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판 공급 부족 심화, 원자재 하락에도 협상력 없는 조선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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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11-1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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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광석 가격과 글로벌 철강제품 가격은 날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음에도 국내 조선업계의 조선향 후판 가격 인하 협상은 오히려 난항을 겪고 있다.

전 분기 대비 대폭 줄어든 후판 공급량이 원인이다. 물량이 없어 비싼 값이라도 자재를 사 와야 하는 상황이다. 

수주를 늘린 조선사들의 자금조달이 경색된 상황에서 원자재 구입 부담이 계속되면 재무 건전성까지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철강사인 포스코의 올해 3분기 후판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17만2000t(톤)이 감소했다.

포스코의 올해 상반기 후판 생산량은 약 180만t으로 분기당 약 90만t의 후판을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분기당 약 67만t의 후판을 생산 중이다. 국내 조선향 후판의 대부분이 이 두 곳에서 공급된 점을 고려하면 포스코의 판매량 감소치는 전체 공급량의 약 11%에 달한다. 여기에 현대제철 파업에 따른 생산 차질이 더해져 3분기 후판 공급량은 15% 이상 감소했다는 것이 조선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물량 자체가 줄어들다 보니 철광석 가격이 내려도 후판 가격 인하는 힘을 받기 힘들어졌다. 상하이항에서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 3일 기준 t당 81.16달러로 올해 고점(3월 11일 159.79달러) 대비 50.8% 감소했다. 최근 수입 후판의 유통가격은 t당 106만원 수준이다. 현재 국내 최대 후판 수요처인 조선3사(한국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는 t당 약 120만원에 후판을 사오고 있다. 이에 따라 조선업계는 최소 20만원의 후판가격 인하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 3사 등 주요 고객을 제외하고는 물량 자체를 확보하기 힘들다”며 “수입산으로 대체를 하려고 해도 대규모 물량을 실어다 나를 벌크선 수배도 힘들어 철강업계의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주요 원자재 중 하나인 원료탄 가격의 강보합세를 이유로 큰 폭의 가격 인하는 힘들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4일 기준 원료탄(FOB Austraila Premium Low Vol) 가격은 t당 314.15달러로, 올해 고점(3월 18일, t당 670.1달러)보다는 절반으로 떨어졌지만 t당 120달러 대인 지난해 초와 비교해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후판 가격이 10만원 오를 때마다 조선3사의 원자재 가격 부담은 약 1조원이 증가한다. 2020년 조선향 후판 가격은 60만원 후반대로, 70만원으로 계산한다고 해도 조선업계의 후판 가격 인상에 따른 부담은 2020년 대비 약 5조원이 증가했다.

조선업계는 올해 하반기 후판 협상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당장 재무구조가 악화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올해 3분기 기준 국내 조선업계의 수주잔량은 3610만CGT로 지난해 말 2940만CGT 대비 22.7%가 증가했다. 3년간은 쉬지 않고 조선사를 돌려야 하는 물량이다. 하지만 후판 공급부족에 더해 하반기 가격 협상까지 실패한다면 악화한 수익성으로 인해 배를 만들 때마다 빚이 늘어나는 상황까지 우려된다.

일례로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한화그룹에 매각됨과 함께 내년부터는 연 1%로 고정된 영구채의 이자율이 10% 이상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반면 국내 기업 자금조달은 경색돼 있어 원자재값 인상에 따른 추가 자금조달도 힘든 상황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 가격과 관련해서 기업 간의 대응으로는 답이 없다”며 “국내 조선업계가 호황 속 어려움을 겪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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