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배신] <③선진화 열쇠는> 펀드 신뢰 핵심은 꾸준한 수익률… "장기투자 끌어내려면 장기수익 보여줘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재빈 기자
입력 2022-11-08 16:5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연도별 수익률 차이는 자연스럽지만

  • 코스피 대비 높은 승률 보여줘야 신뢰

  • 단기성과에 등 돌리는 투자자 원망 말고

  • 업계 투자철학 제시, 정부선 세제혜택을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편집자주] 투자자들의 재테크 문화가 확산되면서 주식시장을 통한 직접투자뿐 아니라 펀드를 통한 투자도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분산투자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는 구조로 초보 투자자에게 적합한 상품이라 소개되는 펀드. 하지만 최근에는 시장상황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면서 손실만 키우는 골칫덩이로 전락했다. 이에 본지는 전반적인 펀드 운용 실태를 들여다보고 펀드를 설계하는 자산운용사들의 공과와 함께 해결책을 짚어보고자 한다.

자산운용사들은 액티브 수익률이 패시브 대비 부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장기투자를 위한 펀드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해명했다. 또 국내 주식형 펀드와 자본시장 발전을 위해서는 장기투자가 권장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A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연도별로 펀드별 성과 차이가 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항상 액티브가 패시브를 이길 수 있었다면 패시브 시장 자체가 발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요한 것은 장기적으로 코스피 대비 승률이 높은 펀드를 많이 육성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단기 성과에 대한 과도한 압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6개월 국내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손실률은 -6.84%로 인덱스 펀드(07.88%) 대비 부진했다. 다만 시점에 따라 액티브와 패시브의 승패는 엇갈렸다. 연초 이후 기준으로 보면 액티브가 -21.99%로 패시브(-24.86%) 대비 선방했고 2년 수익률에서는 패시브가 -1.63%를 기록한 반면 액티브는 2.44%의 수익을 기록했다.

B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펀드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위해 설계된 상품이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단기 성과를 내지 못하면 외면받는 경향이 있다"며 "자산운용사 입장에서도 당장 단기 성과를 낼 수 있는 상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고 푸념했다.

실제로 주식형 액티브 펀드가 패시브 펀드 대비 선방할 때도 액티브 펀드에서는 조단위의 자금이 유출됐다. 최근 2년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설정액은 2조5360억원 감소했다. 반면 패시브 펀드의 설정액은 8조3615억원 증가했다.

A 운용사 관계자는 "단기 성과에 대한 압박이 강하다 보니 펀드별 운용 전략이나 철학이 획일화된 경향이 있다"며 "주식형 펀드에서 고객 선택의 폭이 매우 좁았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내증시의 매력 부족과 이로 인한 저조한 자금 유입도 낮은 성과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증시 제도가 소액주주 보호보다는 기업 자금 조달에 치중돼 있어 경제규모 대비 자본시장 규모가 작다는 지적이다. 또 디폴트옵션 등 연금 제도도 오랜 전통을 가진 선진국 대비 뒤처져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C 대형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한국의 가계자산 중 금융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금융자산 내 금융투자 상품의 비중 역시 미국의 절반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자본시장 발전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 필요성도 강조됐다. 금융투자소득세 등으로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기 보다는 세제혜택 등을 통해 장기투자 요인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핵심 관계자는 "부동산의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세금이 차등적으로 부과되는데 금융자산에 대한 과세는 특별한 이점이 없다"며 "펀드를 장기간 보유하는 경우 배당소득세를 감면해주는 등의 정책을 통해 장기투자 요인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다만 외국계 자산운용사들의 시선은 국내 운용사들과 달랐다. 외국계 운용사들은 꾸준한 실적을 내지 못한 것이 투자자 신뢰 상실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사공창한 슈로더투자신탁운용 본부장은 "자산운용사들이 신뢰를 못 받는 가장 큰 원인은 주요 펀드 성과가 투자자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액티브 운용을 추구하는 주식 펀드들이 벤치마크를 꾸준히 앞서가지 못함에 따라 고객들의 성과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이로 인해 벤치마크 시장지수를 그대로 따라가는 상장지수펀드(ETF)나 개별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가 늘어나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상품의 다양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양한 테마와 수요에 부응하면서 만족할 만한 상대성과를 보여주는 펀드를 출시하고 꾸준하게 좋은 성과를 유지해야 한다"며 "자산운용사들의 액티브 펀드가 다양성과 함께 벤치마크를 꾸준히 이겨나가는 성과를 유지한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는 한층 더 개선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던컨 로버트슨 베어링 인터내셔널 대표는 "시장의 신뢰를 얻으려면 펀드의 안정적인 장기 수익률로 고객의 신뢰에 보답해야 한다"며 "투명하고 철저한 내부 컴플라이언스 프로세스로 리스크도 관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사람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 자산운용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지려면 현지 투자 팀을 꾸리거나 인수하는 방식을 통해 현지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베어링자산운용은 다양한 관점과 의견이 모여 더 나은 투자 결정을 만들어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의 문화 실천에도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골프행사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