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으로 몰리는 돈] 불안한 베팅보다 안전자산… 수익률 4%대 채권 30분에 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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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증권부 팀장
입력 2022-08-10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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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동성 파티 종료… 주식·코인 직격탄

  • 변동성 장세에 염증 '탈출 자금' 몰려

  • 쿠폰금리 4% 찍자 뭉칫돈 대거 유입

  • 전문가 "채권 투자 늘릴 시간" 조언

[사진=연합뉴스]

개인투자자들까지 채권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배경은 고물가와 고금리에 직격탄을 맞은 주식시장 투자자들이 수익성보다 안정성을 택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서 안전자산과 위험자산 간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채권이 새로운 투자처로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채권 투자를 늘릴 것을 조언하고 있다. 동시에 이들은 증권사들의 채권 판매시장 역시 점차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은다.

◇유동성 파티 끝났다···채권 금리 하락세

코로나19 사태가 일으킨 유동성 파티는 지난해 후반부터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 각국 중앙은행들이 유동성 지원을 중단하고 긴축으로 방향을 돌리면서 금융시장에선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들이 약세로 돌아섰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무력 충돌은 이 같은 분위기를 더욱 부채질했다. 비트코인으로 대변되는 가상화폐 시장은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반대로 안전자산들에는 돈이 몰리기 시작했다. 올해 6월 3.5% 부근까지 치솟았던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달 초 2.6% 수준까지 떨어졌다. 우리나라 국채 10년물도 6월 중 3.8% 근방에서 고점을 찍은 뒤 최근엔 3.1~3.2%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채 금리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채권 가격이 올랐다는 얘기다.

이 같은 자산시장 변화 속에 주식과 가상화폐 투자에 어려움과 염증을 느낀 개인투자자들도 채권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채권이 주식에 비해 안전하면서 예금보다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끼고 있다.

◇"예·적금보다 낫다"···증권사 새 수익원 부상

증권사들의 채권 판매 전략은 이 같은 분위기에 불을 붙였다. 가뜩이나 주식시장 침체 속에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야 하는 증권사들의 이해관계도 맞아떨어졌다. 증권사들은 주로 만기가 1~2년 이하로 남은 회사채를 중심으로 채권을 판매하고 있는데 이들은 보통 연 4%대 수익률을 제공한다. 은행 예·적금처럼 완벽하게 투자자금이 보호되진 않지만 부도 확률이 사실상 없는 기업들의 채권만 골라 판매하면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삼성증권이 최근 300억원 한도로 판매한 세전 연 4%대 수익률을 제공하는 은행과 금융지주 채권은 30분 만에 매진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은 전체 채권시장 흐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영증권은 이달 보고서에서 “최근 크레디트 시장이 약세를 이어가는 가운데서도 리테일 고객을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강세를 보이는 종목들이 확산되고 있다”면서 “쿠폰 금리가 연 4% 수준으로 올라오자 개인고객들의 뭉칫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 "채권 투자 늘려라" 조언

전문가들 역시 현재와 같은 금융시장 여건에서는 채권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과 금리 인상 사이클이 정점을 지났다는 이른바 `피크 아웃’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한편에선 경기 침체 우려까지 불거지고 있는 만큼 안전자산 투자가 현명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들은 관련 시장의 앞날도 밝은 편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 매니저는 “요새 예금 금리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안정적인 회사채에 투자하는 만큼은 아니다”면서 “개인들이 채권을 매매해서 이익을 얻기보다는 만기까지 보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증권사들이 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우량 회사채들을 집중적으로 판매하는 전략을 잘 찾은 것 같다. 앞으로 이 시장이 커질 확률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자금이라면 만기가 더 긴 회사채에 투자하는 것도 권유하고 싶다. 잘 찾아보면 망하기 어려운 기업 가운데 만기가 4~5년 정도 남은 회사채는 5%대 수익률이 나오기도 한다. 요즘 이만한 투자처가 어디 또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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