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과 현재 상황 유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4일 오전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을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차기 당대표 출마가 유력해지자 당내 계파 간 새로운 쟁점으로 금기어인 '분당’이 거론되고 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3선 중진 김민석 의원과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분당 가능성을 공개 거론하면서 잠복해 있던 분당론이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5년 2월 민주당(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과 현재 시점이 매우 유사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당시의 '문재인 당대표' 견제론과 현재의 '이재명 당대표' 견제론이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다.
 

김영록 전남지사(오른쪽)가 지난달 10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과거 분당 사례 살펴보니

지난 2014년, 민주당 내에서는 문 전 대통령을 향한 당대표 불출마 요구 움직임이 일었다.

이런 움직임은 문 전 대통령과 대립 관계에 있던 당내 의원들이 주도했다. 문 전 대통령의 당권 경쟁자 중 하나였던 박지원 전 국정원장도 '당권-대권 분리론'을 주장하며 불출마를 촉구했다. 

문재인에서 이재명으로 이름만 바꾸면 7년 전과 지금이 사실상 같은 상황인 듯보인다. 당시 문 전 대통령을 지지하며 친문(친 문재인)계라는 걸 강조했던 이들이 지금은 이재명 의원이 당대표가 되는 것을 견제하는 위치에 있을 뿐이다.

문 전 대통령은 불출마 압박에도 불구하고 당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이어 박 전 원장과의 치열한 경쟁 끝에 근소한 차로 당대표로 선출됐다. 당시엔 경쟁이 치열해 결과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의원의 경우 현재 마땅히 대적할 만한 이가 없어 출마 시 당대표 선출은 무난할 것이라는 평이 나오고 있다.

다만 당내 '반문재인' 세력은 문재인 당대표 체제를 계속 흔들었다. 선출된 지 두 달이 지난 2015년 4월 민주당이 재·보궐선거에서 패하자 반문계 인사들은 '지도부 총사퇴'를 외치며 압박했다. 

그 중심에는 박 전 원장을 포함한 김한길·안철수·조경태·주승용·김동철·박주선 등의 정치인들이 있었다. 실제 이들 대부분은 2016년 20대 총선 직전 안 의원을 따라 옛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바꿨다. 상당수가 현재까지 국민의힘에 당적을 두고 있다.

◆'97그룹' 움직임 활발...李 견제론에 불 붙여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이 친이(친 이재명)계와 비이(비 이재명)계 간 대결로 압축되는 가운데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의 움직임이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친문 유력주자였던 전해철·홍영표 의원이 출마를 포기한 상황에서 '86그룹'(80년대 학번·60년대생)의 대표 격인 이인영 의원은 물론 이재명계 우원식 의원도 불출마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대항마로는 '97재선그룹'이 떠오르는 모양새다. 특히 강병원·강훈식·박주민·박용진 의원 등은 출마를 선언하거나, 출마에 무게를 두고 고민을 이어가고 있다. 전재수 의원, 김해영 전 의원 등도 도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강병원 의원은 지난 2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젊은 리더십으로 당의 통합과 혁신을 이끌겠다"면서 97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했다. 박용진 의원도 이날 출마 선언을 했다. 박주민 의원도 "(전당대회 출마와 관련해) 계속 이야기를 듣고 있다"며 "가든 부든 결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전당대회에 출마할 중진급 의원에는 범친문계인 설훈 의원과 계파색이 상대적으로 약한 김민석 의원 정도가 있다. 설 의원은 전날 오전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이 고문이) 권노갑·김원기·임채정·정대철·문희상 상임고문 등 당 원로 5분을 만났다. 이 중 네 분이 출마하지 말라고 권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의원을 견제했다.

김민석 의원도 전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의원은 민주당의 BTS다. 그런데 BTS가 잠시 멈추면서 숙성의 시간을 갖는다는 화두를 던지지 않았느냐"며 이 의원의 불출마를 압박했다.
 

이재명 의원이 지난 23일 충남 예산군 덕산리솜리조트에서 열린 '새롭게 도약하는 민주당의 진로 모색을 위한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기 전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李, 국민의힘 향해..."서해 공무원 사건 정쟁 안돼"

한편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의 진상 규명은 중요하다"며 "하지만 민생 위기 앞에서 이 일을 정쟁 대상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국정을 책임진 집권여당이 철 지난 색깔론이나 거짓말로 정쟁을 도발하고 몰두하는 모습이 참으로 딱하고 민망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지지율이 떨어질 때마다 색깔론으로 반전을 꾀하려 했던 이전 보수정권을 답습해서야 되겠나"라며 "정부 여당에 요청한다. 정쟁이 아닌 민생에 집중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치의 가장 큰 책무는 먹고사는 문제, 즉 민생을 해결하는 것"이라며 "최악 수준의 가계부채와 고금리 문제에 눈을 돌리자"고 설명했다.

또 "금리 인상으로 상가나 소규모 택지가 직격탄을 맞고 지방부터 부동산 하락 위기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로 집 사고 '빚투'(빚 내서 투자)로 생계를 유지하던 청년들이 고금리 때문에 극단적 상황에 내몰리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6·1 지방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이 의원은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선 패배 책임론이 분출되는 가운데 자신의 당권 도전 여부가 주목받자 몸을 낮추고 잠행 중이다. 이 의원은 의원총회 등에도 참석하지 않고 지지자들과 만나거나 지역 일정만 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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