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高 시대] '더 간절해진 해외 시장'...삼성·LG전자, 현지 공략 더 빠르게 더 촘촘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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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선 기자
입력 2022-07-13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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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고유가·고금리의 ‘3고(高) 시대’가 지속되면서 전자업계의 해외시장 중요도가 더 커지고 있다. 국내외 매출은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폭증했던 펜트업 효과가 잦아들면서 국내 소비 위축 체감도가 확연한 탓이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중국 정부의 봉쇄령 등 불안한 글로벌 이슈가 여전한 터라,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차별화한 현지 공략 작전을 세우며 분주한 모습이다.
 

한종희 삼성전자 DX부문장(부회장)이 지난 1월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베네시안 팔라조에서 'CES 2022'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2분기 줄어든 가전 매출...북미 시장 공략으로 숨통 트나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올해 2분기 매출 77조원, 영업이익 14조원의 잠정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0.9%, 영업이익은 11.4% 늘었다. 매출은 역대 두 번째, 영업이익은 2분기 기준 세 번째 기록이란 점에서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가의 2분기 실적 전망치(매출 78조4510억원, 영업이익 15조2820억원)와 비교해서는 부진했다. 또 증권사가 지난달 제시한 실적 전망치와 비교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조원 이상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부터 이어온 9개월 연속 매출 신기록이 깨졌다는 점에서 성장세가 꺾였다는 분석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사업 부문별 매출과 영업이익 쏠림 현상이 심화했다는 점이다. 잠정실적에서는 사업 부문별 구체적인 실적을 공개하지 않지만, 증권가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사업이 2분기 성장세를 이어갔다고 봤다. 반면 스마트폰과 가전 등 완성품 판매는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상승 등으로 부진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등을 총괄하는 MX(모바일 경험)부문은 2분기 매출 28조원, 영업이익 2850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2% 줄어든 수치다. 특히 TV와 생활가전을 주력으로 하는 CE(생활가전)부문의 올해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4조원, 520억원이 예상된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51% 감소해 사실상 ‘반토막’ 난 셈이다.
 
이에 삼성전자는 2021년까지 16년 연속 세계 TV 매출 1위 신화를 쓴 한종희 부회장을 필두로 복안 마련에 분주하다. 한 부회장은 DX(가전+모바일)부문장을 겸하고 있다. 맞춤형 생활가전 비스포크, 네오 QLED 8K 등 프리미엄 제품 비중 확대에서 한발 더 나아간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활로는 역시 해외시장뿐이란 판단이다. 최근 한 부회장과 경영진은 지난 5~6일 이틀간 부산에서 방한한 멕시코 외교사절단을 만나 5억 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투자 의사를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현지 TV·가전 공장 증설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앞서 삼성전자는 올해 1월 세계 최대 IT 가전 박람회 ‘CEO 2022’에서 올해를 '비스포크' 가전의 해외 공략 원년으로 삼은 상태다. 미국 현지 공장 건립보다 설립이 쉬운 멕시코 인근을 거점으로 삼고 인근 부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에서 TV 생산 공장을, 케레타로에선 가전 공장을 운영 중이다. 티후아나 공장은 삼성전자 전체 TV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는 생산 기지다. 케레타로 공장은 삼성의 냉장고와 에어컨을 생산하는 주요 기지다.
 
삼성전자는 올해 ‘비스포크의 세계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비스포크는 삼성 국내 가전 매출의 80%를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미국에서 비스포크 가전 출시에 이어 올해를 터닝 포인트 삼아 북미 시장 전역으로 점유율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비스포크 판매 국가도 미국, 유럽, 러시아를 포함해 51개국으로 확대한다. 일명 '비스포크 홈(BESPOKE Home)'을 앞세운 현지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 라인업도 기존 냉장고 중심에서 전 제품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재승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장은 지난 2월 열린 ‘비스포크 홈’ 신제품 공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비스포크 홈을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확대해 비스포크 가치를 널리 알릴 예정”이라며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 신가전과 소비자 맞춤형 제품 무기로...IFA 기점 유럽 시장 확대
전체 매출에서 가전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훨씬 큰 LG전자도 2분기 잠정실적 발표 이후 초조함이 커지고 있다. 지난 7일 발표한 잠정실적을 통해 2분기 매출 19조4720억원, 영업이익 791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5%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12% 감소한 성적이다.
 
매출은 전년 2분기(17조1139억원) 대비 소폭 상승하며 2분기를 기준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달성했지만, 역대 최고 분기 매출을 기록한 올해 1분기(21조1114억원)보다 줄었다. 영업이익은 1조원을 넘지 못하며 급감했다.
 

지난 6월 6일부터 12일(현지시간)까지 열린 ‘밀라노 디자인 위크(Milan Design Week) 2022’에 참석한 조주완 사장(가운데)이 LG전자 전시 부스를 찾아 식물 생활가전 콘셉트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전자]

LG전자는 신가전과 소비자 맞춤형 제품들을 잇달아 선보이며 해외에서 틈새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가전 중에서 대표적인 제품은 잔디깎이 로봇이다. 이를 위 잔디깎이 주요 업체인 미국 B&S와 잔디깎이 로봇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북미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국내에서도 전원주택이 늘어나는 등 잔디를 관리하려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스타일러’로 의류 관리기 시장을 개척한 LG전자는 이후에도 캡슐형 수제 맥주 제조기 ‘홈브루’, 탈모 치료 의료기기 ‘프라엘 메디헤어’, 식물 생활가전 ‘틔운’ 등 신가전을 잇달아 출시하며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신가전 매출이 매년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구매 지역별로 보면 북미,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뚜렷하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LG전자는 신가전 외에도 고객 맞춤형 제품을 통해 해외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2020년 48인치 올레드 TV를 출시한 이후 올해 42인치를 라인업에 추가했다. TV 시장이 대형화 추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게이밍 수요 공략을 위해 더 작은 크기의 TV를 내놓은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올해 40인치대 OLED TV 출하량은 147만3500대로, 전년 대비 55%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다 지난해 출시한 신개념 무선 프라이빗 스크린 ‘LG 스탠바이미’도 인기가 상당하다. 이 제품은 자신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고자 하는 수요에 부응, 예약 판매에서 완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홍콩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시아 주요 국가에서 잇달아 출시한 이후 꾸준히 매출을 키우고 있다. 집 안 원하는 장소로 간편하게 이동해가며 시청할 수 있는 차별화된 콘셉트가 나만의 공간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려는 MZ세대 수요와 맞아떨어지며 높은 인기다.
 
특히 LG전자는 오는 9월 초 예정된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2’를 기점으로 유럽 시장 확대에 의욕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지난 1월 ‘CES 2020’도 사실상 온라인으로 참석한 터라,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참가하는 가전 전시회에 그 어느 때보다 의욕적이다.

실제로 LG전자가 지난해 가전 시장에서 월풀을 제치고 세계 매출 1위로 올라선 데는 약 40% 증가한 북미와 유럽 매출이 주요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가전 3대장인 냉장고·세탁기·에어컨의 판매량이 늘면서 공장 평균가동률은 100%를 넘어서, 해외 시장 공략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크다. 특히 지난해 유럽 지역 매출은 12조원으로 전년보다 30.8% 증가했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고급 가전 수요가 높은 유럽에서 ‘LG 시그니처’, ‘오브제 컬렉션’ 등의 프리미엄 가전 마케팅 전략이 먹힌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LG전자의 가전 수요는 영국,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등 프리미엄 수요가 큰 유럽 시장에서 특히 높다”며 “LG전자는 오랜만에 참가하는 IFA 2022를 기점으로 유럽 시장 확대에 더욱 의욕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IFA 2020'에서 선보인 LG전자의 3D 가상 전시관 [사진=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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