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이재명 정부가 성공하려면 경제적 성과로 평가받아야 한다. 대통령 스스로 "일자리의 90%는 기업이 만든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는 정부가 주도하는 재정 정책이나 공공 부문 일자리로는 한계가 있으며, 민간 기업 중심의 구조 개편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나온 말이다.
 
현재 대한민국은 저성장·고물가·고금리라는 삼중고 속에서 청년층의 실업률은 심화하고 있다. 2024년 기준 대학 청년 취업률은 45%로, 절반도 취업하지 못한 채 졸업한다. 정부가 기업 환경을 개선하지 않으면 청년 일자리도, 지속 가능한 성장도 기대할 수 없다.
 
이런 시점에서 정부는 법인세 인상, 상법 개정, 노란봉투법 등 기업 부담을 가중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6%로 세계 평균 21%보다 높다. 이는 국내외 기업 모두에게 한국이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님을 의미한다. 2024년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보다 유출이 두 배 많다는 통계는 이를 명확히 보여준다. 외국 자본이 한국을 떠나고 있는 현실은 경제 성장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다.
 
반면 미국은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 당시 법인세를 35%에서 21%로 인하했고, 최근에는 이를 15%까지 낮추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그는 미국을 전 세계에서 제조업 하기 가장 좋은 나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고, 그 결과 글로벌 기업이 대거 미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세금이 낮고 규제가 적은 국가로 기업은 자연스럽게 몰리는 법이다.
 
아일랜드 역시 법인세를 50%에서 12.5%로 대폭 인하하며 성공한 사례다. 애플·마이크로소프트·메타 등 1700개 이상의 다국적 기업을 유치했고, 그 결과 1인당 국민소득은 12만 달러로 대한민국의 세 배에 달한다. 아일랜드는 세금 정책 하나로 유럽 최빈국에서 고소득 선진국으로 탈바꿈했다.
 
한국 경쟁국인 싱가포르도 눈여겨볼 만하다. 법인세를 17%로 낮추고, 주식 양도소득세·배당세·상속세 등 자본에 대한 세금을 대부분 없앴다. 덕분에 싱가포르는 아시아 금융의 허브로 자리 잡았다. 싱가포르는 아시아에 본부를 둔 금융기관 80%를 유치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약 9만 달러로 한국보다 두 배가량 높아졌다.

이런 결과는 단순한 수치의 문제가 아니라, 세제 개혁과 기업 친화적 정책이 경제 성장에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박리다매 전략, 즉 세금을 낮추고 더 많은 기업을 유치해 세수를 확대하는 접근이 대세가 되고 있다.
 
한국의 최근 증세 법안과 기업 옥죄기는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재명 정부가 진정으로 성공하려면 법인세를 세계 평균 21% 수준으로 낮추고, 기업이 자유롭게 사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제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경제 시대에 맞춰 스타트업, 첨단 제조업, 플랫폼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 기업이 자유롭게 창의성과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청년 일자리도 늘어나고, 기술 혁신도 가능해진다.
 
지금은 세금을 걷어 단기적 복지를 확대하는 시대가 아니라, 세금을 낮춰 장기적 성장을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외국 기업이 한국에 공장을 짓고 청년을 채용하며, 수출을 늘리는 구조로 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경제의 선순환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말한 대로, 일자리는 결국 기업이 만든다. 따라서 정부는 기업과 경쟁하지 말고, 그들의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을 선택하도록 만들고, 국내 기업이 해외로 나가지 않도록 잡아두는 것이 진정한 경제 주권의 실현이다.

세금을 낮추고 규제를 개혁하는 길만이 이재명 정부를 경제적 성공으로 이끄는 확실한 길이며,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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