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카카오의 각자대표 팀플레이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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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민철 기자
입력 2022-07-1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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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훈(왼쪽)·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사진=카카오]

카카오가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홍은택 공동체 얼라인먼트 센터(CAC) 공동센터장을 회사 각자대표로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남궁훈 대표에게 집중된 역할과 책임 일부가 홍 대표에게 넘어간다. 올해 초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의장직을 사임하면서 남궁훈 대표를 '원톱' 수장으로 앞세워 출범한 체제를 출범 5개월 만에 포기한 것이다.

카카오는 남궁 대표가 기존과 동일하게 카카오 서비스와 사업을 총괄하며 글로벌 확장을 주도하는 등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전념하고 홍 신임 대표가 CAC에서 맡고 있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을 카카오에 접목하고 지속가능성장 전략을 총괄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홍 대표 스스로 이틀 뒤인 지난 16일 개인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두 각자대표간 역할과 책임의 분리를 명확히 했다. 그는 "앞으로 창의적이고 유연한 남궁 대표가 강점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수행하고 카카오 ESG 경영 책임자로서 "카카오 공동체가 이 사회에서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이 될 수 있도록" 만들겠다고 했다. CAC 공동센터장으로서 계열사 간 조율·협의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카카오를 향한 사회적 책임을 이행하는 요구가 거세다. 그 배경에 꽃배달, 미용실 예약 등 서비스 사업에 진출해 낳은 골목상권 침해 논란, 카카오모빌리티 택시 호출 시장 장악에 따른 '독점 플랫폼' 문제, 노조 반대를 무릅쓰고 추진 중인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협상 과정에 대한 비판 등이 있다. 통상적인 ESG 경영 과제에 더해 이 사안에 관련된 카카오 공동체의 노력을 인정받는 일이 당면 과제다.

이는 남궁 대표가 추진할 일이었지만 그가 단독대표 체제로 카카오를 이끈 상반기에 당장 논란이 일고 있는 국내 상황에 맞춰 사회적 책임 이행과 관련된 목소리를 직접 내거나 새로운 해법을 도출해 추진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 남궁 대표가 과거 격의 없는 내부 소통을 행하면서 빠르고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 '소통왕', '불도저'라는 별명을 얻은 전문경영인임을 감안하면 기존 강점이 발휘되지 않은 셈이다.

올해 초 남궁 대표는 단독대표로 내정된 직후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카카오 주가가 15만원이 될 때까지 연봉과 인센티브 지급을 보류하고 최저 임금만 받겠다"는 책임경영 의지를 표명하면서 그 상대로 '직원, 사회, 주주'를 함께 호명했다. 이제 각자대표 체제 강점을 바탕으로 사회적 책임 부담을 덜어내고 주가 부양과 미래 10년을 이끌 비전(beyond korea, beyond mobile) 현실화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그는 카카오 수장이 되기 전 카카오게임즈에서 2020년 회사를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고 PC 온라인 게임 사업과 '카카오프렌즈'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진출한 여러 신사업 성과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을 경신하는 실적을 썼다. 카카오게임즈 경영 전반과 신사업을 남궁 대표가 맡고 게임 퍼블리싱(유통)을 조계현 대표가 총괄하는 두 각자대표 체제의 장점을 살려 시너지를 발휘한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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