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평양 전쟁 당시보다 심각한 수준"

일본의 '나라 빚'이 무서운 속도로 늘고 있다.

일본 재무성은 국채와 차입금, 정부단기증권을 합한 국가부채가 6월 말 현재 1255조 1932억엔(약 1경2270조원)을 기록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이는 3월 말부터 계산하더라도 13조9000억엔 늘어난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국민 1인당 부채는 사상 처음으로 1000만엔을 넘어섰다. 재무성은 2022년 말에는 전체 국가부채가 1411조엔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는 "정부의 채무가 멈추지 않고 늘어나고 있으며, 금리 상승에 취약한 재정 구조를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매체는 "기업 실적 회복에 따라 2021년 세수는 67조엔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코로나19 대책과 고물가 대책 등으로 세출은 계속 늘고 있다"면서 "아직은 저금리 상황이므로 이자 지급으로 인한 부담은 없지만, 세출의 증가가 세수의 성장을 웃돌아 채무가 증가하는 구조가 됐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고물가 대책을 포함한 2조7000억엔 규모의 2022년도 추경예산 재원 전액을 적자 국채로 마련했다. 

닛케이는 7월 1일 시점의 총무성의 인구 추계에 따른 일본 전체 인구(1억2484만명)를 기준으로 하면 국민 1인당 약 1005만엔의 빚을 지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03년의 550만엔에 비해 1인당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일본의 채무 잔액은 국내총생산(GDP)의 2배가 넘어 선진국 중 최악의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GDP 대비 부채가 높은 나라는 1위를 차지한 베네수엘라를 비롯해 개도국이나 빈곤국들이 대부분이다.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드문 일이다. 미국도 국가 채무가 상승하고 있기는 하지만, GDP 대비 비율은 120%로 일본의 절반 수준이다. 이에 대해 일본 내부에서도 경고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경제평론가 가야 게이이치는 주간매체 겐다이 비즈니스 기고문에서 "일본 정부의 GDP 대비 부채는 태평양전쟁 말기 수준을 돌파하고 있다"면서 "현실적으로 일본의 재정이 곧 파탄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과대한 정부채무는 일본 경제에 매우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지적했다.  

게이이치 평론가는 "국채를 계속해서 발행하면 재정파탄(혹은 극도의 인플레이션에 의한 통화가치의 훼손)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어느 수준까지 정부채무를 증대시키면 재정이 파탄을 맞을지 혹은 엔화가 급락할지 알 수는 없지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일본의 경우 재정파탄이 발생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정부의 이자 비용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다"라면서 "아직은 저금리지만 엔저 등으로 물가가 오르고 있어 금리 상승 압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장기금리가 1%로 상승한 것만으로 일본 정부가 국채 보유자에게 지불해야 하는 이자는 연간 10조엔에 달한다. 3%까지 올라가면 이자 비용으로만 30조엔이 나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부의 부담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또다시 국채를 발행해 이자를 내야 하는 악순환이 지속되는 것이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본격화하고 금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일본의 국가 채무 리스크는 나날이 커지고 있다. 

게이이치 평론가는 "부채 부담이 지나치게 늘어나면 일본 경제가 대혼란에 빠지는 것은 분명하며, 이것만으로도 국민에게는 큰 타격이다"라면서 "지금부터 정부채무 문제에 대해 일정한 목표를 세워둘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본 정부에 남겨진 시간은 많지 않다"면서 "금리 상승이 본격화되면 매년 예산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지고, 머지않아 충분한 예산을 마련할 수 없는 시기가 반드시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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