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첫 우주 탐사선 다누리, 주요 임무와 계획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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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우 기자
입력 2022-07-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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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달간 점검 및 준비 마치고 8월 3일 발사

  • 135일간 595만㎞ 항해길...12월 궤도 안착

  • 1년간 국산 우주 장비 통해 과학 임무 수행

항우연 연구진이 올해 8월 발사를 앞둔 다누리를 발사장으로 이송하기 전 최종 점검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우리 힘으로 개발한 달 궤도선 다누리(KPLO)가 지난 7일 미국에 도착했다. 지난 5일 특수 컨테이너에 실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떠난 다누리는 도착 후 약 한 달간 점검과 발사 준비를 거쳐 오는 8월 3일 우주로 향한다. 국내 우주개발사업에서 달 탐사가 언급된 지 15년 만이다.

정부가 우주 탐사에 대한 의지를 본격적으로 드러내기 시작한 것은 2007년이다. 일부 일정이 변경·연기되기도 했지만 계획은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우주개발사업 세부 실천 로드맵에 따르면 2007년 국내 수준은 우주 탐사 기술 기반 구축 단계였으며, 탐사선과 탐사위성 설계·개발 경험도 전무했다. 특히 생명유지장치(유인 우주선), 추진 계통, 재료기술, 심우주 통신 등 핵심 기술은 기초 단계에 불과했다.

다만 위성 개발 기술은 높은 수준이었으며 전기·전자 관련 기술과 소프트웨어 기술도 다목적 실용위성 개발을 통해 확보했다. 이러한 위성 기술을 기반으로 중소형 궤도 탐사위성 개발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중장기적인 우주탐사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해당 계획에 따라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달 탐사 위성 1호(궤도선)를 개발하고, 2021년부터 2025년까지 2호(착륙선)를 개발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통해 기술 자립을 이루고, 중장기적으로 우주탐사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등 행성 탐사를 위한 우주과학 연구 기반을 닦는 것을 목표로 했다. 동시에 발사체 기술 자립(누리호 등)을 통해 미래에는 우주 탐사 위성 개발을 자력으로 추진한다는 내용을 계획에 담았다.

◆정권 따라 우여곡절 많았지만···우주 탐사 1단계 사업 가동

2011년 발표된 제2차 우주개발진흥 기본계획에서는 궤도선 발사 일정을 3년 늦추기도 했다.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면서 예산 투입 등 일부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듬해 박근혜 당시 대통령 후보는 대선을 앞둔 2012년 당초 계획보다 5년 앞당긴 2020년 달 표면에 태극기를 꽂겠다고 공약한 바 있으며, 취임 이후인 2013년에는 과기정통부(당시 미래창조과학부)가 우주개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하면서 2017년 달 궤도선, 2020년 착륙선을 보내기로 했다.

정권이 또 한 번 바뀐 이후 달 탐사 계획은 현실적인 문제를 반영해 다시 조정됐다. 2019년 국가우주위원회 우주개발진흥실무위원회는 550㎏급 시험용 달 궤도선 시스템 상세설계를 완료하고, 지상 검증을 마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궤도선은 2022년 발사하고, 착륙선은 누리호(KSLV-Ⅱ) 사업을 잇는 차세대 발사체(KSLV-Ⅲ)로 2031년 발사할 계획이다. 궤도선 무게가 당초 계획보다 약 130㎏ 늘어났고, 자력 발사 역시 1년 늦춰졌지만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심우주 통신을 위한 안테나는 2020년 12월 여주에 세워졌으며 2021년 4월에는 궤도선에 실릴 장비(탑재체) 개발이 완료됐다. 특히 8월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영구음영지역 카메라(일명 섀도캠)도 탑재되면서 미국과 협력을 강화했다. 올해 1월부터 실시한 공모전에서는 '달을 누려라'는 뜻에서 '다누리'라는 이름도 얻었다.

◆8월 3일 발사···4개월간 중력 타고 날아가 달 궤도 안착
 

다누리가 7월 5일 컨테이너에 실려 항우연을 나서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다누리는 오는 8월 3일 스페이스X의 팰컨9에 실려 우주로 향한다. 지난달 발사에 성공한 누리호로는 달 궤도에 100㎏급 탑재체만을 보낼 수 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우주개발 선진국의 힘을 빌려야 하는 상황이다.

발사 이후 약 4개월간 궤도비행을 거친 다누리는 1년에 걸쳐 달 표면을 각종 장비로 촬영하고 광학 사진, 전자기장, 달 표면 원소 성분 분석 등 데이터를 얻는다.

오랜 기간에 걸쳐 달로 이동하는 이유는 연료 소모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는 약 38만㎞다. 지구에서 달을 향해 직선으로 발사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며 2~3일이면 달에 도착할 수 있다. 하지만 달까지 추진하기 위한 연료가 많이 소모되며, 달 궤도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속도를 줄이기 위한 역추진도 필요하다.

이 때문에 항우연은 '달 궤도 전이방식'을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다누리를 달에 보낼 계획이다. 지구를 떠난 다누리는 태양 중력에 이끌려 155만㎞를 나아간다. 이후 태양 중력과 지구 중력이 평형을 이루는 '라그랑주 포인트(칭동점)'에 도달한 이후 엔진을 다시 가동해 지구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한다. 다시 지구 중력에 끌려 돌아온 다누리는 이후 달 궤도를 타원형으로 다섯 바퀴 돌면서 100㎞ 궤도에 안착할 예정이다.

이 방식을 통해 다누리는 약 135일 동안 595만6000㎞를 항해할 계획이다. 오랜 기간이 걸리지만 연료 소모가 아주 적기 때문에 달 도착 이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기간도 늘어난다. 특히 한국으로서는 그간 시도해본 적 없는 지구 궤도 밖 위성과 통신을 시도하고 제어하는 등 새로운 도전이 될 전망이다.

◆우리 손으로 개발한 탑재체, 우주 탐사 위한 성능 검증 들어간다

다누리에는 NASA의 섀도캠 외에도 우리 힘으로 개발한 탑재체 5개가 장착됐다.

섀도캠은 달에서 태양이 닿지 않는 극지방이나 분화구(크레이터)를 촬영하는 고감도 카메라로, 일반 카메라보다 200배 밝은 촬영이 가능하다. NASA는 이 카메라를 이용해 빛이 닿지 않는 지역에 얼음이 있는지 살펴보고, 향후 아르테미스 계획에 이 정보를 활용한다.
  
항우연이 개발한 고해상도 카메라는 우리 정부가 추진하는 달 착륙 임무 후보지를 탐색한다. 픽셀당 2.5m를 담을 수 있으며, 무게는 약 12㎏이다. 특히 우주 환경은 온도가 급변하고, 태양 방향에 따른 조도 차이가 심하기 때문에 카메라가 정상 작동하는 것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천문연구원이 개발한 광시야각 편광 카메라는 달 표면 입자와 우주방사선 영향 분석을 위해 편광영상을 촬영한다. 달 표면은 지상에서도 촬영할 수 있지만 대기로 인한 난반사와 원거리 촬영으로 인한 해상도 등으로 한계가 있다. 다누리에 탑재된 편광 카메라는 달 가까운 곳에서 세부적인 묘사가 뛰어난 표면 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경희대학교 자기장 측정기는 달을 둘러싼 자기장을 측정하고 달 생성 원인을 연구한다. 특히 달 주변에 우주공간 자기장이 어떤 형태로 분포돼 있는지 데이터를 수집해 향후 연구에 활용할 계획이다. 이 밖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감마선 분광기는 달 표면 광물자원과 기원을 파악할 예정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은 우주 인터넷을 시험한다. 위성을 통한 우주 인터넷은 향후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주요 기술 분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특히 우주개발이 본격화하면 이 기술을 기반으로 달 기지나 화성 등 우주 먼 곳에 있는 시설과도 통신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임무 중 관건은 최대 155만㎞ 거리에서 다누리를 제어해 다시 지구 중력장에 들어오게 하는 작업이다. 그간 한국은 지구 저궤도와 정지궤도(약 3만5786㎞) 위성과도 통신을 해왔지만 이번 임무는 이보다 50배나 더 먼 거리다.

항우연은 이를 위해 경기도 여주에 심우주 지상안테나를 설치하고, 대전에는 다누리 임무운영센터를 구축했다. 안테나 직경은 35m로 국내에서 가장 크며, 높이는 아파트 15층 수준인 45m다. 특히 특히 지구 자전 중에도 음영 지역이 발생하지 않도록 NASA와 협력하고, 미국, 호주, 스페인 등에 있는 심우주 안테나를 활용해 24시간 위성과 교신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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