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시위대 강경 진압에 바이든 `추가 제재' 경고…영국·캐나다도 동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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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국제경제팀 팀장
입력 2022-10-0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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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잡 미착용 이란 여성 의문사' 항의하는 아프간 여성 시위대 (카불 AFP=연합뉴스) 

이란에서 발생한 대규모 반정부 시위 사태에 이란 정부가 강경 진압으로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두고 미국과 영국 등 서방 국가들이 일제히 비난에 나섰다.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도 예고됐다.

이란에서는 지난달 13일 쿠르드족 출신의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이슬람 전통 복장인 히잡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도 순찰대’에 의해 체포됐고 이후 조사 과정에서 의문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에 여성 인권을 지지하는 반정부 시위가 전국적으로 확산됐고 이를 진압하는 정부와 시위대 간 충돌이 벌어지고 있는 상태다. 인권 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최소 130명 이상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3일 성명을 내고 “이란에서 평화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이 강화되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면서 신속한 대응을 다짐했다.

바이든은 “이번 주 미국은 평화 시위대에 대한 폭력 가해자들에게 추가 대가를 부과할 것이다. 이란 정부 관계자들에게 책임을 묻고 이란인들이 자유롭게 항의할 수 있는 권리를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란의 대학생들이 아미니의 죽음에 대해 마땅히 격분하고 있다. 주말에 실시된 이란 정부의 진압은 이란 젊은이들이 다른 곳에서 존엄과 기회를 추구하도록 자극하는 유형의 사건”이라고 논평했다.

영국 정부는 이란 외교관들을 소환해 이번 대응이 “정말로 충격적”이라고 비난했다.

캐나다 정부도 이번 사건과 관련해 이란에 새로운 제재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정부는 공식 성명에서 “이번 제재들은 아미니를 사망에 이르게 한 `지도 순찰대’에 의해 자행되고 있는 끔찍한 행동 등 조직적인 여성 박해를 포함해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중대한 인권 침해에 대한 대응”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와 관련해 이란의 최고 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가 3일 이번 사건과 관련해 처음으로 공식 언급에 나섰다.  그는 군 행사에 참석해 이번 사건이 “내 마음을 아프게 했다”면서도 “이란의 적들이 도발한 “괴로운 사건”이라며 책임을 돌렸다.

그는 “경찰을 포함한 치안 부대의 의무는 이란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라면서 “경찰을 공격하는 세력들은 이란 시민들을 폭력배와 강도들로부터 무방비 상태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이 같은 헤메네이의 발언을 보도하면서 불안 사태를 잠재우기 위한 더 강력한 단속을 예고하는 발언일 수 있다며 시위에 맞서고 있는 보안군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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