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윤 칼럼] MZ세대 고민 덜어주기 위한 5가지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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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윤 한양대 국제학대학원 글로벌인텔리전스학과 대우교수
입력 2022-11-01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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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태윤 교수]

MZ세대는 요즘 걱정이 많다. 코로나19 사태가 호전되고 있는데도 경제 사정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하고 있으며, 한국은 물론 다른 나라들도 덩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상황이 장기화하여 원자재, 곡물, 에너지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어 국제경제는 물론 국내 경제에도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빚을 내어 어렵게 집을 마련한 영끌족은 치솟는 금리에 비명을 지르고 있다. 2030세대가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결혼은 물론 출산을 꺼리고 있어 출산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올해 2·4분기 출산율이 0.75명을 기록하였으며, 우리나라는 저출산율 세계 1위이다. 최근 통계청은 “30년 후 우리나라 전체인구의 40%가 고령 인구가 될 것이고, 50년 후 인구는 약 3800만 명으로 줄 것이다”라고 분석했는데, 가히 충격적이다. 이 통계수치를 접한 모든 국민이 놀랐을 것이다. 한국은 저출산과 고령화라는 깊은 수렁 속에 빠져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며, G20 국가이다. 스마트폰 세계 1위, 반도체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자동차 산업도 세계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30년 후 인구절벽을 맞이한 대한민국의 모습은 현재와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일할 사람이 없는 데다, 사회가 고령화되어 국가경쟁력도 많이 떨어질 것이다. 지금도 힘든데 미래까지 불확실하다면, MZ세대는 정말 희망이 적어질 것이다. 그러나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다”라는 말이 있듯이 정부가 진정성 있게 노력한다면, 젊은이들이 결혼하고 출산할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윤 정부는 인구절벽 문제를 최우선 해결과제로 선정하고 기존과 다른 방식의 혁신적인 대안을 찾아보아야 한다.

최근 공무원 생활의 열악한 환경에 염증을 느낀 2030세대의 사표 제출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에서 고용 창출이라는 명분으로 공공부문에서 무분별하게 채용인원을 대폭 늘렸던 후유증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 고용 창출은 민간부문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공공부문의 조직이 비대해지면 안 된다. 2030세대가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사회가 바람직하다. 벤처기업을 창업하여 성공한 미국의 빌 게이츠, 스티브 잡스, 마크 저커버그와 같이, 우리나라의 MZ세대도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에 뛰어들 수 있는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센 파도를 마주하며 국내 대기업들은 기술변화에 나름대로 적응해 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 역량을 대폭 강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보스턴 다이내믹스사를 인수해 로봇 부문까지 경쟁력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부가가치가 높은 파운드리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산업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중소기업이다. 이들이 혁신적인 기술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하지 못한다면, 국내 산업은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중소기업이 인공지능과 사물인터넷(IoT) 기술 등을 활용하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미래에 우리는 무인 자동차, 집안일을 해주는 휴머노이드 로봇, 우주여행의 대중화 시대에서 살게 될 것이며, 상상치 못했던 일들이 현실화할 것이다.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 미래 혁신의 주역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19세기 중반 영국은 ‘적기조례(Red Flag Act)’란 불합리한 제도를 적용하여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잃고 말았다. 구소련도 사회주의 경제를 고수하여 결국 붕괴했다. 우버, 에어비앤비 등 공유경제의 비즈니스 모델이 세계 각국에 정착하여 일상생활이 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문재인 전 정부의 ‘타다 금지법’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트렌드에 뒤떨어진 낡은 사고에 집착한다면, 4차 산업혁명시대의 대세를 거스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정부와 국회는 시장 자본주의 시스템에 반하는 기업규제를 서둘러 풀고 우버, 페이스북, 유튜브, 구글과 같은 세계적인 플랫폼 기업들이 국내에서도 나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중국은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디지털 플러스, 중국제조 2025, 인공지능 굴기, 디지털 실크로드 정책을 추진하면서 산업구조를 개편하고 정보통신 산업의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 성과가 지금 나타나고 있으며, 미·중 간의 기술패권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미래산업의 핵심은 로봇, 우주산업, 생명공학, 무인 자동차 등이며, 생각해 보지 못했던 새로운 산업, 이른바 5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창의력과 인공지능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이고 혁신적인 인재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해야 한다.
 
윤 정부가 대선공약인 플랫폼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AI 세계 3위’라는 목표를 정하였으며, 차세대원전․반도체․첨단이동성 등 12대 국가전략기술도 발표했다. 플랫폼 정부의 윤곽이 나타나고 있어 다행스럽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으며, 더 혁신적인 액션플랜이 필요하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이 글로벌공급망 이슈에 대해 집요함을 보이는 것처럼, 우리도 대통령이 임기 내내 플랫폼 정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많은 관심을 보여야 할 것이다. 기술혁신의 시대에서 정부는 MZ세대를 위해 인구절벽 방지와 국가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정부와 기업은 MZ세대의 고민을 덜어주고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해 다음과 같은 사항들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첫째, 중소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기술 및 재정적 지원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둘째, 성공한 스타트업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국내에서 끊임없이 나타날 수 있도록 정부와 국회는 반기업적인 각종 규제조치를 풀고, 시장 자본주의 시스템에 따라야 한다. 셋째, 인공지능, 팹리스 등 유망기술에 대한 공교육을 강화하고 산업현장에서도 첨단기술 교육을 보강해야 한다. 넷째, 플랫폼 기업과 스타트업은 비좁은 국내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한 비즈니스 활동에 적극적이어야 한다. 메타버스 시장은 급속히 커지고 있다. 우리 기업들이 메타버스 세상에서 페이스북, 구글 같은 존재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 다섯째, “최근 일본에서 고학력 여성들의 출산율이 증가하고 있다”라는 희망적인 소식이 들리고 있다. 정부는 MZ세대의 결혼·출산 지원과 관련하여 설득력 있는 방안을 내놓으며, 청년들의 구직난과 주거난을 해결해주고, 부부가 공동육아 할 수 있는 환경도 마련해주어야 한다. ‘장차 태어날 2세들이 행복한 세상에서 살 수 있다’라는 확신을 주어야 한다. 인구절벽을 막는 길만이 국가경쟁력을 지킬 수 있다. 


엄태윤 필자 주요 이력
 
△미국 페이스(Pace)대학 경영학 박사 △한국외국어대 국제관계학 박사 △한국외국어대 특임 강의교수 △제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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