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 "혁신위, 당내 의견 수렴 통해 위기 극복해야… 태생적 한계 있다"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맨 왼쪽)이 지난 20일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의견수렴 경청회 2탄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27일 지난 달 첫 회의를 시작한 이후 한 달을 맞았다. 혁신위는 25일부터 일주일간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혁신안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전날 출입 기자단 공지를 통해 "혁신위가 오는 31일까지 당 홈페이지 안내 배너나 당 SNS 계정에 게시된 링크를 통해 혁신안 관련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다"고 했다. 

혁신위는 혁신과제의 우선순위와 인재영입·육성·관리 방안, 당원 및 당원협의회 운영·관리 방안, 당 기구 및 정책네트워킹 방안 등에 대한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제 시간 걷고 있는 '혁신위 시간표'…당원·국민 목소리 모두 들었다

혁신위는 지난 18일 당원과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당 혁신에 대한 희망사항을 혁신안에 반영하기 위한 '혁신위 의견 수렴 경청회 1탄'을 개최하기도 했다.

혁신위는 경청회를 통해 당원들이 바라보고 경험한 국민의힘에 대한 얘기를 들었다. 손수조 전 새누리당 중앙미래세대위원장과 신인규 전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청년·여성 인재, 과거와 현재에게 미래를 묻는다'를 주제로 국민의힘 인재 영입과 육성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최재형 혁신위원장은 모두 발언에서 "집권 여당이 된 이상 국민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책임 있는 정당, 국정을 이끌어가는 지속 가능한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만들지 못한다면 이제는 우리 당이 국민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무엇이 당과 국민을 위해 옳은 것인가를 알아보면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혁신안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리 당이 생명력 있는 정당이 되기 위해선 새로운 인재들이 계속 들어와서 공정한 시스템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꿈을 가지고 들어와서 결국은 줄서기를 할 수밖에 없다거나 또는 소모품 처럼 사용되고 만다면 우리 당에 미래는 없다고 할 수 있다"며 "오랫동안 당을 위해 희생하고 당을 지켜왔던 당원들에 대해 과연 그 분들이 당 활동을 통해 보람을 느끼도록 했는가에 대한 반성도 필요하다"고 되짚었다.

손 전 위원장은 "청년이라는 단어가 정치권에서 굉장히 오염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년 운운하는 정치가 국민에게 피로감이 높다는 것을 인정한다. 청년 정치 시작점 즈음에 제가 있었고 제가 잘못 모은 스탯들이 있다는 것을 반성한다"며 "이제는 청년 자본 스스로 내려놔야 할 때다. 청년 자본이 아닌 우리만의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그 실력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 전 부대변인도 "중앙 당의 가장 큰 문제는 연공서열식 관료정치라고 생각한다"며 "지방은 고착화된 지방 세력이 네트워크가 강해 정치 신인이 지역에서 정치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작금의 청년 정치 세태 속에서 두 가지가 떠오른다. 개인기 의존과 이미지 의존 정치 두 가지"라며 "이준석 대표가 청년을 대표해 정치인으로 개인기를 가지고 정치를 했다. 개인기 정치 한계가 왔다는 것을 당에서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미지 정치는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대표적"이라며 "박 전 비대위원장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청년 정치가 이미지 정치"라고 꼬집었다.
 
혁신위는 국민의 목소리를 듣기 위한 두번째 '의견수렴 경청회'도 개최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일 "혁신위 의견수렴 경청회 2탄' 모두 발언을 통해 "첫 번째 경청회에서는 당의 청년과 원로 당원의 목소리를 들었다. 좋은 의견을 많이 제시해줬고, 혁신위가 담아야 할 혁신안에 대해 유익한 말씀을 많이 해줘서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번 경청회는 특히 당에 우호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국민들, 또 우리 당을 지지해주는 그룹들과 우리가 어떻게 정책을 만들고 관계를 유지해야 할지에 대해 말씀을 듣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고 밝혔다.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8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혁신위원회 의견수렴 경청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내달 '1호 혁신안' 발표하는 혁신위…차기 지도부에서 효력 미칠까

당원과 국민의 의견 수렴을 거친 혁신위는 내달 '1호 혁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혁신위 관계자에 따르면 혁신위는 8월 말에서 9월 초 1호 혁신안을 발표한다. '최재형의 혁신위' 1호 혁신안에 담길 내용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다만, 앞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가 반영될 예정이다.

혁신위 내 분과인 △인재를 키우는 정당 소위 △당원이 중심되는 정당 소위 △민생을 우선하는 정당 소위는 이번 주 각 소위별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에서 만들어진 논의 등은 내달 3일 혁신위 전체회의에서 정리될 예정이다.

혁신위는 전국 시·도 당위원회를 돌며 혁신에 관한 여론을 청취하는 과정도 거친다. 여기에서 수렴된 여론 역시 '1호 혁신안'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지방순회일정의 구체적인 시점이나 장소 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혁신위를 띄운 이 대표는 '장외 투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혁신위는 이 대표의 징계 처분으로 인해 동력을 잃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 때문에 혁신위가 발표하는 '1호 혁신안'에 담길 내용에 당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 정당 지도부가 들어섰을 때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이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가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있어서다.

혁신위 내부에서는 이런 우려에 큰 신경을 쓰지 않고 있는 기류다. 혁신위 관계자는 "혁신위가 만든 혁신안을 받아 들이느냐, 받아 들이지 않느냐의 문제는 새로운 당 대표와 새로운 당 지도부가 판단할 몫"이라며 "차기 지도부가 납득할 수 있을 만한 혁신안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지금으로서는) 고려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혁신위가 당 안팎의 우려를 이겨내고 혁신 의지를 실현할 수 있을지는 계속해서 제기돼왔던 문제다. 전문가들은 혁신위를 향해 당내 의견 수렴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언하면서도 태생적 한계를 지녔다고 지적했다. 

박상철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 교수는 "기구의 성격대로 가야 한다. 누구를 위한 사조직이 아닌 당의 공식 기구로 뜬 것은 사실"이라며 "당내의 계파와 상관없이 당내 의견을 다양하게 청취하고, 결정 과정을 투명하게 해서 당원 내지 지지층 전반이 동의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혁신위는 태생적으로 당 내 공감대를 얻을 수 없는 조직"이라며 "혁신위 내부에 국회의원이 포함이 된 것이 문제다. 공천을 받을 사람이 공천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에 설득력을 잃고 출발한 조직"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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