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NA] 대만 페가트론, 베트남에 신규 3천명 채용 계획

  • 애플, 중국→제3국 생산체제 이전 가속화

[하이퐁시 공단에 위치한 페가트론 베트남 공장 (사진=페가트론 공식 페이스북)]


대만의 EMS(전자기기 수탁제조 서비스) 기업 페가트론(和碩聯合科技)은 베트남 하이퐁시 공장에 근로자 약 3000명을 신규로 채용한다. 미국 애플사가 페가트론에 생산을 위탁한 제품 일부를 기존 중국 공장이 아닌 베트남 공장에서 생산하기 위해서다. 애플은 3월부터 2개월 이상 이어진 상하이시의 도시봉쇄 조치로 위탁제조 공장의 생산에 큰 차질이 빚자, 중국에서 주변국으로 생산이전을 가속화하고 있다. 페가트론의 이번 조치는 애플의 방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복수의 베트남 언론과 베트남 구인업체 등에 의하면, 하이퐁경제구 관리위원회는 지난주, 시내 공업단지가 7월 초까지 1만 2598명을 신규로 채용할 계획이라고 관계기관에 하달했다. 이 중 3000명이 페가트론의 구인규모라고 한다.

 

■ ‘아이폰’ 생산?

구인사이트 ‘123job’이 18일자로 게재한 정보에 의하면, 페가트론은 하이퐁시의 공장에 신규 생산 라인을 건설하기 위해 근로자를 모집하고 있다. 생산품목은 ‘전자부품’이라고만 기재되어 있으나, 복수의 현지 매체는 애플의 주력제품인 ‘아이폰’ 생산 가능성을 지적했다. 구인사이트에 페가트론은 자사를 “세계적인 첨단기술기업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강조하며, 설계, 제조, 연구개발(R&D) 등 분야의 엔지니어를 모집하고 있다. 신 공장은 정식 가동 후 1만명 이상의 고용기회가 창출될 전망이라고 한다.

 

15일자 타이베이(台北)발 로이터통신에 의하면, 랴오츠정(廖賜政) 페가트론 사장은 이날 열린 주주총회에서, 중국 상하이시와 쿤산(昆山)의 페카트론 공장이 도시봉쇄로 가동이 중단된 것에 대해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지적하며, 앞으로 페가트론의 생산을 베트남, 인도, 인도네시아, 북미로 넓혀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다.

 

■ 상하이 도시봉쇄 해제 후도 인력확보 곤란

랴오 사장은 도시봉쇄 이후 생산체제는 서서히 정상화되고 있으나, 일손부족은 도시봉쇄 해제 후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베트남 등의 생산이전은 일손확보 및 생산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로이터에 의하면, 페가트론은 폭스콘(鴻海精密工業), 위스트론(緯創資通) 등과 함께 애플의 생산위탁 기업 중 하나로, 주력제품인 아이폰도 조립생산하고 있다. 최근의 상하이와 쿤산공장의 조업중단으로 애플에 대한 공급이 대폭 하락했다고 한다.

 

주주총회에서 퉁쯔셴(童子賢) 회장은 제3국으로 생산을 이전한 배경에 대해, “여러 이유로 고객기업은 베트남, 인도 등에 공장설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플을 구체적으로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생산이전 결정은 애플의 의향에 따른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아울러 상하이와 쑤저우(蘇州), 충칭(重慶) 등 기존공장의 생산집중을 분산해야 한다는 주주 일부의 의견이 있었을 뿐만 아니라, 7~8년 전부터 중국에서 인재확보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을 들며, 랴오 사장과 마찬가지로 일손부족이 대한 시급한 대응이 생산이전의 핵심적인 큰 이유라고 설명했다.

 

■ 공급망 대전환

애플은 격화된 미중무역갈등 이후, 중국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공급망 체계 재구축을 추진해왔다. ‘제로 코로나 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3월부터 실시한 상하이의 도시봉쇄로 ‘차이나 리스크’는 더욱 선명하게 나타났다. 이달부터 상하이의 도시봉쇄가 해제됨에 따라, 생산이전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생산이전지로 가장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나 조기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방향을 잡은 베트남이다.

 

애플의 생산수탁기업 중 하나인 중국의 전자기기 기업 고어텍(歌爾)은 최근 베트남 박닌성 공장에 3억 600만달러(약 413억엔)를 추가 투입했다. 아울러 중국 전기차(EV) 제조사 비야디(比亜迪)도 베트남 푸토성에서 애플의 태블릿 단말기 양산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의하면, 애플의 공급망 체계에 정통한 홍콩 톈펑(天風)국제증권의 궈밍지 애널리스트는 애플의 ‘에어팟’ 신제품이 올 하반기부터 베트남에서 대량 생산된다고 SNS 트위터에 밝혔다. 고어텍이 생산의 일부를 담당할 가능성도 지적되고 있다.

 

한편, 비야디와 관련해 여러 외신은 베트남에서 생산되는 것은 애플의 태블릿 단말기 ‘아이패드’라고 전하고 있다. 애플은 지금까지 공급망 다변화를 추진해 오면서도 아이폰과 아이패드 등 주력제품의 최종 조립 공정은 시장규모가 큰 중국에 두고, 비용 효율화를 추구해 왔다.

 

애플이 앞으로 이들 최종 조립 공정을 베트남 등 제3국에 일부라도 이전한다면, 공급망 구축 전략의 획기적인 변화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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