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역외·불공정' 탈세 엄정 대응 예고⋯팬코 대상 고강도 세무조사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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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은·태기원 기자
입력 2022-11-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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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 계열사 간 자금·매출 거래 '현미경 검증'

팬코 주요 주주 내역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국세청이 ㈜팬코를 상대로 특별(비정기) 세무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이번 조사에서 팬코와 해외 계열사 간 자금·매출 거래를 면밀하게 들여다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최근 국세청이 역외·불공정 탈세에 대해 엄정 대응을 예고한 직후 벌이는 세무조사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지난달 12일 정부세종2청사 국세청에서 열린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업 지배력을 남용한 불공정 탈세와 해외 현지법인을 악용한 역외 탈세, 다국적 기업의 공격적 조세 회피 검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역외 탈세는 전년보다 늘어났지만 징수율은 오히려 감소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집중 관리 대상으로 지목한 것으로 풀이된다.

유동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에서 제출받은 '최근 10년간 역외 탈세 조사 및 추징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역외 탈세 세무조사 후 부과 세액은 1조3416억원을 기록해 전년(1조2837억원) 대비 4.5% 증가했다. 반면 징수 금액은 1조2716억원으로 전년 대비 1.6% 증가하는 데 그쳤다.

동종 업계는 국세청의 이 같은 발표와 국내 대표 ‘의류벤더’ 기업으로 꼽히는 팬코에 대한 이번 세무조사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의류벤더'란 국내에 제조공장은 갖추지 않고 인건비가 낮은 외국에서 대부분 제품을 생산하고 매출도 글로벌 패션업체들에서 나오는 기업을 의미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이번 세무조사에서 팬코와 해외 법인 간 거래가 시장가에 맞게 책정됐는지 등 거래 적정성 유무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팬코는 지난해 말 현재 청도팬코복식유한회사, 팬코VINA(팬코비나), 팬코미얀마, 팬코땀탕, 팬코CO.LTD(팬코유한회사) 등 중국, 베트남, 미얀마에 종속기업 6곳을 두고 있는데 팬코 매출 중 80% 이상을 차지하는 제품은 상당 부분 이들 기업에서 생산하며 일본 등에 수출한다.

제품은 절반 정도 해외 종속기업에서 생산하고 있다. 팬코의 지난해 제품 매출 원가 1920억원 가운데 특수관계자 외주가공비(매입액)는 967억원으로 전체 중 50%를 차지했다. 이어 2020년에는 총 제품 원가 1948억원 중 49%(962억원)가 종속기업으로 들어갔다.

팬코 매입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곳은 베트남에 위치한 팬코비나로 2021년 679억원, 2020년 835억원, 2019년 1103억원, 2018년 981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팬코비나 매출액이 758억원인 점을 적용하면 전체 중 90%가 내부거래인 셈이다.

이 밖에 팬코는 팬코비나, 팬코땀탕 등 해외 종속기업들을 위해 해마다 거액의 대출 지급보증을 서주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급보증용역이 해석 차이에 따라서도 세무 이슈가 발생하는 부문인 만큼 이번 조사에서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일례로 국내외 특수관계자에게 지급보증용역을 제공하고 공정하고 정당한 대가를 수취하지 않음으로써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킨 것으로 인정되면 법인세법에서 규정한 부당행위계산부인(기업 회계처리에 대해 세무당국이 인정하지 않는 것) 대상에 해당한다. 또한 지급보증수수료 시가도 산출 방법·시기, 익금산입·불산입 처분 등 사안에 따라 여러 세무 쟁점을 낳을 수 있다.

전 국세청 고위 관계자는 “사주가 있는 법인을 대상으로 한 특조(특별세무조사)는 대부분 비리를 포착했을 때 착수한다”며 “특히 해외 법인이 있다면 매입·매출 거래, 자금 거래를 세밀하게 본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말 현재 팬코 지분은 최대주주이자 설립자인 최영주 회장이 74.12%, 김정옥씨 14.52%, 최수원씨 2.34%, 오경석 대표이사 1.59%, 최희원씨 0.76%, 자기 주식 0.83%, 기타 주식 5.84% 등으로 구성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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