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오른쪽)이 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정부가 전임 정부 '알박기 인사'에 노골적으로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며 전방위 사퇴 압박에 나섰다. 정권 말 '알박기 인사'와 이들을 물러나게 하려는 새 정권 간 소모적 갈등이 또 발생한 것으로, 한국판 '플럼북(Plum Book)' 법제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5일 국민의힘 등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임기 말 공공기관 알박기 인사는 기관장급 13명과 (비)상임이사·감사 등 59명에 이른다. 여권에서는 전 정부에서 임명돼 노골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 반대했던 사람들이 정권교체 후에도 남은 임기를 유지하며 월급과 각종 혜택 등을 받고 있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는 시선이 강하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 측에서는 법적으로 임기가 보장된 기관장들에게 노골적으로 사퇴를 종용하는 여권 측 이중 잣대가 놀랍다는 반응이다. 자신들이 하면 정부 운영을 위한 정당한 요구고 남이 하면 '블랙리스트'냐는 비판도 나온다. 
 
이는 현 정부 검찰이 2017년 산업통상자원부 고위 공무원들이 산하 기관장들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이른바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정치권에서는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비슷한 논란이 반복되는 만큼 여야 간 이해타산을 떠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美 의회, 4년마다 대통령 인사 가이드라인 만든다
 
미국은 대선 후 차기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행정부, 공공기관 직책 리스트와 자격 요건을 규정한 '플럼북(Plum Book)'을 공개한다. 정식 명칭은 '미국 정부 정책과 지원 직책(The United States Government Policy and Supporting Positions)'이다. 표지가 자두색이어서 플럼(자두)북이라는 별칭이 붙었다.
 
미국 대통령이 임면권을 가진 연방정부와 그 산하 기관 9000여 개 직책명, 근무지, 재직자 이름, 임명 방식, 급여, 임기와 임기 만료 시점, 자격 요건 등 정보가 담겼다. 미국 의회는 4년마다 대통령선거 직후 이 책을 발간한다. 최신판은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직후인 2020년 12월에 발간한 플럼북으로 분량이 200쪽을 넘는다.
 
미국 행정부는 의회가 발간한 책에 따라 인사를 하는 만큼 정치적 분란이 발생할 여지가 적다. 대통령 인사권을 충분히 보장하면서 투명성·공정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동시에 대통령이 임용할 수 있는 자리와 임용할 수 없는 자리에 대해 선을 긋는 효과도 있다. 대통령실이 부적절하게 개입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 

◆규정 없는 韓 대통령 인사권···野도 "이참에 법제화"
 
한국에서는 대통령 인사권이 닿는 범위에 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인사혁신처가 발행하는 '국가주요직위명부록'에 따르면 국가정보원 등 보안이 필요한 일부 기관을 제외한 행정부 47개 기관 과장급 이상 직위 인사는 7800여 명에 달한다. 그 외 대통령실이 인사 검증 등을 이유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부 부처 산하 공공기관, 정부 예산 영향을 받는 준공적 기관 등까지 포함하면 3만명 이상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인사권은 대통령 고유 권한이지만 대통령이 수만 개 자리를 일일이 들여다보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정권 창출 공신에 대한 '보은 인사'나 이른바 '실세'가 부당한 인사 영향력을 행사하는 공간이 여기서 발생한다.
 
이에 여야 할 것 없이 '한국판 플럼북'을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정우택 국민의힘 의원은 최근 공공기관장 임기·연임 기간을 2년 6개월로 정해 대통령 임기와 일치시키는 내용을 골자로 한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공공기관운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김종민 민주당 의원도 지난 3일 본인 페이스북에 "여야 모두 더 이상 소모적인 정쟁은 그만하고 이번 기회에 제도를 바꾸자"며 "공공기관장을 정무직과 전문직으로 분류하고 법제화하면 된다"고 제안했다. 대통령과 국정철학을 함께하는 정무직은 진퇴를 같이하게 하고, 중립성‧전문성이 중요한 전문직은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출처=미국 국립인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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