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에서 김진태 만난 '잠행 끝' 이준석… 윤리위 징계 이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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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슬기 기자
입력 2022-07-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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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윤핵관' 지역 방문하는 李…윤리위 징계 수위에 여진 겪는 與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왼쪽)가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을 방문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당 중앙윤리위원회의 징계 이후 전국을 돌며 세 결집에 나서고 있다. 자신의 지지 기반인 20·30세대 당원 소통을 중심으로 한 공개 행보를 늘리면서다.

특히 이 대표는 윤리위 징계 배후로 지목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와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가 포함된 곳을 잇따라 방문하고 있다. 이런 이 대표의 행보를 두고 정치적 의미가 담긴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잠행 닷새 만에 행적 알린 李…광주부터 강원까지

20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이 대표는 최근 당원과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의 한 닭갈비 식당에서 청년 당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강원도는 권 대행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어 이 대표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했다.

회동 이후 김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전에 단식 농성할 때 이불을 선물받은 보답으로 강원도 홍삼액을 선물했다"며 "(이 대표가) 워낙 씩씩하셔서 홍삼액은 제가 더 필요해 보였다. 인생 뭐 있나요? 이렇게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윤리위로부터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과 관련해 '품위 유지 위반'으로 당원권 정지 6개월의 중징계를 받았다.

징계 이후 외부 접촉을 중단한 이 대표는 지난 13일 광주 무등산 등반 사실을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전하면서 잠행 닷새 만에 행적을 알렸다.

이 대표가 광주 방문 사실을 알리자 광주 지역 당원들도 이 대표와 당원 간 만남이 있었다는 사실을 잇달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지난 17일 오후 부산 지역을 찾아 청년 당원들과 간담회를 갖기도 했다. 부산 지역은 '윤핵관' 장 의원의 지역구가 있는 곳이다.

이 대표는 당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 광안리 수변공원에서 무려 4시간이 넘게 당원들과 각자 가져온 음식을 먹으며 정치와 정당에 대해 토론하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따로 부탁하지도 않았는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이렇게 모일 수 있는 것이 새삼 새롭게 느껴진다"고 했다. 이 대표가 글과 함께 공개한 사진에는 공원 내에 돗자리를 펼쳐 놓고 앉아 당원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담겼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윤리위 결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격에 나서지 않는 것을 두고 의외라는 분석이 나온다. 징계 대응을 위해 재기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는 당 내 시선을 일축하는 행보를 보여서다. 

이 대표는 윤리위 재심 청구 기한인 지난 17일까지 재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의힘 관계자에 따르면 윤리위 재심 청구 기한은 결정이 내려진 후로부터 10일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이 대표가 사실상 징계를 수용한 것"이라며 "이 대표가 윤리위 결과에 대해 사법적 절차로는 대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언론 접촉도 대폭 줄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당원 만남 신청을 받으면서 "언론 노출 등을 위해 만나는 것이 아니기에 사전에 공개 일정으로 모든 일정을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해 달라"고 밝힌 바 있다.
 

이양희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이 지난 7일 오후 국회 대회의실에서 열리는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 인멸 교사' 의혹에 대한 당 중앙윤리위원회의에 참석하며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성태·염동열 징계 결과 두고 與 여진…언급 피하는 李

이 대표가 '장외 투쟁'을 하며 세 결집에 주력하는 사이 국민의힘은 윤리위의 김성태·염동열 전 의원에 대한 징계 결과를 두고 여진을 겪고 있다.

윤리위는 지난 18일 김성태·염동열 전 의원에게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의 징계를 내렸다.

이를 두고 당 내부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딸 KT 채용 청탁'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은 김 전 의원과 '강원랜드 채용비리' 사건으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된 염 전 의원의 징계 수위가 이 대표의 징계보다 비교적 가볍다는 이유에서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전날 MBC 라디오를 통해 "이 대표를 향해서는 아직까지 사실관계가 다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의혹만으로 6개월이라는 징계를 했다는 것이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며 "당원과 국민들께서 납득하실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단 윤리위의 기준이 조금 아쉽다. (김 전 의원은) 야권에서 대여투쟁 선봉에 서셨던 분인데 이런 분에 대한 어떤 정치적인 고려·참작 없이 중징계를 내렸다는 점에서 과연 윤리위의 기준이···"라고 지적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전날 두 사람의 징계에 대해 "당원도 아닌 두 분에 대해서 윤리위에서 당원권 정지라는 처분을 내리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한 결정"이라고 했다.

홍 시장은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원래 대법원 판결이 확정되면 수감 기간이나 집행유예 기간 동안은 정당법상 당원 자격을 상실하기 때문에 애석하지만 두 분은 이미 그 기간 동안 국민의힘 당원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다만 권 대행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윤리위 결정은 독립기구의 결정이라 지도부로서 적절성에 대해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며 말을 아꼈다.

이 대표도 전날 페이스북에서 "윤리위의 판단에 대해 따로 말하고 싶지 않다"며 "그들이 한 판단에 대해 국민들에게 잘 해명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맨 왼쪽)가 지난 19일 강원도 춘천을 방문해 김진태 강원도지사와 만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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