ABCP 매입을 시작하기로 한 만큼 효과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연합인포맥스 등에 따르면 이달 14일 특수목적회사(SPC) 파인우노가 발행하고 GS건설이 신용보강한 다음 달 23일 만기 ABCP(A2+ 등급)는 연 20.3∼21% 금리에 거래됐다.
같은 날 태영건설이 신용보강한 내년 1월 만기 ABCP(A2 등급)도 연 15% 넘는 금리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가 신용보강한 ABCP도 연 10%를 넘거나 10%에 육박한 금리에 거래되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15일 SK증권이 신용보강한 메세타제일차(A2 등급) ABCP는 만기를 1개월 앞두고 연 10.5%에 거래됐다.
16일 태영건설이 시공을 맡고 KB증권이 신용보강한 지디아이씨제이차(A1 등급) ABSTB는 만기를 일주일여 앞두고 연 9.9% 금리에 거래됐다. 하지만 당일 같은 물건이 6.50%에 7억원, 4.50%에 27억원 규모 거래된 것도 있어 당일 거래의 종합가중평균 금리는 6.76%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높은 금리에 거래된 것은 매매 주체의 특수한 상황이 반영됐을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최근 국채와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는 것과 달리 CP, PF ABCP 금리는 계속해서 높은 수준에서 거래되면서 단기자금시장까지 온기가 전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달 말 연 4.185%에서 이달 18일 3.787%로, 회사채 무보증 3년 AA- 금리는 연 5.580%에서 5.429%로 하락했다. 반면 CP 금리는 18일 연 5.33%로 마감하며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차환 발행이 어려워지면서 10월 이후 이달 중순까지 PF ABCP는 3조5000억원 순상환(발행액보다 상환액이 많은 상태)됐다.
증권가에서는 우선 이번 주 시작하는 PF ABCP 매입 프로그램으로 연말 최악의 유동성 위기는 막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리 상승세를 꺾지는 못하더라도 둔화시킬 수는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1일부터 증권사 보증 PF ABCP에 대해 매입을 개시할 예정이다. 지원 규모는 1조8000억원이다. 1조원 이상 규모인 건설사 보증 PF ABCP 매입프로그램도 신청 접수와 매입 등 후속 조치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김준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A2- 등급 이상인 매입 대상 중 A2 등급 이하인 비우량 등급 ABCP를 적극적으로 매입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말을 넘길 수 있는 정책 지원금은 준비됐다고 본다"며 "정책 지원금이 하방을 지지해준다면 금리 상승세도 둔화하고 유동성 위기를 넘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는 괜찮은 사업장인지 아닌지를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PF면 투자를 기피하는 상황"이라며 "기관들도 연말에는 더는 자금 집행을 하지 않으려는 분위기지만 신년 계획에 따라서는 자금이 집행될 수 있어 연초에는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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