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목소리 낼 곳 없는 택시기사들…카카오 노조 기자회견장에 그들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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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정 기자
입력 2022-07-11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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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1일 노조 기자회견 이후 서승욱 카카오지회장과 백브리핑

서울 상암동 부근에 위치한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영 택시운영 자회사 케이엠5(왼쪽)와 케이엠4 사무실 건물 [사진-최은정 기자]

"어떻게 보면 카카오모빌리티의 직영 택시 업체들이 그 누구보다 더 큰 불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봐요. 해당 기업들은 (사업 운영 구조상) 이번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매각과는 별개로 다시 매각될 수 있기 때문이죠."

서승욱 전국화섬노동조합 카카오지회(카카오노조)장은 11일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열린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반대' 기자회견 이후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재 지분 100%를 보유한 티제이파트너스 아래 케이엠1~케이엠7, 진화, 동고택시 등 총 9개 직영 택시법인을 두고 있다. 이들 기업에서 일하는 택시 운전기사들은 1000여명에 달한다.

서 지회장은 해당 택시 자회사들과 연대해 이번 투쟁을 함께할 의향은 없냐는 기자의 물음에 "물론이다, 같이 얘기를 나누고 싶다"고 답하기도 했다.
 

11일 카카오 공동체 노조 크루유니언은 서울 중구 상연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투기자본 MBK 매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그런데 정작 이날 노조 기자회견 자리에 택시 자회사 소속 노조위원장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관리직 성격의 노조 조합원들이 대다수였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소속 관계자는 "(이번 지분 매각이 성사되면) 관리자들 역시 본인의 설 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걱정으로 인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있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일하는 택시기사들의 입장까지 생각할 수 있겠나. 택시기사들의 고민이 피부에 직접 와닿지 않을 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만간 (관리직 중심의 노조가) 자회사 노조 위원장들과 컨택할 것 같다"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카카오모빌리티 직영 택시 자회사들은 전액관리제 운영 등 요인으로 자금 사정이 악화하고 있는 추세다. 일부 자회사가 대규모 자본을 보유한 사모펀드가 새 주인이 된다는 소식에 기대감을 보이는 이유기도 하다.

전액관리제는 카카오모빌리티 직영 법인이 택시기사 운행 수입에서 일정액을 회사 수익으로 거둬 가는 제도다. 정부는 지난 2020년 전국 택시업체 256개 가운데 17개를 지정, 이 제도를 운영하도록 했다. 기사들의 처우 개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업계에선 이 제도가 회사의 수익성을 떨어뜨리고 택시기사들의 근무 환경 등 개선을 어렵게 만든다는 비판이 나온다. 기사가 하루 기준 금액을 채우지 못해도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보장받는 식으로 전액관리제도가 운영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9일 기자가 만난 카카오모빌리티 자회사 소속 택시기사는 "전액관리제 때문에 기준금에 미달해도 기사에게 최저임금은 맞춰줘야 해 회사가 적자를 낼 수밖에 없다"며 "회사나 기사 전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 1년새 그가 속한 법인 택시기사 수는 150명에서 110명으로 줄었다. 급여와 근로환경이 열악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카카오노조가 현장 노동자들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함께해야 더 멀리 갈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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