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디지털 전환과 탄소 저감 함께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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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근 VM웨어코리아 전무
입력 2022-07-3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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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석근 VM웨어코리아 전무 [사진=VM웨어코리아]


국내 기업의 RE100(사용 전력량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캠페인) 가입 소식이 속속 들려오는 등 한국 산업계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 바람이 분다. 지난해 11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 합의가 있은 지 반년을 훌쩍 넘겼다. 각 국가가 탄소 중립 필요성에 공감하는 것을 넘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천하고 있는지를 점검해봐야 하는 시기다.

영국 정부는 지속 가능성 계획과 탄소 저감 계획이 없는 기업은 주요 정부 계약을 따내지 못하도록 하는 정책을 발표했다. 한국도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골자로 구체적인 로드맵을 수립하고 있다. G20 국가 중 넷 제로(net zero)를 목표로 삼는 국가의 비율은 2020년 5분의 1에서 2021년 3분의 1로 늘었다.

싱크탱크 기관인 파워 시프트 아프리카(Power Shift Africa)는 COP26 합의가 보기에는 좋지만, 실제로는 영양가가 없는 ‘슈가 러시(달콤한 음식을 섭취한 후 일시적으로 에너지가 높아진 것처럼 느끼는 현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기업은 슈가 러시를 경계하고 실질적인 행동으로 환경을 지키는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기업은 COP26 목표를 어떻게 실천에 옮길 수 있을까? COP26에 따라 향후 10~20년간 달성해야 하는 목표는 모두 지속 가능한 기술과 관련이 있다. 기업 의사결정권자를 움직이는 것은 결국 경제적 이익이다. 디지털 전환을 통해 비용적 이점과 함께 탄소 저감을 실현할 수 있도록 기업의 모든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에 지속 가능성을 내재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상화와 멀티 클라우드로 지속 가능한 컴퓨팅을 실현하라
기업은 가상화 기술에 투자함으로써 지속 가능한 디지털 전환을 시작할 수 있다. 가상화를 통해 단일 서버에 다수의 가상 머신(VM)을 생성해 적은 에너지로 훨씬 더 많은 컴퓨팅을 수행할 수 있다. 가상화 기술은 2003년부터 고객의 탄소 배출량 12억 미터톤을 저감해온 것과 같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또한 기업은 멀티 클라우드를 활용해 가장 에너지 효율적이고 탄소 효율적인 플랫폼에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다. 오늘날 지속 가능한 컴퓨팅의 핵심에 멀티 클라우드가 자리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업은 클라우드 플랫폼을 구동하는 데이터 센터의 규모와 위치, 기후, 해당 지역의 재생 에너지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해 가장 지속 가능한 수단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지속적인 성능, 용량, 비용 최적화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함께 활용하면 클라우드 환경의 관리를 자동화함으로써 지속 가능성에 대한 가시성을 얻고 배출량을 추가로 감소할 수 있다.
 
친환경 하이브리드 근무로 전환하라
하이브리드 근무 도입 또한 좋은 방법이다. 기업은 현대화된 IT 인프라를 통해 직원이 어디서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함으로써 자연스럽게 탄소 발자국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하이브리드 근무 환경으로의 전환이 실제 탄소 저감에 기여한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국제 에너지 기구(IEA)는 최근 연구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가 가능한 모든 인구가 일주일에 단 하루만 재택근무를 한다면, 연간 도로 교통으로 발생되는 전 세계 석유 소비량의 약 1%를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택 근무로 인한 가정에서의 에너지 사용 증가를 상계해도,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연간 2400만 미터톤 감소한다. 이는 2018년 한국 전체 배출량의 3배 이상이다.

특히 기업 90%가 팬데믹 이후에도 원격 근무와 현장 근무를 결합한 형태를 유지하고자 하는 상황에서 이러한 가능성은 주목할 만하다. 기업의 의사결정권자는 ESG 경영의 일환으로 하이브리드 업무를 지원하고, 이를 통한 지속 가능성 이점을 최대화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솔루션을 마련해야 한다.
 
책임 있는 경영의 표준을 마련하라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에 금융, 기술 투자를 고려할 때 COP26이 근거가 된다는 것은 흥미로운 사실이다. 혁신에 대한 투자는 매우 중요하다. 2020년 막대한 투자금이 환경과 사회적 선행을 향해 흘러갔다. 이는 시장이 옳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기업이 ESG 가속화를 위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이는 투자와 세금 감면, 고객 유치로 돌아온다.

최근 액센츄어(Accenture)와 UN 글로벌 콤팩트(UNGC)가 글로벌 CEO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온 상승을 1.5도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기업이 자체 목표를 설정할 수 있도록 정부가 명확한 가이드를 줬다고 생각하는 CEO는 18%에 불과하다. 기업은 더 중요한 가치와 주인의식을 추구하고 궁극적으로 변화를 주도하기 위해 정부와 협력해 국제 표준 및 정의와 조화를 이루는 표준을 수립해야 한다.

이 표준으로 기업은 무엇을 목표로 삼고 어떻게 책임 있는 비즈니스를 운영할지 더 엄격한 지속 가능성 기준을 마련해 구체적인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공공 및 민간 분야의 IT 구매를 위해 탄소 배출량을 모니터링하고 고객과 투자자가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독립적인 데이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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