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코난 김선혜 성우에게 코난으로 산다는 것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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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9-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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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들의 유년기를 함께했던 만화 <명탐정 코난>은 탐정사무소에 의뢰된 사건을 해결해가는 내용의 이야기로 명작으로 손꼽힌다. “내 이름은 코난, 탐정이죠”라는 상징적인 멘트를 놀이터에서 친구들과 따라하기도 했다. 시간이 흘러 2022년, 코난 김선혜 성우와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김호이 기자/ 코난 김선혜 성우]



Q. 지금까지 대표적으로 어떤 캐릭터들을 맡아오셨나요?
A. 대표적으로 '명탐정 코난'의 코난을 맡았고, '아따맘마' 선남이도 맡았었어요.
 
Q. 성우는 어쩌다가 하게 됐고 코난 성우로까지 이어지게 됐나요?
A. 어릴 때부터 성우가 꿈이었는데 대학생 때부터 본격적으로 성우 공부를 했고요. 감사하게도 제가 엄청 사랑하는 투니버스 4기로 입사를 하게 됐고요. 명탐정 코난 2기 때부터 코난 역으로 캐스팅이 돼서 지금까지 20년 동안 코난 성우로 살고 있어요.
 
Q. 성우를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들이 있나요?
A. 축구 경기를 보러 갔는데 너무 소리를 질러서 그 다음날 중요한 녹음이 있는데 녹음을 못하는 일이 생겼었어요. 그 다음부터는 이런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 소리를 지르지 않아요. 그리고 감동적인 에피소드로는 제가 시사회로 극장에 갔는데 시각장애인 팬 분께서 제 손을 잡으면서 제 목소리를 듣고 너무 행복했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제가 더 행복하고 따뜻했어요.
 
Q. 코난 목소리로 인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도 있나요?
A. 제가 흥분하면 코난 목소리가 나오나봐요. 집에서 아이들을 혼낼 때 코난 목소리가 나오면 남편이 "너희 엄마 화났다. 코난 목소리 나왔다"고 해요(웃음).
 
Q. 많은 부모님들이 비교육적이라는 이유로 만화를 못 보게 하는데 성우님은 어떤가요?
A. 애니메이션 더빙하는 성우로서 막지는 않아요. 알아서 스스로 정화 작용을 하더라고요. 알아서 잘 거르고 나쁘고 좋은 걸 스스로 알아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코난에는 범죄 사건들이 많이 나오잖아요. 굉장히 안 좋아하실 수도 있어요. 근데 금방 해결이 되잖아요. 그 안에서 선과 악이 항상 대립하면서 정의가 이기는 쪽으로 끝나기 때문에 나쁘지 않아요.
 
Q. 코난이 범죄를 몰고 다닌다는 말이 많더라고요.
A. 몰고 다니는 게 아니라 사건이 일어나는 곳을 쫒아다니는 거죠. 근데 결국에는 해결하잖아요.
 
Q. 더 이상 코난이 뒤에서 숨어서 말을 하지 않더라고요.
A. 맞아요. 예전에는 기둥이나 의자 뒤에 숨거나 유명한 탐정님이 안 보이는 곳에 숨었는데 요즘에는 누가봐도 보일 것 같은 곳에서 하더라고요. 극 중 설정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 눈에는 안 보이니까 괜찮아요.
 

(오른쪽) 코난 김선혜 성우 [사진=김호이 기자]


Q. 슬럼프도 많이 있었을텐데 좋아하는 일을 오래하기 위한 성우님만의 방법이 궁금해요.
A. 자기 일을 사랑해야죠. 슬럼프는 내가 좋아하는 걸 잘 못해냈을 때 오는 건데 슬럼프에 빠져서 오늘은 힘들겠지만 다시 제자리에 가야 되거든요. 다시 제자리로 가는 탄력 회복성이 있어야지, 그 다음날까지 가지고 가면 안되거든요. 힘들 때는 힘들어 하다가 그 다음날부터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는 패턴이 중요해요. 좋아하는 일을 해서 너무 행복하고요.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서 많은 걸 배우죠.
 
Q. 코난 성우로 가장 잘 알려져 있는데 한가지 캐릭터의 이미지로 굳혀 지는데 아쉽지는 않나요?

A. 아쉬울 수도 있지만 다른 캐릭터를 했을 때 반전 매력일 수 있어서 그것도 감사한 일이죠. 코난 이미지가 확립되어 있긴 하지만 성우가 돼서 대표할 수 있는 캐릭터 하나쯤은 있다는 게 감사하고 행복해요.
 
Q. 성우로서 느끼는 뿌듯함이 있나요?
A. 요즘 많이 느껴요. 극장판을 보면서 소리를 많이 질러 주시더라고요. 그런 게 제겐 뿌듯함이에요.
 
Q. 코난과 어린시절을 함께한 독자들이 어느덧 어른이 됐어요.
A. 2~3년 동안 코로나 때문에 극장에 못 갔잖아요. 요즘 극장에 가서 느낀 건 어린 친구들보다 20대 30대 같이 연령층이 있는 팬들이 많더라고요. 그분들이 그렇게 성장했다는 것에 감격스럽기도 하고요. 그분들의 추억 속에 제가 함께했다는 거잖아요. 그게 뿌듯한 것 같아요. 추억의 일부분이 된다는 게 흔한 일은 아니잖아요.
 
Q. 성우님도 어렸을 때 보고 자란 만화들이 있을텐데 성우가 된 후에 동료로서 그 만화의 성우들을 만나면 새로운 감정이 들 것 같아요.
A. 강수진 선배님 너무 좋아했고요. 박영남 성우님도 너무 팬이었어요. 특히 강수진 선배님을 팬으로서 너무 좋아했는데 거의 20년 동안 작품을 같이 한다는 건 성공한 덕후라고 생각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시간영수증]



Q. 세월이 흐른만큼 코난의 목소리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A.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전속 때도 진중한 남자 역할을 한 적이 없어요. 그래서 초기에 코난을 할 때는 최덕희 선배님의 목소리처럼 귀여운 목소리를 따라하려고 했는데 선배님의 목소리를 따라하려고 해도 따라할 수가 없고 변별력도 없기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결론은 귀여운 게 안된다면 진중한 캐릭터로 가려고 노력을 많이 했어요.
 
Q. 코난의 결말을 알고 계신가요?
A. 알고 싶지 않아요. 끝이 나면 안되거든요.
 
Q. 결말을 추측하기로는 세모, 뭉치, 아름이가 검은조직이라는 말도 있더라고요.
A. 작년에도 그런 말이 있었어요. 사실은 브라운 박사님이 조장을 해서 뭉치, 세모, 아름이가 검은조직의 맴버라는 짤을 보고 의아해 한 적이 있었는데 사실은 아니지 않을까요?
 
Q. 만화책으로는 100권이 끝이라고 들었거든요.
A. 101권이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100권에서 끝날 스토리가 아니더라고요.
 
Q. 목소리를 써야되는 성우 직업특성상 코로나로 인해 더욱 힘들었을 것 같아요.
A. 저희는 마이크를 같이 써야 돼서 취약해요. 한 사람이 걸리면 여러 사람이 한번에 걸릴 수 있기 때문에 모두가 신경을 썼어요. 코로나 이전에 녹음 방식은 다같이 녹음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개별적으로 녹음을 하고 1인 1마이크로 사용해요.
 

[사진= 김호이 기자/ 김선혜 성우가 전하는 메세지]



Q. 성우님에게 동료의 의미는 뭔가요?
A. 만나면 좋아요. 코로나가 잠잠해지면서 사람 수를 늘려서 녹음을 하기 시작했어요. 눈만 마주치면 어떻게든 얘기하고 싶고, 1년만에 본 사람도 어제 본 사람 같아요. 제게 동료는 웃음이 나고 기쁨을 함께하는 사람이에요.
 
Q. 만약 코난처럼 약을 먹고 어려져서 하루를 살 수 있자면 몇 살로 돌아가고 싶나요?
A. 글쎄요. 저는 어렸을 때로 돌아가고 싶지는 않고요. 코난을 처음 맡았던 2기로 가면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Q. 초등학생 김선혜는 어떤 학생이었나요?
A. 엄청 활발했고요. 아빠가 군인이셔서 이사를 많이 다니다가 대전에서 살게 됐는데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뛰어다니고 활달했던 것 같아요.
 
 

(오른쪽) 코난 김선혜 성우 [사진=김호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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