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이의 사람들] '우영우' 감독이 드라마로 전하고 싶은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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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이 객원기자
입력 2022-08-04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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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대한민국은 지금 우영우 신드롬에 빠져있다.
“기러기, 토마토, 우영우, 역삼역?”이라고 말하는 모습이 엉뚱하면서도 귀여워서 빠져들지 않을 수가 없다.
제작진은 우영우 신드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유인식 감독과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 ENA 제공/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유인식 감독]


Q. 우영우 패러디를 해서 불편함을 겪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그런 이야기가 편하지는 않은데 우영우의 캐릭터를 따라하셨던 분들이 자폐인을 비하하고 싶지는 않았을 거예요. 사랑하는 캐릭터가 있으면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잖아요. 본인이 생각했던 맥락과는 다르게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될 필요가 있다고 봐요. 박은빈 배우도 인터뷰 때 주의하는 걸로 알고 있고요.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서 왈가왈부할 입장은 아니지만 전에는 드라마에서 보이지 않던 소재로 드라마를 만들어서 예전에는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의식을 더욱 생각 하고 있는 것 같아요.
 
Q. 굉장한 인기를 얻고 있는데 실감을 하시나요?
A. 이렇게 까지 사랑해주실 거라고 예상 못했어요. 많이 알려지지 않은 채널에서 방송을 했고 소재가 대중성을 확보할 거라는 확신도 없었거든요. 10년 이상 연락을 못했던 사람들한테 연락도 오고 고등학교 은사님한테도 연락이 왔는데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Q. 이 연출은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나요?
A. 호흡은 제가 연출을 하면서 중요시 하는 부분이에요. 우영우에서 좋은 장면들은 배우들이 자연스러운 호흡을 했기 때문에 드러나는 것 같아요. 맺고 끊어짐의 호흡이 생기는 것 같고 배우와 협의를 해서 펀치라인 부분들을 시청자가 원하는 순간에 드러나게 하는 부분들이 있어요.
 
Q. 우영우 김밥의 의미는 뭔가요?
A. 박은빈 배우가 김밥을 먹는 장면이 많아요. 먹는 신이기 때문에 점심을 굶고 와서 연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우영우 김밥은 얇게 썰어서 가볍게 세로로 먹을 수 있어서 세로로 먹은 것 같고 구내식당 김밥은 굵어서 가로로 먹은 거예요.
 
Q. 자폐스펙트럼을 소재로 한 게 불편하다는 반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자폐스팩트럼을 가진 아이의 어머니가 우영우를 보면서 내 아이를 귀여워할 수 있게 됐다는 반응을 보고 울컥했어요.
 
Q.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경우 우영우로 인해 상처를 받은 부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세상에 모든 장애와 자폐를 영우가 대표할 수 없는데 우영우의 무대가 일반적인 직장이고 비자폐인과 살아가는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과 애환도 비자폐인들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였어요. 최대한 진정성을 담으려고 애를 썼지만 영우가 그들을 대변하는 것처럼 느끼는 상대적인 박탈감에 대해 아쉽다고 말씀드리고 싶고 포용력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어요.
 
Q. 제2의 오징어게임이라는 반응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고 신기해요.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게 비슷하다는 생각도 하고요. 동시대 사람들이 비슷한 갈증과 고민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Q. 캐스팅에 중점을 둔 부분이 있나요?
A. 게스트인데 주인공의 분량을 차지하는 부분들이 많았어요. 대본이 나오자마자 이 역할과 어울리는 사람들 섭외에 나섰죠.
 
Q. 드라마의 차기 시즌 논의에 대해 얘기가 나온 부분이 있을까요?
A. 시즌제가 되는 건 제작자 입장에서는 행복한 일이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나온 얘기는 없어요.
 
Q. 박은빈 배우를 섭외하기 위해 1년 넘게 기다린 이유가 뭔가요?
A. 우영우라는 역할을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다고 생각해요. 박은빈 배우가 하지 않으면 프로젝트를 이어나가기 힘들다고 생각했고요. 별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에 1년 넘게 기다렸고요.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고 있어요. 박은빈 포에버!
 
Q.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채널에서 함께하게 된 게 모험일 것 같기도 해요.
A. ENA 채널이 인지도가 높지 않아서 놓치는 시청자들이 있으면 어떡하지에 대한 우려도 했었는데 러닝타임에 있어서 지상파 보다는 자유로웠고 적극적인 팬덤이 만들어지는 걸 보면서 신기했어요.
 
Q. 후반부에 관전 포인트가 있을까요?
A. 전반부는 우영우가 진짜 변호사가 될 수 있을까에 대한 부분에 관심이 쏠려있었다면 후반부에는 어떤 변호사가 훌륭한 변호사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들이 담겨있어요.
 
Q. 박은빈 배우여야만 했던 이유가 있나요?
A. 대본을 읽었을 때 처음에는 영우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아서 막막했었어요. 다른 사람들과 다른 대사를 접근하는 방식으로 인해 배우에 대한 신뢰가 필요했어요.
 
Q. 어디까지 시청률를 기록할 수 있을 것 같나요?
A. 지금까지 온 것도 전혀 예상해보지 못했고 주식 오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꿈꿔보지 못한 시청률이라서 지금의 시청률도 꿈꿔보지 못했었어요.
 
Q. 감독님만의 캐릭터를 잡는 노하우가 있나요?
A. 노하우 같은 게 있었으면 좋겠어요. 잠시도 정체되어 있지 않고 계속 변화되는 게 우리나라 드라마의 인기라고 생각해요. 매번 다른 캐릭터를 만나게 되기 때문에 드라마의 색깔도 캐릭터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것 같아요. 항상 드라마 시작할 때마다 걱정은 되지만 결국에 드라마의 성패는 사람들이 캐릭터가 어떻게 하면 공감하게 하느냐 인 것 같아요.
 
Q. 우영우와 고래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인데요. 매 회차마다 고래의 크기나 배경이 다른 이유가 뭔가요?
A. 영우에 고래를 넣으면서 4개 정도 포토그래픽 메모리를 만들었어요. 먼저 영우가 어디서 봤던 이미지의 고래가 있어요. 수많은 자료를 찾아서 보여드려야 했죠. 귀엽게 등장하는 고래는 종이로 고래 모형을 만들어서 모션 그래픽 처리를 해서 작업을 했어요. 하나는 깨달은 순간에 나타난 고래는 구할 수 있는 모든 작품의 고래를 찾아서 저희가 바닷바람을 불어가면서 합성한 스타일로 촬영했어요. 회별로 당연히 달라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고래 크기가 다르다거나 설정한 부분은 아니에요. 작가님이 대본에 암시한 순간이 있는데 6회에서는 두 번을 만나요. 시원스러운 아이디어로 자신 있게 뒤집는 순간이 아니에요. 대본을 보면 고래가 물 밖으로 나오지 않고 빼꼼하는 장면이었거든요. 또 시원스럽게 점프하는게 아닌, 분수를 내뿜는 고래도 있고요. 네번째는 꼭 한두번 정도는 영우의 특별한 순간에 현실 세계에 나타난 고래를 보여주고 싶었어요. 그 부분은 CG팀과 시작부터 머리를 맞대고 캐스팅했어요. 막상 촬영하면서는 걱정이 됐죠. 영우가 보는 것도 아니고 사건에 영향을 미치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공을 들여도 괜찮을까? 걱정을 했는데 고래들을 사랑해주셔서 너무 다행이라 생각해요. 앞으로도 뜻밖의 장소들에서 나오는 고래 이미지를 기대해주시면 좋겠어요.
 
Q. 여러 담론도 나오고 있는데요. 어떤 마음으로 봤으면 하시나요?
A. 성의를 다해서 만들기는 했지만 많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는데 이렇게 깊게 봐주시는 게 기쁘기도 하고 무겁기도 한데요. 매회차 마다 우영우가 고민할만한, 동시대의 우리가 고민할 만한 정답이 없는 문제들에 대해서 그 답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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