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2분기] 호실적 예고하지만…하반기 영업이익률‧파업에 쏠린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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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우 기자
입력 2022-07-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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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등 울산공장 생산라인 모습.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완성차 시장의 공급자 우위 흐름에 힘입어 2분기에도 실적 증대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업계 안팎에서는 매출과 영업이익 증대보다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에 주목하고 있다. 하반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있으며, 노조 파업에 따라 생산량이 감소할 여지가 있어 영업이익률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분기 최고치 전망이지만 경쟁사도 펄펄 뛴다

11일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각각 2조1000억원, 1조7000억원 이상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2년 이후 2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도 각각 8조3000억원과 6조6000억원 이상을 예상해 2012년 역대 최대치(11조9592억원)를 훌쩍 뛰어넘을 전망이다. 

이러한 실적 증대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출고적체 흐름이 주효하다.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한정된 공급 물량으로 판촉비가 크게 낮아졌으며, SUV와 전기차 등 고부가가치 차량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1달러당 1300원대를 오르내리는 고환율도 실적 증대를 뒷받침하는 중이다. 현대차의 국내 백오더(계약 후 미출고 차량) 물량은 약 60만대이며, 기아는 약 50만대 수준으로 알려져 하반기 실적도 탄탄대로를 예고하고 있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대차·기아의 2분기 실적은 기존 예상치를 상회하며, 대부분 국가에서 점유율이 상승할 것”이라며 “10년 동안 최저 수준의 인센티브와 2분기에 추가적으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 등 가격 효과가 확대됐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실적 증대는 현대차‧기아에만 국한하지 않는 공통 현상이다. 특히 현대차‧기아의 영업이익률 상승폭은 경쟁사들보다 크지 않다. 기존에는 대중차 브랜드 영업이익률이 5% 이상이면 장사를 잘했다는 인식이었지만, 지금은 공급자 우위의 ‘카플레이션(카+인플레이션)’ 현상이 지배하면서 영업이익률 두 자릿수대가 화두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글로벌 완성차 판매 1위인 도요타는 10.4%, 2위 폭스바겐은 10.14%, 4위 스텔란티스는 10.1%로 영업이익률이 모두 두 자릿수를 돌파했다. 고급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의 영업이익률은 17.3%, BMW는 12.0%,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는 12.1%로 더 높다. 같은 기간 현대차는 5.7%, 기아는 7.3%에 머물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하반기 車반도체 수급난 완화 조짐…파업 여부 촉각

시장에서는 하반기부터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진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이는 완성차 업계의 하반기 판매전략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주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마다 반도체 주문을 취소하고 있다. 이는 시장의 금리인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수요 둔화에 대비하는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8인치 반도체 팹의 하반기 가동률은 90~9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TV와 스마트폰용 팹 일부는 가동률 90% 유지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트렌드포스 측은 “스마트폰, PC, TV 등의 제품 수요가 빠르게 감소하면서 파운드리 수요도 함께 줄어들고 있다”며 “최근 원자재 가격 인상에 인플레이션과 같은 환경 악화가 IT 제품 수요를 어렵게 해 관련 부품 재고가 조정에 들어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파운드리마다 차량용 반도체인 마이크로컨트롤러(MCU), 전력관리 집적회로(PMIC), 이미지센서(CIS) 등의 물량 확대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만약 공급 물량이 늘어나 공급자 우위 환경이 힘을 잃게 된다면, 완성차 업체마다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는 최근 금리인상으로 신차 구입 대출이자가 크게 치솟자 소비자 구매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최근 노조 파업 가능성도 암초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임단협(임금 및 단체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파업 쟁의권을 확보했다. 파업을 현실화하면 2018년 이후 4년 만의 파업이다. 현대차는 2018년 7월 파업을 벌였을 때 일별 2~6시간씩 4일 동안의 파업으로 1만1000대의 생산 차질과 약 2750억원의 매출 손실을 빚었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아진 하루 2만대 생산 차질이 예상되며, 신차 출고기간이 더욱 늦어져 고객 이탈이 속출할 수 있다는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와 기아가 1분기에 이어 2분기도 호실적을 보일 전망이지만, 하반기는 차량가격 상승과 유가 상승, 금리 인상 등 다양한 요인으로 신차 구매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특히 파업 변수로 작용한 임금피크제와 정년 연장은 영업이익률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 전반의 불투명성이 산재해 이를 최소화하는 탄력적 대응이 더욱 중요해졌고, 전기차 경쟁력을 더욱 끌어올려 영업이익률 방어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노사 대표가 지난 5월 10일 울산공장에서 2022년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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