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국 '즉심' 건수 50% 급증...일선 법원 '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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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성 기자
입력 2022-10-0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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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지난해 전국 법원의 즉결심판 건수가 50% 가깝게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즉결심판 절차 간소화, 범칙금 미납자에 대한 경찰의 즉결심판 청구가 크게 증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인천지법 등 일부 법원의 경우 즉결심판 증가율이 100% 수준을 넘어서면서, 일선 법원의 업무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즉결심판은 형사처벌 성격이 강한 만큼 심판 급증에 따른 부작용 등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일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발간한 ‘사법연감’에 따르면 그간 7만명대 수준을 기록하던 전국 법원의 즉결심판 인원은 지난해 11만명을 넘겼다.

연감을 보면 지난해 전국 즉결심판 관련 접수 인원은 11만3728명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의 7만6100명보다 49.4%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의 전국 법원의 연기준 평균 즉결심판 접수인원인 6만7773명을 훌쩍 상회하는 수치다.

특히 일선 지방 법원의 즉결사건 접수인원 증가율은 높게는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연감에 따르면 인천지방법원의 지난해 즉결사건 접수인원은 1만2565명으로 지난해 5967명 대비 110.6% 가까이 폭증했다.

경찰이 범칙금 미납자에 대한 즉결심판 청구를 크게 늘린 영향이라는 것이 일선 법원 관계자의 전언이다. 법원은 지난 2020년 3월부터 경찰청과 협의를 통해 도로교통법 범칙금 미납자에 대한 즉결심판을 확대하고 있다. 과거에는 범칙금 통고 처분 이후 미납 시 면허 취소 등으로 처리했지만, 범칙금 부과 처분 이후에도 시효 만료로 범칙금을 납부하지 않은 시민이 많아지자 이를 즉결심판에 회부하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향후 즉결심판 청구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심판 청구 절차를 간소화한 점도 즉결심판 청구 증가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경찰은 올해 4월 범칙금 미납자에 대한 소재 수사 폐지를 통해 즉결심판 청구 절차를 간소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은 미납자에 대한 출석요구서 등기우편을 소재 수사로 갈음하는 내용의 협의를 법원과 진행한 상태다.

심판 청구가 늘면서 일선 법원에서는 관련한 업무 부담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한 법원 관계자는 "즉심은 불개정 청구로 진행하는 사건이 많아서 점진적으로 사건이 늘어난 경우에는 큰 부담이 되지 않았지만, 향후 증가 폭이 지속적으로 커지면 법원의 업무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즉결심판 제도가 소송 경제상으로도 큰 효과를 가지고 있지만, 엄연한 형사처벌인 만큼 심판 건수를 급격히 확대하는 것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임석순 한경대 부교수는 '즉결심판제도에 대한 비판적 연구'라는 보고서에서 "자백보강법칙과 전문법칙을 배제하는 현행 즉결심판 제도는 피고인의 헌법적 권리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경찰은 지난 2018년 교통법규 상습 위반자 등에 대한 즉결심판 청구 확대를 시도했지만 형사처벌 확대 가능성에 대한 비판 여론에 밀려 해당 조치를 철회한 바 있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즉결심판은 본질적으로 형사처벌이라는 면에서 결국은 일반 형사재판과 동일한 기판력이 미치게 된다"면서 "정책적인 면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세심한 고려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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