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넘보는 中 전기차] 판매대수에만 급급한 보조금, 산업 육성책 안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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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8-02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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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관련 정부 정책이 본격화한 시기는 이명박 정부 때다. 2009년 전기자동차산업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우리나라가 2015년까지 전 세계 전기차 시장을 10% 점유하고 2020년 국내 소형차 중 10% 이상 등 전기차를 총 100만대 보급해 4대 강국에 들겠다는 청사진이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들어 전기차 보급대수는 크게 줄어들었다. 초기 100만대 보급을 고수하다 임기 4년 차에 25만대로 하향했다. 문재인 정부도 2022년까지 43만대, 2025년까지 113만대 등 전기차 보급대수를 제시했지만 올해 상반기 전기차 누적 대수는 30만대 수준에 불과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결과가 예고된 참사로 보고 있다. 유럽과 중국 등은 탄소 배출 저감이라는 채찍(규제)을 들고 산업 진흥을 위한 당근(보조금 등)을 병행했지만 우리나라는 역대 정부마다 전기차 보급 목표에만 치중하면서 산업 진흥에 대한 근본적인 뼈대를 세우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지금도 뚜렷한 산업 육성책은 보이지 않고 있어 전기차 정책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시각이다.

업계 관계자는 “만약 시장 초기에 정부가 자국 산업 육성으로 전기차 지원 방향을 잡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양상으로 전개됐을 것”이라며 “세계 각국마다 규모의 경제 달성에 애쓰는 중에 중국이 가장 먼저 앞서나가게 됐고, 이는 한국 완성차 시장에 재앙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라고 경고했다.

잘못된 보조금 정책은 전기차 산업 경쟁력 저하에 그치지 않고 해외 전기차 기업들이 국내에서 세금으로 이득을 보는 상황까지 만들어내고 있다. 현행 국내 보조금 정책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전기차에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가격 상한만 설정할 뿐 생산 지역에는 차등을 두지 않는다.

이로 인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 업체 전기차 판매량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수입 친환경차는 총 5만1121대 판매돼 지난해 같은 기간(4만9671대)보다 2.9% 늘었다. 이 중 전기차는 지난해 상반기 2666대에서 올해 6294대로 136.1% 크게 증가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이라도 전기차 보급 촉진과 함께 산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동기부여형 정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하는 채찍을 들어 시장 경쟁 환경 조성에 앞장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아울러 효율적인 충전 인프라 구축과 스타트업 발굴에 집중하고, 필요하다면 중국 정부 지원책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경쟁력 있는 기업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경쟁에 도태되는 기업에는 과감히 지원을 끊고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진출은 국내 전기차 시장에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산 전기차가 시장에서 월등히 뛰어난 가성비를 인정받는다면 국내 시장 잠식은 시간문제로 보이며, 이는 국내 완성차업계 부품 생태계에도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전기차 부품이 한국으로 대거 들어와 한국에서 조립만 하면 낮은 관세로 가격 경쟁력을 덧입는 문제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1위 전기차 제조사 BYD(비야디) 판매점 모습. [사진=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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