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은 7일 윤 대통령 주재로 2시간 가량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비공개 부분의 윤 대통령 발언을 공개했다. 극히 이례적으로 1만자에 달하는 분량이 정제된 요약본이 아닌 날것의 속기본 형태로 전달됐다.
윤 대통령은 "안전사고 예방할 책임이 어디에 있나. 경찰에 있다"며 "이태원 참사가 제도가 미비해서 생긴 것인가. 나는 납득이 안 된다"고 경찰 당국을 작심 비판했다. 또 "왜 4시간 동안 물끄러미 쳐다만 보고 있었느냐, 현장에 나가있었는데 112 신고 안 들어와도 조치를 했었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거듭 질타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가감없이 회의 내용이 전달되도록 하라는 (대통령의) 지침이 있었다"면서 "철저하게 진상을 확인하고, 정확히 설명하고, 책임을 질 사람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대통령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취임 후 대통령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무리하게 이전한 것이 근본적인 문제라는 입장이다. 특히 경찰이 윤 대통령 경호 등에 집중하느라 국민들의 안전에 상대적으로 소홀해졌다는 지적이다.
김회재 의원실이 서울경찰청에서 받은 '용산경찰서 초과근무 현황'에 따르면 대통령실이 용산 국방부 청사로 이전한 직후인 올해 2·3분기 용산서 교통과의 초과근무 시간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만48시간(2만6998시간→3만7046시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의원은 "용산 대통령실 이전으로 인한 대통령 지키기에 경찰 인력이 집중되면서 국민 생명과 안전은 뒷전이 되어버린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민주당 용산 이태원 참사 대책본부 부본부장인 이성만 의원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대통령실 이전으로 서울경찰청 경비부대에 과중한 부담이 생겼고, 참사 당일에는 경찰의 온 신경이 마약 사범을 잡겠다는 데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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