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건전성 적신호] 투자보다 이자 줄이기···불필요한 관계기업부터 '손절'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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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기자
입력 2022-09-28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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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무 안정화···신사업 투자 자금 마련

  • HD현대, 올 상반기에만 기업 4곳 청산

  • 두산, 매각 동시에 신규법인 2곳 설립

  • 포스코는 지속적 처분으로 이득 챙겨

글로벌 주요국의 금리 인상 기조는 특히 부채율이 높은 기업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에 국내 대기업들이 비효율적인 관계 기업을 청산하거나 매각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신사업에 대한 투자만큼이나 불필요한 자회사를 정리해 재무구조 안정을 꾀하는 게 중요하다는 판단에서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HD현대(옛 현대중공업지주)는 올해 상반기에만 관계 기업을 총 4개 정리했다.
 
코마스, 위해현대풍력기술유한공사, 아산카카오메디컬데이터, Hyundai West Africa Limited 등이다. HD현대는 이들을 매각하기보다는 청산하는 절차를 밟았다. 코마스는 HD현대가 설립한 해운사로 설립 초기부터 해운업계에서 비난을 받은 기업이다. 2019년까지 연평균 2000만원 후반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HD현대로서는 조선사가 해운사업을 영위하는 데 대한 공정거래법상 문제, 낮은 영업이익 대비 높은 관리비용 등이 부담이었다.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에 매각하기로 결정되기 전에 총 5개 관계 기업들을 정리했다. 디섹, 대우조선해양건설, 웰리브, Dewind Co., DW Mangalia Heavy Industries S.A., PT.DSME ENR CEPU 등을 매각했는데, 재무 정상화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상반기 기준 대우조선해양 부채비율은 676.45%다. 금리 인상에 따라 이들 부채에 대한 이자도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급히 사업 구조조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HMM 역시 미국과 홍콩에 있는 공동회사와 관계 기업 3개를 청산하는 절차에 돌입했다.
 
올해 채권단 관리에서 졸업한 두산도 관계 기업들을 정리하면서 부채비율 낮추기에 돌입했다. 두산프라퍼티 지분을 처분했으며, Doosan Bobcat Chile Compact SpA를 매각했다. 써니러셀제팔차 주식회사는 청산됐다.
 
두산은 이들 기업을 정리하면서 두산인베스트먼트, 뉴스타베어스 등 법인을 신규로 설립했는데 재무구조 안정화를 위한 사업 구조조정에 이어 신사업 투자를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 같은 사업 구조조정에 따라 두산 부채비율은 지난해 206.11%에서 올해 상반기 기준 166.76%까지 내려갔다.
 
사업 구조조정에서는 단연 포스코그룹이 돋보였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사업 구조조정을 해온 포스코는 올해도 관계 기업들을 정리하면서 처분 이익을 발생시켰다.
 
포스코홀딩스는 최근 Zhongyue POSCO(Qinhuangdao) Tinplate Industrial Co., Ltd에 대한 관계 기업 투자 주식을 매각하고 처분 이익 17억7100만원을 챙겼으며 티케이케미칼, PT. POSMI Steel Indonesia, PT.Batutua Tembaga Raya, 신안풍력복합발전 주식회사 등 지분을 매각해 관계 기업에서 제외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급격한 속도로 오르면서 기업으로서는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 관계 기업은 물론 유휴지 등을 매각하거나 정리하는 게 그 일환”이라며 “또 글로벌 산업 트렌드가 크게 변화해 신사업 투자도 늘려야 하는데 비효율적인 관계 기업들은 그룹 업무를 복잡하게 만들 뿐이기 때문에 자잘한 기업들은 정리하고 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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