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노키즈존' 논란은 현재진행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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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희 기자
입력 2022-08-22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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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노키즈존’(No Kids Zone)'이라 아이는 입장이 안됩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어린 자녀를 데리고 한 음식점을 찾았지만 문 앞에서 '노키즈존'이니 나가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A씨는 "아이가 별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는데도 '진상을 부리는 손님'으로 취급 당하는 것 같아 화가 많이 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도 "엄마,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어?"라고 말하는데 기분이 좋지 않았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어린이를 동반한 손님을 받지 않는 일명 노키즈존 업소가 늘면서 아이를 둔 주부들의 반발이 거세다. 특히 젊은 연령대가 자주 방문하는 이른바 '핫플레이스' 지역에서 확산되는 경향이 있다.

미취학 아동을 키운다는 B씨도 온라인 커뮤니티 맘카페에 "커피를 마시기 위해 아이와 한 카페를 찾았는데, 노키즈존이라고 적힌 안내문을 가리키며 나가 달라고 했다. 아이를 단속하며 조용히 있겠다고 했지만 거절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며 불만을 토로했다. 

업주들은 매장을 이용하는 다른 고객들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노키즈존으로 운영한다는 입장이다. 서울의 한 노키즈존 카페 점주 C씨는 "아이가 뛰어다니다가 다른 손님 테이블을 엎어서 새로 음식을 내준 적이 있어 노키즈존을 시행하게 됐다"라고 전했다. 또 다른 카페 사장 D씨도 "아이들을 차별한다기 보다는 깨질 수 있는 그릇과 컵 종류들이 많아 부득이하게 노키즈존을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노키즈존에 대한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해 전국의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노키즈존에 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허용할 수 있다'는 응답이 71%에 달했다. 반면 ‘어떤 이유로든 허용할 수 없다’는 응답자는 17%에 그쳤다.

김소영 작가는 에세이집 '어린이라는 세계'에서 '어린이는 공공장소에서 예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어디서 배워야 할까? 당연하게도 공공장소에서 배워야 한다'라고 썼다. 당연한 말이다. 출생 직후부터 공공예절을 지킬 줄 아는 사람은 없다. 공공예절은 사회에서 경험하고 소통하는 과정에서 터득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노키즈존은 아이들이 공공장소에 머물 기회조차 앗아갈 수 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처럼 사회는 아이들을 배려해야 한다. 어린이를 향한 혐오가 알게 모르게 심화하고 확대되는 모습을 보이는 건 결코 좋은 사회가 아니다. 어린이를 위한 세상이 모두를 위한 세상이라는 인식이 확산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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