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등 의자의 민낯] '신제품 없는 R&D 투자' 시디즈, 개발비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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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형 기자
입력 2022-07-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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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27억원 R&D 투자…혁신 신제품 없어

  • 경쟁사, 적은 비용으로 기능성 제품 출시

[그래픽=아주경제 DB]


국내 의자 1위 브랜드 시디즈가 한해 27억원가량의 연구개발(R&D) 비용을 쏟아붓고 있지만 이렇다 할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R&D 비용 대비 혁신 제품 출시가 저조하다는 지적이다. 반면 경쟁사 듀오백은 비교적 적은 R&D 비용으로 매년 기능성 제품을 새롭게 선보이고 있어 대비된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디즈의 R&D 비용은 2019년 24억8000만원, 2020년 26억9000만원, 2021년 27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9년 1.28%, 2020년 1.18%, 지난해 1.09%로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1분기 R&D 비중은 0.68%에 그쳤다.
 
매출액이 2019년 1929억원, 2020년 2275억원, 2021년 2519억원으로 늘고 있지만 매출 성장폭 만큼 R&D 투자가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시디즈가 R&D 비중을 줄이는 것은 수익성 악화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시디즈의 영업이익은 2020년 197억원에서 작년 127억원으로 35.5% 감소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2% 급감했다.
 
수익성 회복을 위한 방안으로 시디즈는 제품 가격 인상 카드를 내밀었다. 시디즈는 지난 4월부터 전체 품목 370개 중 190여개 가격을 평균 5% 올렸다. 지난해 8월에 이어 7개월 만에 가격을 인상한 것이다.
 
◆ R&D 비중 낮아진 시디즈
 
R&D 비중이 낮아지면서 혁신 제품이 모습을 감추고 있다. 시디즈는 올해 4월 가수 방탄소년단(BTS)과 협업한 한정판 의자를 판매했다. 기존 제품들에 BTS 색상 테마를 입혔다. 1월에는 디자인에 집중한 인테리어 의자를 내놨다.
 
지난해 1월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집에서 공부하는 중·고등학생, 수험생 등 ‘집공족’을 위해 학습 집중력을 효율적으로 높여주는 의자 ‘아이블’을 출시했다. 이 제품은 앞쪽 다리에만 바퀴가 있도록 설계됐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 아닌 기존 ‘T50’ 시리즈인 ‘T501FE’에 색상만 다르게 적용한 제품이다. 사실상 2016년 출시한 대표 제품 ‘T40’ 이후 기능성 신제품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경쟁사인 듀오백의 R&D 비용은 2019년 3억3000만원에서 2020년 2억1000만원으로 줄었다가 2021년 3억4000만원으로 늘었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2019년 1%에서 2020년 0.5%로 떨어졌다가 작년 0.9%로 올라갔다.
 
시디즈보다 현저히 적은 R&D 비용에도 듀오백은 새로운 제품 출시에 힘을 쏟고 있다.
 
듀오백은 지난 5월 여름을 겨냥해 통기성과 탄성이 뛰어난 메쉬소재 의자 ‘에어로 시리즈’를 선보였다. 등판의 편안함은 유지한 채 ‘에어로 좌판 시스템’을 결합한 제품이다. 듀오백의 특허받은 기술력을 도입해 제품을 개발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에는 홈오피스용 고기능 의자 ‘듀오백 D3’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2019년 말에 특허를 획득한 회사 기술의 결정판 제품이다. 목·머리가 3방향으로 높이·각도 조절이 가능하다. 체형과 신장에 따라 의자 높이와 기울기를 섬세하게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9년에는 프리미엄 게임의자 라인인 듀오백 게임즈를 론칭했다. 듀오백의 첫 번째 게임의자 ‘G1’은 듀오백이 직접 디자인한 100% 국내 생산 제품이다. 시디즈는 최근에야 게임의자 출시 의사를 밝혔다. 국내 의자 제조업계 브랜드 시장 규모는 3500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향후 게임의자도 전체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생활 공간에서도 PC 사용의 증가, E-스포츠 산업의 발달 등으로 가정에서도 인간공학적인 의자를 사용하고자 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허먼밀러 등 글로벌 기업도 막대한 R&D 비용을 투입해 혁신 제품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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