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30주년 특별 기고] 韓-中, '송무백열' 관계 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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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입력 2022-08-29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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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올해는 1992년 8월 24일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삼십이립(三十而立)'이라는 말이 있듯이 한·중 양국 관계의 우호와 협력을 다져야 하는 시기가 됐습니다. 한국과 중국 수교 30주년을 맞아 지난 시절을 되돌아보며 앞으로 뜻을 함께하자는 취지로 각계 저명인사의 깊이 있는 견해가 담긴 글을 본지에 싣게 되었습니다. 지난 30년은 한·중 양국이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나가고 경제 파트너로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는 등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물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도 있었지만 한국과 중국은 함께 많은 역경을 이겨왔습니다. 한·중 관계는 이제 새로운 기점에 서 있습니다. 

이번 기고 릴레이에는 한·중 수교 과정의 경험담부터 한·중 교류를 위해 현장에서 땀 흘린 여러분들의 이야기까지, 양국 수교 30주년의 역사가 생생히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가오는 30년에 대한 희망과 기대가 가득히 담겨있습니다. ​한국의 북방외교와 중국의 개혁개방 그리고 세계사의 변화에 순응하는 한·중 수교는 우리들의 소중한 역사이기에 독자들에게 이 글이 한·중 관계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김성환 전 외교통상부 장관 [사진=한·중수교 30주년 기념사업준비위원회]

1992년 한·중 수교는 양국 간 적대 관계와 단절의 역사를 종료시키고 새로운 한·중 관계 발전의 기틀을 마련한 외교적 성취이며, 노태우 전 대통령이 추진했던 '북방외교'가 이루어낸 큰 업적이기도 하다. 수교 이후 한·중 관계는 정치, 경제, 문화 등 여러 방면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이뤘으며 특히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수교 당시에 비교해서 30배 이상 증가해 중국은 이제 한국의 제일 큰 교역 대상국이 되었다.

우리는 통상 30년을 한 세대(世代)라고 한다. 수교 30주년을 맞는 양국관계도 이제 첫 세대가 지나고 새로운 세대를 준비해야 하는 시기로 접어들었다. 한·중 양국은 지난 30년 동안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30년을 바라보면서 양국 간 '전략적 협력동반자관계'를 발전시켜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30년 한·중 양국이 서로 다른 점을 인정하면서 공통의 이익을 추구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의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면 앞으로의 30년은 서로 이견이 있는 분야에서도 상호 공감대를 확산시켜 나가는 '구동화이(求同化異)'의 수준으로 질적인 발전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앞으로 미래의 주역이 될 양국의 젊은 세대들이 서로를 더 많이 이해하고 존중하는 관계로 발전할 수 있도록 양국 정부가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많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고 역사와 문화와 정서적인 유사성을 가지고 있는 우리 양국은 서로의 발전을 기뻐해 주고 축하하는 '송무백열(松茂柏悦)'의 관계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또한, 우리 양국은 함께 발전하면서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 나아가 세계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는 모범적인 양자 관계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양국의 발전은 '호혜 평등'의 기초에서 서로를 위하는 정신에 기초하여 양국 간 관계에서 정부와 국민의 입장을 고려하며 안정적인 관계로 유지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어렵게 수교하여 지금까지 많은 성과를 이룬 경험을 기초로 무엇이 양국관계에 도움이 되는지 깊이 있게 생각하고 장기적 안목으로 현실적 양국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한·중 관계를 위해 노력해 왔던 분들과 미래 양국의 젊은 세대에 도움이 된다고 본다.

모든 것이 하루아침에 이뤄지지는 않는다. 정부와 민간의 노력도 마음과 생각에서 상대방을 위하는 호혜평등에서 시작해야 양국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고, 더 나아가 미래세대에 현실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

한국 외교는 항상 미래지향적으로 노력해 왔다. 그러하기에 ‘북방외교’도 있었고 그 성과가 있었다고 본다. 한·중 양국은 수교 당시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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